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건 이후 기름을 제거작업을 하고 있는 어민들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건 이후 기름을 제거작업을 하고 있는 어민들 ⓒ MBC

2007년 12월 7일, 새카만 기름이 서해를 덮친 날로부터 100일이 훌쩍 지났다. 사상 최대의 재앙.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기름때와 대기업들의 책임 떠넘기기, 지지부진한 국가의 지원 가운데 고요한 바다는 겨우내 심하게 몸살을 앓았다. 자원봉사의 꾸준한 행렬과 포기하지 않고 바다에 달려든 서해안 주민들만이 작은 희망이었다. 그러나 바다는 여전히 병들어 있고, 그런 바다와 평생을 보낸 이들은 끝내 죽음을 선택하거나, 애써 울음을 삼키고 있다.

 

22일 방송될 < MBC스페셜> '그 해 겨울 의항리'(연출 한학수)는 그들의 검은 눈물을 100일의 기록으로 담는다. 제작진은 어느 해보다 매서웠던 의항리의 겨울, 100일간 어민들과 함께 부대끼며 그들의 고단한 삶과 꿈을 취재했다.

 

충남 태안군 의항리는 기름 유출 사고의 직격탄을 강하게 맞은 곳이다. 만리포에서 이어지는 의항 해수욕장과 구름포가 천혜의 경관을 유지해 왔고, 주민 대부분은 바다에 의지해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재앙이 이곳을 덮친 뒤, 굴양식을 하던 마을 어민 이영권씨는 농약을 먹고 자살했다. 의항리 사람들은 묻는다. "누가 이영권을 죽음으로 몰고 갔느냐"고.

 

제작진은 "의항리 어촌계는 사실상 붕괴 직전"이라고 전한다. 기름 때문에 굴은 전멸했고, 설령 지금 바로 키운다 해도 3년 후에나 굴 수확이 가능하다. 보상은 언제쯤 가능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사정이 이러니 어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의항리 어촌계장 이충경 씨는 "정부와 삼성에 쳐들어가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 MBC스페셜>은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의 특징을 △규모에 있어 '세계적 사건' △어민 공동체에 심대한 타격 △복원하는 과정 자체가 환경적 관심사 △가해자들의 책임 회피와 1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 행렬 등으로 정리했다. 과연 빼앗긴 바다에도 봄이 올 것인가. 제작진은 "태안의 검은 재앙을 앞으로도 꾸준히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 MBC스페셜> '그 해 겨울 의항리'는 22일 밤 11시 40분에 방송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PD저널'(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안반도 기름유츌#태안반도#의항리#MBC스페셜#한학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