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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앞두고 공사중인 남포동 바닥재 교체 작업중인 남포동 피프광장
▲ 부산영화제 앞두고 공사중인 남포동 바닥재 교체 작업중인 남포동 피프광장
ⓒ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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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남포동 피프광장이 새 단장을 준비하고 있다. 남포동 피프광장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며 영화제 분위기를 이끌어 온 곳. 이 곳에는 영화제 상영관인 부산극장과 대영시네마가 위치해 있으며, 피프광장은 영화제의 중심이 해운대로 옮겨가기 전까지만해도 부산국제영화제의 중심적 역할을 감당해왔다.

남포동 거리는 1회 영화제를 앞두고 색깔이 들어간 아스팔트 포장이 깔렸다가 2회 개막 전 점토블록으로 교체된 이후, 근 10년만에 새로운 변신을 기다리고 있다.

"10년전 까지만 해도 점토블록이 가장 괜찮은 것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보수할 부분이 많아져 화강석으로 바꾸게 됐습니다. 아마 30년 정도는 끄덕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단장은 조경과 인공조명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밤 풍경에 중점을 두고 있어 영화제분위기를 더욱 높여주는 것은 물론, 부산의 새로운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포동은 공사중 바닥에 필름모양이 그려져 있는 모습
▲ 남포동은 공사중 바닥에 필름모양이 그려져 있는 모습
ⓒ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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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 피프광장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새 단장중인 피프광장 조감도
▲ 남포동 피프광장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새 단장중인 피프광장 조감도
ⓒ 부산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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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찾은 남포동 거리는 피프광장 전체의 바닥을 재시공하는 중이라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곳곳에 널린 자재들과 바삐 움직이는 일손들이 영화제 개막 한달을 채 못 남긴 상황에서 영화제 전에 공사를 끝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이번 공사의 핵심은 바닥 재시공과 유압 상승식 원형무대를 만들어 놓는 것. 야경에 중점을 둔 이번 공사는 바닥에도 조명을 설치해 야간 거리 정취를 돋울 계획이다. 바닥은 필름문양으로 바뀌며 스타를 상징하는 별 모양의 조명도 설치돼 밤 풍경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

상승식 원형 무대는 영화제 야외무대가 설치되는 위치에 놓여져 영화제 기간 외에 남포동에서 크고 작은 행사들이 펼쳐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동시에 피프광장을 문화 공연의 중심으로 만들 계획이다.

남포동은 공사중 별 모양으로 야경을 빛내게 될 네온 조형 설치 공사 모습
▲ 남포동은 공사중 별 모양으로 야경을 빛내게 될 네온 조형 설치 공사 모습
ⓒ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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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를 향한 부산 중구청의 특별한 노력

이번 공사를 시행하고 감독하고 있는 곳은 부산 중구청. 영화제의 다른 한축을 맡고 있는 해운대구가 영화제 이후에도 즐길 수 있는 홍보 체험관 개설이나, 공사장 가림막을 활용한 영화제 홍보 등 부산영화제를 알리는 데 지원방향을 잡고 있는 것에 비해 중구청이 부산영화제에 대해 보내는 시선은 남다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원하는 중구청의 노력은 '비록 영화제의 중심은 해운대쪽으로 옮겨갔지만 영화제의 출발지 남포동을 연결고리로 삼아 영화제와의 인연을 오래 붙잡고 있겠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이와 관련해 중구청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회사인 조선키네마가 태동된 역사적인 곳이 지금 부산 중구청사 옆이고, 부산영화제의 시발점이 남포동"임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이런 시각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부산 영화의 산 역사 현장을 부산국제영화제가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남포동 피프광장 색색의 조명으로 장식될 남포동 피프광장 모습
▲ 남포동 피프광장 색색의 조명으로 장식될 남포동 피프광장 모습
ⓒ 부산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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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이 이번 공사를 위해 집행하는 예산은 12억여원. 부산영화제 다이아몬드 스폰서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부산영화제는 영화제를 지원해주는 기업들을 여러개의 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이번에 부산영화제 최대 스폰서(다이아몬드 스폰서)가 된 빈폴이 지원하는 금액이 15억원. 다음 위치인 골드 스폰서로 네이버, 부산은행이 각각 5억원씩을 출연하는 것에 비하면 영화제를 앞두고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해 중구청이 들이는 노력은 만만치 않다.

2002년 전용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당시 중구청은 한국은행 부산본부 터와 금융결제원 부산지부 주변을 제시하며 부산영화제를 남포동에 붙잡아 두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부산 중구청의 이러한 노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것에도 원인이 있다. 세계 7대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영화제에는 연인원 20만명 안팎의 몰려들며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다. 남포동이 영화제 중심이던 시절 얻었을 여러가지 이익을 따져 본다면 중구청이 부산영화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피프광장 입구에서 본 남포동  바닥 재시공을 위해 도로가 파헤쳐져 있다.
▲ 피프광장 입구에서 본 남포동 바닥 재시공을 위해 도로가 파헤쳐져 있다.
ⓒ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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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를 앞두고 남포동 주변 상인들의 기대치 또한 이와 비슷했다. 지난해 부산극장이 제외됐다가 이번에 다시 상영관으로 복귀한 것에 대해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남포동 상가 번영회 박한수 회장은 "작년에는 부산극장이 빠져 예년보다 사람이 적었었다. 하지만 관객들이 '해운대 쪽은 남포동에 비해 물가도 비싸고 볼 것이나 먹을 곳이 적어' 아쉬워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은근히 남포동의 비교 우위를 강조했다. 또  "영화제 때 노점상들이 장사를 못해 불편을 겪기는 하지만 국제적인 행사로 인해 장사를 못하는 것은  (영화제의 이익을 생각해)충분히 감수하겠다"고 말하고 "영화제를 바탕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나 상권이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영화와 관련된 조명과 상징물로 좋은 추억거리 제공

이번 공사를 감독하고 있는 중구청 건설과 김병규씨는 "국제적인 행사를 하면서 내외국인이 많이 몰리는 거리라 부산 이미지나 영화제의 홍보 등 다각적인 검토를 거쳐 피프광장의 개선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하고 "부산시나 영화제 조직위 측의 요청이 아닌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계획한 공사"라고 덧붙였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의 발원지로서 영화와 연관된 조명과 상징 조형물을 통해 영화제를 위해 남포동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와 좋은 추억을 제공하려 한다"고 밝혀 영화제에 대한 배려 차원의 공사임을 분명히 했다.

남포동 피프광장 공사가 진행되기전 남포동 피프광장 입구
▲ 남포동 피프광장 공사가 진행되기전 남포동 피프광장 입구
ⓒ 부산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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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 피프광장 조명시설이 첨가돼 새로 꾸며질 피프광장 입구 조형물
▲ 남포동 피프광장 조명시설이 첨가돼 새로 꾸며질 피프광장 입구 조형물
ⓒ 부산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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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시작된 이번 공사는 일단 영화제 전까지 끝낼 예정이며 영화제 후 최종 마무리 작업을 마치게 된다. 원형 무대는 내년 4월쯤 완공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시공업체인 성우석건 허태암 대표는 "부산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공사중인데도 침뱉고 쓰레기 버리고 껌뱉는 것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고 "공사 이후 멋지게 조성된 피프광장을 아끼려는 시민의식이 중요하다"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부산영화제측은 애초 '전용관이 만들어지면 해운대로 영화제를 완전히 옮기겠다'고 밝혀왔다. 지금은 '남포동 상영관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이런 저런 변수가 많아 전용관이 완공된 후 이 계획이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화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해운대쪽에 안착해야 한다는 것이 영화제 조직위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영화제가 지역 이미지와 상권을 위해 남포동을 지켜주길 원하는 중구청의 마음. 피프광장의 새단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발원지 남포동을 외면하지 말라는 중구청의 부탁인 셈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떻게 화답할지 지켜볼 일이다.

새롭게 단장된 남포동 피프광장의 자연스런 개장 행사는 오는 10월 3일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에 있게 된다. 매년 중구청 주관으로 피프광장에서 열리는 전야제는 비록 영화제 공식 행사는 아니지만  영화제 조직위 관계자와 시민들이 참석, 전년도 핸드프린팅 동판을 제막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을 기원한다.


#피프광장#남포동#부산국제영화제#해운대#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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