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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놀랍구나! 호들갑을 떨만하다. 자연(自然)이 비와 바람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이토록 정교하게 그리고 오밀조밀하게 조각하다니. 거대한 계란모양, 버섯모양, 촛대모양, 슬리퍼모양, 등등 기묘한 모양의 암석들이 목을 쭉 내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지금 어느 외계에 와 있다는 착각에 빠질 만큼 한마디로 경이롭다.

 

조물주가 어떤 마음으로 수백만 년에 걸쳐 이런 예술품을 만들었을까? 눌려서 편평하게 만들고, 금을 그어 경계를 짓고, 쌓아올려서 오롯하게 하고, 다듬어서 오목하게 하여 갖가지 형태로 변신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황홀하게 만들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이곳이 바로 타이완의 북쪽 해안에 위치한 예리우(野柳) 관광지이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사이 사암 중 칼슘 성분이 많은 단단한 윗부분은 그대로 남고 약한 아래 부분이 비바람에 씻겨 만들어진 목이 홀쭉한 버섯모양의 바위들이 흩어져 있는데 그 배열이 또한 기가 막힌다. 비죽비죽 서 있는 기묘한 돌 사이로 관광 온 어린 아이들이 숨박꼭질하는 정경이 너무 귀여워 웃음이 저절로 터진다.

이 돌 조각 작품 중에 유독 인기가 많아 그 앞에서 기념사진이라도 찍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곳이 있다. 일명 ‘여왕바위’이다. 옆 모습이 고대 이집트의 18왕조의 왕비인 ‘네페르티티’를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라 한다. 조각가가 심혈을 기울어 다듬어도 이와 같이 조각할 수 없을 정도로 사실적이다. 아프리카 이집트 왕비가 아시아의 타이완 섬에서 환생하였으니 이 또한 국제우호관계에 일조를 하고 있는 셈인가.

 

이곳을 타이완 정부에서 예리우 지질공원(野柳地質公園)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깎여진 아랫부분이 더 깎여지면서 무거운 윗머리를 더 지탱할 수 없어 무너져내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러져 널부러진 머리바위를 보니 안타깝다.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후, 목 부러진 바위들만 나뒹굴고 있다면 어찌 될 것인가. 타이완 정부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염려가 된다. 이 무슨 주제넘은 걱정인가.

참고: 예리우(野柳)는 타이완 섬의 최북단에 위치한 소도시로, 타이베이의 도원국제공항(桃園國際空港)에서 자동차를 이용하면 지릉시를 거쳐 1시간 30분 소요됨.

덧붙이는 글 |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타이완을 여행했습니다. 


#타이완, 야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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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어난 해: 1942년. 2. 최종학력: 교육대학원 교육심리 전공[교육학 석사]. 3. 최종이력: 고등학교 교감 명퇴. 4. 현재 하는 일: '온천세상' blog.naver.com/uje3 (온천사이트) 운영. 5. 저서: 1권[노을 속의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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