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학력을 진단하기 위한 전국학력평가가 학교성적을 높이기 위해 과열양상으로 치닫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모 중학교에서는 지난 6일, 중학교 1학년 대상으로 치러진 전국학력평가에서 운동반과 특수학급 학생들을 제외시켰다. 왜 운동부 학생은 시험을 봤음에도 재적수와 응시수에서 빠졌을까? "운동부와 특수학급 학생들은 시험을 봤다 하더라도 재적수에서 빼주시고, 답안지도 걷은 후 알아서 폐기 부탁드려요.(학교 평균을 높이기 위한...)" 이 학교의 전국학력평가 담당교사가 아침 9시 59분에 학교메신저를 통해 교사들에게 전달한 메시지다. "답안지 알아서 폐기를... 학교 평균 높이기 위해" 이 학교 중학교 1학년 학생수는 325명. 그 가운데 운동부 학생은 6명이고 특수학급 학생들은 5명이다. 운동부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시험을 봤음에도 친구들 앞에서 재적수와 응시수에도 제외되었고 답안지는 폐기됐다. 특수학급 학생들은 시험 자체를 보지 않았다. 재적수와 응시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학교 관계자는 "이 같은 메신저는 담당교사가 착각한 것으로 학교평균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절대 아니다"며 "1학년 운동부 학생의 경우 오전에는 시험을 보고 오후에는 연습이 있었기 때문에 전 교과 시험을 다 안 본 상태라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성적처리 대상에서 제외시켰다"고 해명했다. 또한, "특수학급 학생은 답안지 작성 자체가 어려워서 진단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시험에서 제외된 상황을 해명했다. 이 학교는 교육부 주관의 중 2, 3학년을 대상으로 한 교과학습진단평가에서도 운동부 학생과 특수학급 학생들을 제외시켰다. 이 학교는 이번 평가의 결과를 학내에서 교과별로 자체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평가에서 제외된 학생은 운동부 9명, 특수학급 11명으로 중학교 1학년 학생까지 포함하면 운동부 15명, 특수학생반 16명이다. 이날 이 학교에서 전체학생 1075명 중 총 31명의 재학생이 시험을 못 봤거나 봤다 해도 평가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같은 방식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밝히고 있는 진단평가 목적이나 시험의 기본방침과도 어긋난다. 교육부는 1% 표집 대상이 아닌 학교의 경우 교과학습 부진학생 판별용으로 활용하며, 5월 초 분석 프로그램 제공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교육청은 또한 "중 1학년 학생의 학력신장 도모"가 목적이라고 시행계획에서 명시하고 있다.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결국 진단평가라고 하는 명목이 학교에서는 전국단위 서열화, 학교 간 비교로 인식되면서 교육기관에서 있어서는 안 될 비교육적인 일이 학생들 대상으로 일어났다"고 지적하고 "애초에 학교 간 개인 간 성적을 비교하지 않겠다고 한 시도교육감 협의회의 지침 자체가 허구로 드러난 사례이므로 일제고사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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