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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기념관 김삼웅 관장
독립기념관 김삼웅 관장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독립기념관 김삼웅관장이 독립기념관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23일 오후 독립기념관 홈페이지에 올린 '독립기념관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최근 일부 보수언론이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공직자들은 물러나야 한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기관과 조직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관장은 "국가보훈처에 이미 사퇴의사와 함께 미국에서 귀국하는 25일에 사퇴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그런데도 모 신문이 마치 자리에 연연하고 있는 양 보도해 인격을 모독하고 언론의 품위를 저버리고 있어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는 독립기념관에 전시돼 있던 자사의 윤전기가 철거된 데 대한 앙갚음으로 밖에 볼 수 없고, 언론의 역할을 망각한 저급한 처사"라고 밝혔다.

김 관장은 "이후 평생의 과업으로 여겨온 반민족, 반국가적인 친일청산과 일부 언론의 개혁에 매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모 신문은 <조선일보>를 지칭한 것으로 <조선>은 22일 김관장이 비공개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것과 관련 <'민족반역세력이 지배해온 나라' 국회의원 되겠다는 김삼웅씨>라는 사설을 통해 '새 정권에서도 밥자리에 목을 매 독립기념관장 자리를 붙들고 놓지 않으려는 것은 비루하기 짝이 없다...뒷전으로 공천 신청까지 했다니 얼굴이 두꺼워도 보통 두꺼운 것이 아니다'고 썼다.

김 관장은 지난 2004년 10월 독립기념관 관장에 부임해 지난해 1년간 연임돼 올 9월까지가 임기였다. 그는 지난 22일 미국에서 개최된 전명운·장인환 의사 의거 100주년기념 국제학술회와 실리콘밸리 한인학교와의 자매결연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0일 출국, 25일 귀국한다. 퇴임 절차는 귀국 후 밟을 예정이다.

아래는 김 관장이 이날 그간의 심경을 담은 성명서 성격의 글 전문이다.

독립기념관을 떠나며

최근 일부 보수언론이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공직자들은 정권이 바뀌었으니 물러나야 한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동의는 않지만  공기관의 장으로서 기관과 조직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저는 지난 3월 18일(화) 개최된 독립기념관 간부회의에서 “독립기념관은 역사의식 함양을 위한 국민교육의 장으로서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최근 전 정부에 의해 임명된 고위공직자 사퇴 요구에 저의 이름이 특정신문에 거론되는 것은 기관에 누가 될 수 있고, 기관을 보호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사퇴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리고 다음날 정부감독 부처인 국가보훈처에 사퇴의사를 전하고, 독립기념관이 주관하여 미국에서 개최되는 “전명운․장인환의사 페리의거 100주년기념 국제학술행사”와 “실리콘밸리 한인학교 자매결연” 행사를 마치고 귀국하는 날자(3월 25일)로 사퇴서를 제출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도 모 신문(조선일보)은 마치 제가 자리에 연연하고 있는 양 거친 표현을 총동원해 연일 보도하여 인격을 모독하며 언론의 품위를 저버리고 있어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모 신문의 비이성적인 태도는 과거 독립기념관의 제6전시관(항일문화운동관)에 전시되어 있던 자사의 윤전기가 친일청산의 일환으로 이사회 결의로 철거된데 대한 앙갚음으로 밖에 볼 수 없고 언론의 역할을 망각한 저급한 처사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친일청산과 언론개혁에 매진하여 왔다. 그러나 2004년 10월 1일자로 독립기념관 관장으로 부임하여 맨 먼저 나라사랑 정신 고취와 독립정신의 상징으로 815기의 태극기광장을 조성하면서 기관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 독립기념관장 직을 떠나면서 내가 평생의 과업으로 여겨온 반민족적․ 반국가적인 친일청산과 진실을 왜곡하고 정의를 외면하는 일부 언론의 개혁에 매진하고자 한다.

2008. 3. 23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조선일보#윤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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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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