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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가 작년부터 작은 도서관 확충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운영방식에 따라 대우를 달리해 문제를 낳고 있다. 시가 직영하는 작은 도서관 3곳에는 예산을 지원하는 반면 민간에 위탁 운영중인 작은 도서관 1곳에는 예산 지원이 없어 형평성 논란은 물론 작은 도서관 활성화 정책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탁운영 작은 도서관은 지원도 없다?

 

 

3월 현재 천안지역 작은 도서관은 원성2동과 중앙동, 일봉동, 성남면 등 4개 지역에 총 4개소. 원성2동 작은 도서관은 구 원성2동 주민센터 2층에 소재하고 중앙동 작은 도서관과 일봉동 작은 도서관은 주민자치센터에 각각 위치한다. 성남면 작은 도서관은 면사무소에 자리하고 있다.

 

작은 도서관 업무를 관할하고 있는 천안시 중앙도서관(관장 천의교)은 올해 작은 도서관 설치 및 운영프로그램 보완을 위해 2억4321만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에는 작은 도서관 4개소의 자원봉사자 실비보상 2400만원, 도서구입비 2000만원, 도서 정리용품 및 소모품 비용 840만원 등도 포함됐다.

 

작은 도서관 운영 예산 편성에 따라 지난해 개관한 중앙동, 일봉동, 성남면 등 3개소의 작은 도서관에는 실제로 자원봉사자 실비보상을 비롯해 관련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원성2동 작은 도서관에는 예산 지원이 없는 상태다.

 

까닭은 운영체제의 차이 때문이다. 다른 3곳의 작은 도서관은 시 중앙도서관이 직접 관할하는 직영체제이지만 원성2동 작은 도서관은 지역아동복지 시민단체인 '미래를 여는 아이들'(미래아이)이 위탁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위탁관리부서도 중앙도서관이 아닌 천안시 문화관광과의 문화예술팀이다.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원성2동 작은 도서관은 직영이 아니라 위탁이며 관리부서도 달라 현재는 관련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며 "업무이관시 예산지원이 가능토록 작은 도서관 예산에 반영만 해놓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관리부서인 문화예술팀에서 운영방식을 결정해 업무를 도서관으로 이관해야 어떤 식으로든 예산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여는 아이들, 직영체제 검토에도 문제제기

 

같은 작은 도서관이며 지원예산이 동등하게 편성됐음에도 예산 지원을 못 받는 상황에 원성2동 작은 도서관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성2동 작은 도서관 운영단체인 미래아이 김소현 사무국장은 "운영체제와 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편성된 예산마저 지원하지 않는 것은 책임회피"라며 "예산지원이 없어 시설보강도 못한 채 운영부담만 위탁단체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래아이는 천안시가 1억여원을 들여 지난 2005년 3월 개관한 원성2동 작은 도서관의 직영방안을 검토하는 것에도 강한 불쾌감을 보였다. 지난 3년여 동안 위탁에 걸맞은 지원을 외면한 천안시가 작은 도서관 관리의 편의성만을 앞세워 위탁단체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운영방식을 검토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위탁단체 운영노력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

 

그동안 미래아이는 공모사업 유치 등을 통해 도서 확충과 시설개선을 꾀하며 작은 도서관 안정화에 힘을 쏟아왔다.

 

일련의 작은 도서관 행정에 위탁기관이 배제된 점도 불쾌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조례개정으로 시는 작은 도서관이 설치된 읍면동에 작은 도서관 발전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3월까지 작은 도서관이 소재한 4개 읍면동에는 발전위 구성이 완료됐다. 지난 19일에는 시장이 직접 작은 도서관의 명예관장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원성2동에도 발전위가 구성됐고 명예관장이 선임됐지만 이 과정에 작은 도서관의 운영기관인 미래아이와의 협의는 생략됐다. 위탁기관도 모르는 사이 발전위가 구성되고 명예관장까지 선임된 셈.

 

이와 관련 천안시도서관운영위원회 위원인 장기수 시의원은 "작은 도서관 운영방식 결정에 획일적인 잣대를 적용해서는 곤란하다"며 "기존에 재원과 열정을 투자한 민간단체를 존중하고 직영과 위탁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원성2동 작은 도서관의 운영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는 천안시 문화예술팀 김영태 팀장은 시기는 못박지 않았지만 "위탁을 계속할지, 직영으로 전환할지 여부 등 운영방식이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안시는 올해도 직영으로 작은 도서관 3개소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473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


#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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