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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달 중순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지의 발행인 리치 칼가드가 최근 포브스닷컴(forbes.com)에 연재되는 자신의 칼럼 '디지털 룰스(Digital Rules)'에 이 대통령을 극찬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청와대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논평을 소개했다.
 다음 달 중순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지의 발행인 리치 칼가드가 최근 포브스닷컴(forbes.com)에 연재되는 자신의 칼럼 '디지털 룰스(Digital Rules)'에 이 대통령을 극찬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청와대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논평을 소개했다.
ⓒ 포브스닷컴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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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월간지 <포브스(Forbes)>의 리치 칼가드 발행인이 포브스닷컴의 블로그에 "미국도 참 좋을 텐데(America Should be So Lucky)"라는 제목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극찬하는 칼럼을 실어 화제라고 한다.

이를 30일 청와대는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해외에서도 극찬하고 있다고 홍보하였다.

<포브스>는 미국의 '1%' 위한 언론

이 칼럼의 요점은 미국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주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기업이 잘 되어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논조의 발언을 하면서 세금 인하, 규제 완화, 공기업의 민영화를 약속한다고 하였다. 

이 인터뷰 기사에 감동받는 칼가드 발행인은 그의 블로그에 미국도 이런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식의 글을 올리고,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하였다.

그럼 <포브스>는 어떤 성격의 잡지일까. <포브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중심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보수 월간지이다. <포브스>의 주 독자층은 주로 기업의 고위급 경영자들이다. 따라서 <포브스>의 관점은 전형적인 미국 기업의 경영자들의 생각이다. <포브스>는 또한 <이코노미스트>와 같이 식자층을 위한 분석기사 같은 것을 싣기보다는 가십성에 가까운 읽기 쉬운 하지만 경영자들의 관심을 받을만한 기사를 주로 다룬다.

거기다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실은 곳은 <포브스> 지면이 아닌 발행인 개인 블로그이다. 철저하게 개인 의견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청와대는 미국 소수의 관점만을 대변하는 미국의 '1%'만을 대상으로 하는 언론사 홈페이지 개인블로그에 실린 기사를 이토록 홍보했을까.

외신은 다 옳다?

이렇듯 외신을 이용한 홍보전술은 사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왜일까? 이는 외신은 믿을 수 있고 세계의 평가를 반영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외신 역시 언론이고 자신들의 관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만일 <뉴욕타임스>의 발행인이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본다면 어떤 칼럼을 쓸까. 아마도 180도 다른 관점의 글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글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런 글들은 홍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때때로 많이 인용되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경우도 미국 보수언론의 대표이다. 북한을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며, 공화당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따라서 그들의 한국에 대한 관점은 미국 보수파의 관점이라고 보면 된다. 세계 전체의 관점이 아니라는 점이다.

<포브스>의 글도 마찬가지이다. 미국과 같이 기업의 소유구조가 분산된 경우, 보통 경영자는 기업을 소유지배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의 주주와 경영자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데 <포브스>는 기업 경영자의 관점을 대변하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의 소위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는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천상의 정부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포브스>의 극찬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소수의 기업경영자들, 한국의 경우 재벌 일가를 위한 정책이라는 반증에 지나지 않는다.

<파이낸셜 타임스> 지적을 신중히 생각해야

 지난 27일 <파이낸셜 타임즈> 서울 특파원인 아나 파이필드(Anna Fifield)는 '한국의 불도저는 재벌을 청소해야 한다(Korea's Bulldozer must clean up the chaebol)'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커다란 저항에 직면할 수 있는데, 이는 바로 '재벌'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파이낸셜 타임즈> 서울 특파원인 아나 파이필드(Anna Fifield)는 '한국의 불도저는 재벌을 청소해야 한다(Korea's Bulldozer must clean up the chaebol)'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커다란 저항에 직면할 수 있는데, 이는 바로 '재벌'이라고 지적했다.
ⓒ 파이낸셜타임스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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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점에서 이 대통령 인터뷰 직후 지난 27일 <파이낸셜 타임스> 서울 특파원의 칼럼을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한국의 불도저는 재벌을 청소해야 한다(Korea's Bulldozer must clean up the chaebol)'의 제목으로 이 칼럼을 쓴 아나 파이필드(Anna Fifield)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커다란 저항에 직면할 수 있는데, 이는 바로 '재벌'이라는 것이다.

즉, 재벌의 잘못된 정책과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 한국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재벌개혁이 필수임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칼럼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재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출신답게 재벌개혁보다는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월스트리트 저널>과 함께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경제지이며 대체로 시장친화적인 보수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서울 특파원의 지적은 신중히 생각해야 할 점을 내포하고 있다. 청와대는 <포브스> 발행인의 개인적 극찬보다는 이러한 <파이낸셜 타임스>의 논리적인 지적을 더욱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재벌정책#외신#이명박#포브스#리치 칼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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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소재 Augsburg University 경영학과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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