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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태조 7년 관악산 화기를 누르기 위해 세로로 현판을 썼다는 숭 례 문 600년 전 이미 자신의 운명을 알았음인가 불에 타 재가 될 줄 이미 알았음인가 그래도 비끼지 못한 네 운명 사람이면 스스로 물에라도 뛰어들고 모래라도 뿌리련만 금강송 뼈 속까지 타 스러질 때까지 한 치도 움직이지 않고 운명을 받아들인 네 모습 미안하다 정신 차리마 판도라의 상자 속 희망처럼 오똑하니 남은 단단한 석축 다 탄 머리 흩은 채 석고대죄 두 눈 부릅뜬 비장한 숭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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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지난 토요일 아이들과 함께 숭례문 화재 현장에 갔어요. 그 모습이 너무 처참하고 비장하여 미안한 마음 가눌 길이 없었어요. 숭례문에게 보내는 나의 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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