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왕과 나>에 브레이크가 없다? 시청률 20%를 넘으며 승승장구하던 SBS TV 월화 사극 <왕과 나>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조선 천하의 어우동(김사랑)을 내세워 성종(고주원)과 금침토록 했지만 소용없었다. 12월 24일(월) 밤 시청률이 TNS 미디어 코리아 결과 13.2%까지 뚝 떨어졌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 때문이라 보기도 어렵다. 같은 시간 MBC <이산>은 TNS 미디어 코리아 조사 결과 23.6%를 기록해 대조적이다.
이처럼 시청률이 떨어진 이유는 무엇보다 ‘재미’다. 현재 <왕과 나>는 내시들보다 여인들의 활약이 거세다. 그러자 재미도 사라졌고, 제2의 <여인천하>가 됐단 지적이다.
SBS <왕과 나> 시청자 게시판에서 임미정씨는 “초반에 독특한 내시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개해서 <왕과 나>를 보기 시작했는데, 점점 여인들의 활약상으로 식상해졌다”며 “멜로보다는 긴장감이 도는 내용 전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강기씨도 “내일도 사랑놀이, 다음주도 사랑놀이, 쭈욱……”이라며, 제목도 <왕과 나>가 아니라 “차라리 ‘성종과 거의 여인들’이 더 내용과 부합되지 않았을까”라고 꼬집었다. 시청자들은 “내일도 목욕씬이 나온다던데”(최기선)라며, “성종 임금은 오로지 여자타령”(김현수)이라고 반복되는 성종의 여성 편력에 고개를 내저었다. 시청률 반등 효과를 노렸던 어우동의 등장도 되레 원성이 높다. 함희석씨는 “어우동 제발 그만하라”며, “똑똑한 성종을 색종으로 만들지 마시고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왕과 나>의 추락에 보다 못한 시청자가 되레 제작진에게 해결책을 제안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최기선씨는 “다음 주에는 말일이고 시상식 때문에 한 주 정도 쉬는 게 맞을까 한다”며, “그때 제발 작가님, 제작진분들 모여서 긴급대책이라도 세우시길 바란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이어서 최씨는 “쪽대본에 힘든 촬영, 김 빼는 지루한 전개, 엉성한 스토리, 모호한 캐릭터, 다 힘들지 않겠냐”며, “1주일 결방이 <왕과 나>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당초 50부작이던 SBS <왕과 나>는 4월 종영 방송하는 MBC <이산>에 맞춰, 16부를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