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크리스마스 때면 일부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카드를 주고 받는다. 이 카드는 주로 성탄절을 축하하는 용도로 사용되지만 새해를 맞이해 덕담을 나누는 연하장 기능도 한다. 1년 동안 무심코 지내오던 사람도 이 한 장의 크리스마스카드로 인해 다시 훈훈한 인연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엔 주로 온라인 이메일을 통해 플래시형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간편하고 빠르며 다양한 옵션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끔은 책상 서랍 속에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십수년 전 '오프라인' 크리스마스카드를 꺼내본다. 비록 옛사람의 필체이지만 한때 소중하게 적어간 인연들이 여전히 살갑기만 하다.
지난 주간엔 생각지도 않았던 크리스마스카드를 한 장 받았다. 무심코 열어 본 메일함 발신자에서 발견한 낯익은 영문이름, Noriko Matsuyama. 오마이뉴스를 통해 만났던 일본 시민기자의 이름이다. 노리꼬는 지난 2006년 12월 일본 도쿄에서 처음 진행되었던 한일시민기자 만남 행사에서 첫 인연을 맺은 시민기자다.
이메일을 통해 받아 든 노리꼬의 크리스마스카드는 간단한 형식이었다.
I had a pleasant time in Ohmy School.I cannot possibly put my thanks in words.Please visit at my house in Yokohama.Yours sincerely.
일본 시민기자 노리꼬는 예의바르고 조심스러운 중년여성이었다. 한국의 찜질방 문화에 대해 관심이 무척 많았던 기억이다.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알았고 그동안 만났던 한국 '아줌마시민기자'들과 줄곧 허물없이 지내던 정이 많은 일본여성이었다.
노리꼬는 지난 6월 제3회 세계시민기자포럼 때도 서울에서 만났기 때문에 이번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만남은 세번째였다. 그래서인지 오마이스쿨에서 만남은 더욱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서로 양국간의 언어장벽으로 인해 속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그러나 이렇게 꾸준히 만나다 보면 언어는 물론, 더 나아가서는 한일 양국간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의견을 서로 심도있게 나눌 수 있을 것을 기대하게 된다.
노리꼬가 일본에서 보내 온 크리스마스카드는 생각지도 않은 올해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다. 이 카드를 통해 1년 전 일본 도쿄의 기억과 올 한해동안 만났던 일본인 시민기자 친구들의 면면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내년엔 따뜻한 시기를 선택해 일본으로 건너가 볼 생각이다. 그동안 간단한 일본어 회화도 배워놓고, 99년에 후쿠오카에서 시작한 건축탐방여행 이후 멈추었던 일본열도 건축탐방을 다시 시도해 볼 생각이다.
물론, 요코하마에서의 노리꼬와 재회는 빠질 수 없는 일정이 될 터.
노리꼬에게노리꼬가 보내 준 크리스마스카드는 잘 받았습니다. 비록 짧은 안부인사이지만 그 문장 안에 들어 있는 노리꼬의 아름다운 마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결코 짧지않았던 우리들의 인연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요코하마로 초대해 준 배려는 결코 잊지않겠습니다. 새해가 되면 따뜻한 날을 택해 일본을 방문하겠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이해 노리꼬에게도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서울에서 당신의 한국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