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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시 먹은 그 홍시 또 먹어 보고 싶다
 산행시 먹은 그 홍시 또 먹어 보고 싶다
ⓒ 박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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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등산을 위하여 몇 사람이 모여 장소 등 일정을 논의하였다. 공지사항에 뜬 일정과 협의가 이루어진 일정이 달라 출발 전부터 뒤숭숭하다. 단풍이 잘 들었을까? 인터넷을 보니 설악산부터 내려오는 단풍이 우리가 등산할(10월 28일) 때에는 북한산에도 도달한다는 정보를 얻고서야 안심을 하였다.

지난해 6월에도 친구들과 수리봉을 암벽 타고 오를 때, 편하게 신던 등산화로 오르다 미끄러진 일이 생각난다. 그만큼 북한산은 등산 전에 사전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일기예보를 보고 비옷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 고생한 생각이 있어 준비를 철저히 하고 출발하게 되었다.

올 북한산 등산은 지난해 구기동에서 출발한 지점과 다른 출발기점을 잡았다. 구기동 인근에 있는 지하철 6호선 독바위 역에 모여서 출발을 하였다. 이번 등산엔 중학교 친구 남녀 13명이 함께 했다.

등산 길라잡이는 등산 대장이라고 하는 유모친구가 하여 주었다. 많이 등산을 하였어도 독바위 역 부근 북한산 아래는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길을 찾아 헤맸다. 북한산에 오르던 길이 안전시설로 길이 막혀 있어 다른 길을 택하여 오르기 시작하였다.

등산을 시작하는데 남자 김모 친구의 전화가 울린다.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친구들은 천천히 수리봉을 향하여 오르고 산 길라잡이 친구가 기다렸다가 같이 오르는데 얼마 있지 않아 합류를 할 수 있었다.

수리봉을 향하여 능선을 타고 오르면서 보니 등산로가 여기저기 올여름 비 때문에 파여 있다. 등산로를 복구하고자 헬기로 수송한 듯한 커다란 돌이 내려져 있다. 돌로 등산로를 보수하면 등산로는 오래 갈 수 있지만 등산하는 사람에게는 발에 무리가 있어 좋지는 않다.

얼마 오르다 좌측 향로봉 방향을 쳐다보니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우리 일행을 반겨준다. 산을 오르는데 헉헉 되는 소리도 들리고 땀을 뻘뻘 흘리는 친구도 보인다. 그래도 저 아름다운 단풍을 바라보면서 올라가니 힘든 줄 모르고 올랐다.

수리봉 아래서 휴식을 겸하여 아름다운 단풍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다. 바로 얼마 남지 않은 수리봉을 향하여 올라갔다. 수리봉에는 많은 사람이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즐기고 있다. 돌 틈으로 보이는 비둘기도 바람에 흩날리면서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단풍은 수리봉보다 비봉으로 갈수록 더 아름다워

수리봉에서 향로봉을 향하여 걷기 시작하니 노란색으로 변한 터널을 통과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수리봉을 돌아 걷다가 쉬어가기로 하고 각자 준비한 간식을 나눠 먹었다.

그곳에서 옛날 전통결혼을 할 때 여자가 썼던 족두리와 닮았다 하여 붙여진 수리봉의 다른 이름인 족두리봉의 형태를 바로 볼 수 있다. 암반 경사면으로 바라다 보이는 가을의 아름다움도 볼 수가 있었다.

향로봉 등산로 길이 좋지 않아 우측으로 돌아 오르기로 하였다. 향로봉 정상 인근에 있는 넓은 바위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먹고 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곳에서 본 비봉은 올가을 북한산을 등산하며 바라본 경치중 제일 아름다운 경치로 꼽고 싶다.

향로봉을 오르면서 바라본 비봉과 단풍의 아름다운 모습
 향로봉을 오르면서 바라본 비봉과 단풍의 아름다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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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 청국장, 홍시 맛 어떨까?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친구가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를 위하여 맛있는 청국장을 준비하여 온 이모 친구, 뜨거운 물과 컵라면을 준비하여 온 친구도 있다. 많은 친구들이 먹을 수 있도록 따뜻한 물을 챙겨서 오르느라 고생도 많이 하였다. 맛있는 청국장에다 밥을 말아서 먹는 맛이 최고인 것 같다. 등산을 하면서 이런 맛을 어디에 가서 보겠는가?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여 온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여 주고 싶다.

음식을 먹고 후식으로 홍시를 먹었다. 잘 익은 홍시를 등산하면서 어떻게 맛을 보겠는가. 커피보다 더 맛있는 홍시 또 먹어보고 싶다.

밥을 먹고 등산을 시작했다. 경사가 급한 곳을 오르니 밥을 많이 먹은 친구는 힘이 드는 것처럼 보였다. 필자는 등산을 할 때는 소식을 하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올랐다. 사람이 맛있는 음식을 보면 적당히 먹는다는 것을 잊는 경우가 많다. 등산할 때 컵라면을 두 개를 먹은 친구도 있다. 아마 힘이 많이 들었을 것 같다.

향로봉 능선과 마주치는 곳까지 오르니 비봉까지는 능선을 타고 오르게 되어 있어 힘든 줄 모르고 올랐다. 비봉도 산악사고가 자주 나는 곳이라고 주의 표시판까지 세워져 있다. 그래도 그곳으로 오르는 등산객을 보니 아찔하다. 우리 일행은 좌측으로 돌아서 등산을 하였다.

몇 친구는 그래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을 통해 비봉에 올랐다. 비봉에 올라보니 아래에서는 보지 못한 바위가 보인다. 코뿔소 바위다. 친구들은 그곳에서 사진 촬영을 하였다. 신라의 경계를 표시한 비석이 보인다. 북한산 진흥왕순수비는 진흥왕이 세운 순수비 네 곳 중 한 곳이다. 비봉에 오르는 길이 힘들었지만 잘 올라왔다고 한목소리를 내어줘서 고마웠다.

비봉에 오르지 않은 친구들은 사모바위에 들렸다가 승가사 방향으로 하산을 하고 있었다. 등산 길라잡이 유모 친구의 전화가 빗발친다. 다른 친구들은 사모바위에 갔다고 한다. 내려와 보니 유모 친구만 기다리고 있다. 다른 친구들은 점심때 많이 먹은 음식은 반납하러 승가사 화장실을 찾았고 약수터에서 쉬는 친구도 있다.

승가사 대웅전을 오르면서 바라본 탑과 단풍의 절경
 승가사 대웅전을 오르면서 바라본 탑과 단풍의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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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사 탑을 보고 바라보는 단풍 정말 아름답다

늦게 내려온 몇 친구가 승가사에 올라갔다. 일주문에서 탑에 오르는 계단을 오르니 다리가 아픈 것 같다. 탑을 쳐다보니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탑 모양이 신기하게 보였다. 탑을 바라보고 삼배를 올리고 있으니 다른 친구가 올라와 대웅전에 올랐다. 대웅전에 오르면서 탑을 바라보니 이곳이 가을을 아름답게 다 모아둔 곳처럼 보였다. 늘어진 단풍잎 사이로 바라보이는 탑이 매우 아름답다. 이런 풍경을 어디에서 또 볼 수 있을까? 혼자만의 생각을 하여 보았다. 그 황홀한 탑과 단풍, 또 보고 싶다.

대웅전에서 부처님에게 절을 올리는데 휴대전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휴대전화기를 끄고 절을 계속 올렸다. 절을 끝내고 휴대전화기를 보니 다른 친구들은 다 하산하는 중이라고 내려오라는 소리이다.

여자친구 두 명과 함께 내려가니 약수터 옆에서 등산 길라잡이인 유모 친구가 그때까지 우리 일행 3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행을 하면 같이 하여야 하는데 그렇게 따라 주지 않았으니 유모 친구에게  정말로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

사전에 준비하면 비가 내려도 걱정 끝

약수터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준비한 비옷을 입고 하산을 시작하니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를 맞으며 터덜터덜 내려가는 기분이 어떨까? 올 한해 묵은 때를 깨끗이 씻어주는 비가 내리는 것 같다. 더러워진 단풍잎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비가 나의 번뇌 또한 씻어주었다.

판초 우의를 배낭까지 덮어씌우고 내려가니 찜질방에 있는 것처럼 더웠다. 비가 오니 더위쯤 참아야 하지 않을까? 얼굴에 맺히는 땀을 손으로 훔치며 내려가니 그래도 좋았다.

등산도 시작하기 전에 비가 내렸으면 북한산 단풍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였을 텐데 다행스럽게도 사모바위까지 구경을 하고 하산하면서 비를 만났으니 천만다행이 아닌가 싶다.

승가사에 들려 삼배를 드리고 내려오니 비도 고뇌와 함께 자연의 순리를 나에게 가르쳐 주는 듯싶다.

▲ 북한산 단풍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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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만난 친구 반갑습니다.

우리가 중학교 다닐 때 보았던 친구가 우리가 산행을 한다고 하니 미국에서 건너와 고향친구를 통해 합류했다. 우리는 처음 보는 친구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그 친구를 알아보는 친구도 많이 있었다.

그 친구와 두부를 안주로 막걸리를 마시면서 옛 추억을 그려보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올해 개인적인 사유 때문에 등산에 참여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친구들에게 미안한 감이 든다. 그래도 아름답게 물든 북한산 단풍산행을 하였다는 것이 너무 기분이 좋다.

친구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되면 아름다웠던 가을 단풍산행을 기억하면서 많이 참석하여 주실 거지요.

덧붙이는 글 | 《테마가 있는 "나만의 여행"》 응모글



태그:#북한산, #홍시, #청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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