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예비경선 결과가 5일 오후 발표된다. 9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4명의 후보는 탈락하고, 5명이 본경선에 진출하게 된다. 이를 위해 3~4일 이틀 동안 전화 여론조사가 실시된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9명의 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밝히는 '지지 이유'를 이틀에 걸쳐 소개한다. 1차로 3일에는 손학규·정동영·한명숙·추미애·신기남 후보를 소개한다. 이어 4일에는 이해찬·유시민·천정배·김두관 후보를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말] |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지 않기 위하여 대한민국의 장래와 국민의 희망에 등을 돌릴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을 위해 순교하기 보다는 국민을 위한 순교를 선택하겠습니다. 당파에 집착하지 않고 오직 나라만을 생각하는 백범의 정신을 따르겠습니다.” - 손학규 후보 탈당 기자회견
1.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흠결없는 지도자는 없다. 모두들 자기한계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역으로 장점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지금 이 시기에 우리 대한민국에 어떠한 리더십이 필요하느냐는 것이다. 어떠한 세력이 필요하느냐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회창 후보보다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다. 나는 지금도 그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해주기를 바랐다. 기득권 구조 속에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는 세력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하였다. 여러 가지 논란도 많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수많은 개혁작업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개혁추진과정에서 국민과 지지세력의 동의를 얻고 그들을 주체로 내세우는 데 실패하였다. 집권세력 내부에서도 소수의 측근세력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여 나갔다. 폐쇄된 ‘회전문 인사’ 속에서 새로운 동력은 고갈되어갔다. 독선과 오만으로 민심이 멀어져갔다. 열린 우리당 역시 개혁-실용 등 사변적 논쟁에 휘말려 중구난방으로 흔들렸다. 많은 국민들이 상처를 입었다. 분열되었다. 지지자들이 떠나갔다.
이제 국민들은 ‘국민과 함께 하는 개혁’을 원하고 있다. 의사가 수술을 하려면 환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동의가 필요하다. 환자에게 좋다고 환자의 동의를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수술을 할 수는 없다. 다른 선택을 할 권리가 환자에게 있다. 특히 요즘 환자는 웬만한 의료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환자의 상태에 대한 진단도 일부세력이 독점할 수 없다. 널리 지혜를 모아 오류가 없는 진단을 해야 한다.
경제가 어렵다. 주가지수가 2000에 다가가지만 서민경기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왜? 투자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단기실적위주의 기업 경영으로 기업 내의 현금유보는 약 70조원(대기업 45조 4천억원/중소기업 23조 7천억원)이 되어가지만 설비투자는 저조하다. 설비투자율을 보면 문민정부 12.6%, 국민의 정부 6.9%였던 것이 참여정부 1.6%로 역대 정부 중 최저이다.
누가 다시 기업인들의 투자를 활성화시켜 경제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투자가 되어야 일자리가 창출된다. 질 높은 일자리 창출은 양극화 해소의 핵심요소이다. 결국 지금 우리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내기업에 쌓여있는 70여조의 현금과 해외투자기업 유치를 통한 투자를 활성화시켜 쓸 만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이다.
2. 투자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일자리 대통령' 손학규성장도 중요하다. 그러나 고용없는 성장, 고용을 줄이는 성장 대책이 필요하다. 고용을 창출하는 성장이 필요하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중산층 서민들이 소득의 1/3 이상을 사교육비에 투자하여 키운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갈 때가 없다. 자녀가 소득을 얻지 못하여 그동안 자녀에게 투자한 것이 파산되게 되는 것이다.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이란 책을 읽었다. 나도 정치인이지만 정치인이 쓴 책을 끝까지 정독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손학규 후보 지지를 하기 전에 손 후보에 대해 알기 위해 경기도 파주 엘지-필립스 공장에 들러 공장을 살펴보았다. 대만이나 싱가포르, 중국으로 갈 수 있는 엘지-필립스 100억달러 투자유치는 2만 5천여명의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을 포함해 10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가고 있다.
손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내에 114개 회사, 141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여 74만개의 일자리와 7.5%의 경제성장을 달성하였다. 동시기에 이명박의 서울은 12만개 일자리와 2.8% 경제성장에 그쳤다고 한다. 114개의 회사내용을 살펴보았다. 간단한 회사가 아니다. 지멘스, 스미토모, 알박, 인텔, 호야, NHT, 3M등 세계최고의 첨단기술을 가진 업체들이다. 손학규 후보는 무서운 추진력을 가졌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에게 찾기 어려운 따뜻함과 배려, 겸손한 자세와 마음이 있다.
3. 한반도 평화체제를 완성시킬 수 있는 후보남북 화해협력과 한미동맹 발전은 '두 마리의 토끼'다.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북한의 최고 국가목표는 안전보장과 경제 재건이다. 이것은 북미관계 정상화로 해결될 수밖에 없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민노당 등 좌파세력으로부터는 친미 신자유주의 세력이라고 비판받고 한나라당 등 수구세력부터는 반미친북세력, 반기업 반시장경제 세력이라고 비판받는 샌드위치 신세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비판하지만 그 10년의 고생의 결실이 이제 6자회담 재개와 북미관계 정상화과정으로 나타나고 있다. 손학규는 확실하게 남북화해협력과 한미동맹 강화발전이라는 양대축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는 후보이다.
한나라당에서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열린우리당에서 햇볕정책을 반대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었다. 손 후보는 일관되게 남북화해협력 정책을 지지하여왔다. 한나라당은 지금도 6.15 정상회담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손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북과 모내기 농사지원 등 농업협력사업으로 쌀 생산량을 2배로 늘리는 성과를 만들기도 했다. 개성공단, 금강산 방문도 당 지도부 눈치를 보면서 가기를 꺼려하는 한나라당 속에서 하기는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과정은 남북관계와 4대강국의 외교역량이 동시에 요구된다. 국제적인 감각과 경험으로 품격있는 외교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손학규 후보라 확신한다. 동시에 대한민국 내부의 중간세력과 보수세력을 안심시키고 남북 화해협력에 동참시킬 수 있는 안정감 있고 믿을만한 후보가 손 후보라고 생각한다.
4. 글로벌 리더십 손학규나는 우리당 한미 FTA 특위 위원장으로서 한미 FTA 정면돌파론을 역설해 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를 추진하면서 민주개혁세력이 세계화와 개방화에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역사의 주류세력이 될 수 없다 강조한 바 있다. 전폭 동의한다.
우리당의 대표와 의장을 했던 분들이 한미 FTA 단식 농성을 하고 이명박, 박근혜 후보조차도 농민표를 의식해서 애매한 답변을 할 때 손학규 후보는 일관되게 한미 FTA를 지지하여 왔다. 그는 글로벌 경제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세계화는 세계를 한국에 끌어들이는 것이며 한국이 세계로 나가는 것이다. ‘해가 지지 않는 선진강국 코리아’를 만들 수 있는 비전을 손학규 후보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다.
한미 FTA는 게임의 룰을 정하는 조건이다. 성공여부는 이 조건을 누가 자기것으로 만드느냐에 달려있다. 농민, 노동자, 한미 FTA를 반대하는 분들 앞에서 한미 FTA의 불가피성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손학규 후보다. 농업경영인대회를 모두 참석해 농민들에게 신뢰를 쌓고 민심대장정을 통해 국민과 몸을 만나면서 한국 농업의 미래 대안을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손 후보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5. 국민통합의 리더십모두가 ‘통합’을 이야기 한다. 오죽했으면 우리당의 이름을 ‘대통합민주신당’이라고 했겠는가.
그러나 내면으로 들어가면 모두들 칼날을 세워 서로 가르고 상대방을 규정하고 대립하는 ‘뺄셈정치’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당 내부에서 이럴진대 국가 전체는 어떠하겠는가.
보수와 진보, 노사, 지역, 남녀노소를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아무리 둘러봐도 각 여야 후보들의 살아온 역정이나 마인드를 볼 때 상대적으로 통합의 리더십에 적격인 사람은 손학규 후보라고 생각한다.
6. 한나라당 탈당논란에 대하여나는 손학규 후보가 한나라당과 어울리지 않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해왔다. 수구냉전세력이 중심인 한나라당을 합리적인 보수정당으로 위장하는데 필요한 장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고진화, 원희룡 의원 등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14년 동안 한나라당에서 호의호식하다가 한나라당에서 지지율 3등이어서 대통령 되기가 어려우니까 탈당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아파트 한 칸의 재산을 가지고 국민의 정부 이후 10년 동안 야당의원, 도지사로 열심히 활동해온 것을 호의호식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탈당하지 않고 이명박, 박근혜 후보의 이전투구에 들러리 서는 것이 옳았다는 것인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손 후보가 탈당하여 대통합에 결합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선거는 이미 끝났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손 후보가 탈당하여 대통합신당에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희망이 생긴 것이다.
‘대통령이 되고 싶어 탈당했다’는 것이 손 후보의 솔직한 답변이다. 그러나 그것은 보장된 길이 아니다. 범여권의 지지율은 지금도 바닥이다. 노 대통령은 ‘보따리장수’라고 비난을 서슴지 않고 친노세력들도 ‘위장탈당’ 운운하며 공격을 해대고 있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확실치 않는 ‘시베리아 벌판’으로 내동이쳐질 것을 각오하고 결단을 한 것이다.
모든 정치인들이 대통령의 꿈을 꾼다. 문제는 어떤 이념과 노선으로 어떤 세력에 기초하여 대통령이 될 것이냐의 문제다.
운동권 출신으로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재오 의원, 김문수 지사와 손학규 후보의 경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지사는 사상과 이념을 바꾸어서 수구냉전의 이데올로기가 되어 이미 한나라당의 주류가 되었다. 젊은 시절 학생운동, 노동운동, 민중당 시절의 이념과 철학을 배신한 것이다.
그러나 손학규 후보는 달랐다. 새로운 정치를 고민했고 남북화해협력 정책을 지지했다. 스스로 가진 ‘선진평화 대한민국’의 꿈이 있었기에 한나라당의 수구냉전 이데올로기에 영합할 수 없었다. 영합하지 않았기에 한나라당의 대권후보가 되기 어려웠다.
정치인 손학규에게 두 가지 길이 있었다. 이재오, 김문수처럼 한나라당의 수구냉전의 이데올로그가 되어 하나라당의 주류가 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의 정치신념과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떠날 것인가.
물론 손학규 후보가 한나라당에서 좀 더 치열하게 당의 개혁과 변화를 위해 노력하지 못했던 점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렇다면 역으로 열린우리당에 속해 있던 우리들은 무엇을 했는가?
열린우리당에 속해 있던 우리들은 무엇을 했는가?대북송금 특검법이 통과될 때 대연정 제안이 되었을 때 다른 후보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였는지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 나는 대북송금 특검 때와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 즉시 정치생명을 걸고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일부 친노(親盧) 의원들은 대연정의 전도사를 자임하고 전국을 다니며 노 대통령의 심오한 철학(?)에 대해 ‘용비어천가’를 부르면서 홍보하고 다닐 때였다.
우리는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해 국민을 대변해서 중심으로 바른 말을 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도 대통령의 기에 눌려 오금을 펴지 못하고 끌려 다녔다. 또 선지자 나단이 다윗에게 외치듯이 대통령의 오류를 지적하는 사람들을 반개혁, 반노(反盧)로 몰고 인민재판식으로 도리질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당의 중요한 기능이 민심을 파악하고 국정에 반영시키는 것이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민심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훈계하고 자기 입장을 강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들의 오만과 편견으로 우리는 지지자들을 하나씩 발로 차내는 뺄셈정치를 해왔다. 민생 아젠더에 집중하여 국민의 생활에 피부에 와닿는 품질좋은 민생정책을 생산하기보다는 실용-개혁 논쟁 등 사색당론 싸움과 같은 소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서로의 반성에 기초하여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모으기 위해 하나의 당에 모였다. 말 그대로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친노세력 배제론’이 논란이 되었다.
손 후보로서는 다른 후보처럼 기존 판에 끼어들지 않고 고고하게 외곽을 돌면서 정치적 아젠더로 인기를 끌면서 기회를 보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손 후보는 여러 가지 부담을 감수하고 민주당 박상천대표의 구애에도 흔들리지 않고 대통합 흐름에 참여하였다. 친노세력 배제론도 반대했다. 살신성인의 자세로 불출마 선언을 한 김근태 의원의 후보 연석회의에 참여함으로써 김근태 의원과 함께 대통합의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제 대통합신당이 만들어져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통합경선판이 만들어지니까 손학규 배제론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그럴려면 처음부터 같이 당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겉으로는 같은 당이라면서 내심으로 절대 배제대상으로 칼날을 겨누는 것은 올바르고 투명한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측근 핵심세력도 겸손하고 자제해야 한다. 겸허하게 국민과 당원의 평가를 물어야 한다. 특정후보를 배제하고 민심과 당심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자세는 교만이자 월권이다. 결코 당원과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기는 데 당력을 모을 것인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와 이해를 먼저 고려하는지는 국민들이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
7. 그늘 없는 사회를 위하여
손학규 후보는 뜨거운 가슴을 가진 지도자이다. 3살 때 시골초등학교 교장선생이던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10남매 중 죽은 3명을 제외한 7남매의 막내로 어려운 살림살이에서 경기중․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세칭 ‘KS’ (경기고-서울대) 출신인 그가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김근태, 고 조영래 등과 학생운동을 했고 사회에 나와서는 수도권 빈민운동을 하였다.
목공소, 철공소에서 용접공으로도 일했다. 전태일 평전을 해외로 보내 출판시켰고 김지하 옥중서신을 외신으로 전달하는 역할도 했다. 70년대를 노동자, 빈민과 함께 부둥키면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1년의 감옥생활과 부마항쟁으로 잡혀가 보안대에서 모진 고문을 받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민중과 함께 했던 뜨거운 열정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의 ‘민심대장정’에서 다시 젊은 날의 민중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재현되었다. 그래서 나는 손학규 후보가 보건복지부장관 시절의 경험을 기초로 ‘해가 지지 않는 선진강국 코리아’와 함께 소외된 서민들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그늘 없는 사회를 만들어갈 DNA를 가진 대통령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덧붙이는 글 | 송영길 의원(인천 계양을)은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재선 의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