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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 3년 9개월여 만에 <광주일보>를 매각을 위해 '시민주 공모'에 나선 대주그룹에 대해 광주지역 언론단체가 "그 동안 신문지면을 사유화하다 갑작스레 언론경영의 책임을 지역민에게 돌리고 있다"며 공모주 모집을 중단을 촉구했다.

대주그룹과 <광주일보>는 지난 13일 '광주일보가 시·도민 여러분을 경영주로 모십니다'라는 제목의 사고를 통해 "대주그룹은 광주일보의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다"며 "10월 31일까지 공모주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대주그룹은 사고를 통해 "명실상부한 지역민의 신문으로 재탄생한다"며 "편집권의 완전독립, 소유와 경영의 완전한 분리를 위해 경영권을 광주·전남 시·도민에게 완전개방키로 했다"고 공모주 모집 배경을 설명했다.

대주그룹, "편집권 독립위해 공모주 모집"한다지만...

▲ 대주그룹은 지난 13일 광주일보 사고를 통해,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것이라고 밝히고 공모주 모집 계획을 밝혔다.
ⓒ 광주일보 PDF
이어 "대주그룹은 이제 시·도민 소액주주와 양식있는 중소지역자본들을 초대해 경영을 맡기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소득 증대에 이바지하는 기업 본연의 사명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대주그룹은 "이로써 광주일보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소유가 아니라 시·도민의 공유물이자 완전한 사회적 공기로 진화하게 된다"며 "한국 언론사에 이정표가 될 경영개방 결정은 특정기업이 언론사를 겸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순을 해소하고 언론 본연의 사명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주그룹과 <광주일보>는 오는 31일까지 '광주일보 경영개방위원회'를 구성하고 10월 31일까지 시도민 공모주를 모집한다.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은 13일 <전남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분매각에 대해 "특별한 배경은 없다. 언론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이다. 시ㆍ도민을 대상으로 자본공모를 거치고, 공모에 참여한 분 가운데 능력있는 경영자가 운영하면 보다 좋은 신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만 말했다.

허 회장은 "인수할 당시 86억원(불입액 기준) 정도 투입됐다"며 함평다이너스티CC는 광주일보 사업부로 되어 있는 데 매각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이 문제는 광주일보와 골프장측이 협의해서 결정할 문제이다. 분리 또는 포함 여부는 당사자가 결정하면 이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 등은 공모주 모집 배경이 완전한 편집권 독립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언론사의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했지만, 지역 언론계 등에서는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일부에는 최근 대주그룹은 대주건설 등 4개 계열사가 3개월째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으나, 대주그룹의 광주일보사 지분 매각 배경은 명쾌하지 않다.

민언련 "처절한 반성없는 공모주 모집, 시ㆍ도민 기민행위"

이와 관련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은 17일 성명을 통해 "대주그룹이 광주일보의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 것은 최근 특별세무조사에서의 방패막이 역할이 미진했던 것이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며 "그 동안 신문지면을 사유화해 상업적 이용에만 급급하다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갑작스레 경영의 책임을 지역민에게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광주전남민언련은 "사회적 공기를 멋대로 이용하다가 쓸모가 없어지니 버리는 이 같은 처사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포기"라며 "광주일보는 그 동안의 우려와 불신을 해소하고 언론 본연의 정도를 걷겠다는 자세가 있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공모주 모집은 중단돼야 하다"고 강조했다.

민언련은 또 "자본의 건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언론경영은 언론 본연의 자세를 좀먹게 하고 이처럼 모두에게 해악이 되는 결과로 귀착된다는 점을 또 다시 보여준 사례"라며 "광주일보는 반언론적 행태에 대해 반성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주그룹은 지난 2003년 11월 경영악화에 처한 광주일보사를 인수한 바 있다. 최근 광주매일신보와 전남매일 등도 지역의 유력 건설사들이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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