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강물이 말굽 모양으로 감고 돈다는 체스키크롬로프의 도시그림이 보였다. 큰 길가에서 불과 10분도 걷지 않아 이상하게 생긴 다리모양의 성벽이 나타났는데 그곳은 마치 밖의 세상과 단절된 또 하나의 동화의 나라로 들어서는 느낌이었다. 3층으로 된 아치모양의 망토다리를 열심히 설명하는 가이드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구경하기 바빴다.
들어서는 길목엔 블타바 강에서 래프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물살이 센 곳을 내려올 때는 구경하는 사람들이 함께 함성을 질러 격려를 했다. 나도 구경꾼이 되어 한참을 그 자리서 함께했다. 시골 냇가처럼 한가한 곳이다.
오밀조밀 재미난 골목길! 우리의 복잡한 시장골목을 연상시키는 곳에서 재미있는 마스코트가 손님을 오라는 듯 손짓도 한다.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은 들어서는 입구에 우리가 먹을 스테이크를 굽는 냄새로 식욕을 돋구었다. 점심을 먹는 중에 우리 일행 끝에서 "악"하는 비명 소리가 나서 덩달아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인가 싶어 봤더니, 식당에 온 손님이 큰 개를 데리고 와서 먹고 일어서는 걸 보고 순간 깜짝 놀랐나 보다. 묵묵히 테이블 밑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집채만 한(?) 개를 생각이나 했겠는가?
점심을 먹고 건축역사를 들으며 구시가지를 둘러봤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가치가 있는 건물이기에 좁은 삼거리에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건축물들이 잘 보존된 중세의 도시!
특히 성벽에서 내려다본 동네는 빨간 지붕만 보여 색다른 느낌이다. 성벽 사이로 작품사진을 찍는 마음으로 찍어봤다. 우리나라에서 해시계를 먼저 만들었지만 실용화는 유럽에서 먼저라는 말에 은근히 부아가 났다.
체스키크롬로프 성에서 황실과 귀족 서민 등 계층 간의 확실히 다른 생활모습을 볼 수 있었다. 궁 밖에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곰을 볼 수 있었는데 성주가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을 곰의 먹이로 던졌다는 말을 들으니 소름이 끼쳤다. 체스키크롬로프는 내가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 속의 건물이 그대로 살아 있는 듯한 작은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