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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2표를 알리는 현수막 홍천군 선거관리위원회 앞에 걸린 현수막
1인 2표를 알리는 현수막홍천군 선거관리위원회 앞에 걸린 현수막 ⓒ 이종득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남쪽은 이미 벚꽃이 만개했습니다. 서울에도 햇살 좋은 곳은 이미 개나리도 피었답니다. 그러니 내가 사는 이곳 산골마을에도 봄은 곧 올 것입니다. 하얀 목련도 피고, 노오란 개나리도 피고, 불그스레한 진달래도 피겠지요. 그러면 내 얼굴도 환해질까요.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아니, 꼭 그래야 합니다. 봄이니까요. 그토록 기다렸던 봄이 왔으니까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총선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제껏 나도 관심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왠지 자꾸 생각이 납니다. 투표일인 4월9일이 이만치 와 있어서 일 것입니다. 이제 마음의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온 모양입니다. 싫지만 생각해야겠지요.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의 면면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대통령도 하는 짓이 한심해 보이고, 여당 대표는 시계 불알처럼 이리왔다 저리갔다 동분서주하는 꼴입니다. 정신도 그렇고 몸도 그래 보입니다.

 

제1 야당 대표는 뭐하겠다는 사람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 갑니다. 얼른 다가오는 정책 제안도 없고, 대안도 없어 보입니다. 그저 표만 달라고 떼를 쓰는 모습입니다. 노동자 정당이라는 곳에 모인 사람들은 말만 많지 하는 깜냥이 없어 보이고, 신생 정당의 대표들은 우리나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습니다.

 

마치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을 보면 동네 이장 선거에 나온 듯한 분위기밖에 없어 보입니다. 정말이지 우리나라 정치를 책임질 만한 인물이 없는 것인지 정당이 없는 것인지 생각해보아할 시점입니다.

 

요즘 정치인들을 하는 꺼리들을 보면 내가 살고 있는 산골마을 새마을 지도자보다 사명감도 없고, 줏대도 없습니다. 우리 동네 새마을 지도자는 동네 주민을 위하고, 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다니느라 자기 시간 쪼개 쓰는 데 말입니다. 그것도 아무런 이권도 없이 말입니다.

 

정치권력의 힘은 국민에게서 시작됩니다. 국민이란 거대한 조직 밑에 정치 조직이 존재하는 것이죠. 그런데 대한민국이란 우리들의 나라의 정치 조직은 왜 이 모양 이 꼴인가요. 아니, 지금의 모습은 진정한 정치조직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겠다고 말만 떠들어 대지 정작 필요한 정책도 없고, 국민에 대한 의리도 없고, 인간에 대한 예의도 없이 무조건 저만 잘난 사람들뿐입니다. 제 맘에 안 들면 웽하니 토라져서 분하고 억울하다고 난리를 쳐대고, 조금의 힘만 얻었다 하면 뭐 그리 얻어먹을 게 많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모아 패거리를 만드는지, 한심하다 못해 보는 것만도 지겹습니다.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어느 노 정치인이 젊은 시절 그랬습니다. 어쨌거나 닭모가지가 비틀리든 돼지 멱을 따던 4월9일은 옵니다. 울부짖어보았자 돼지도 죽고 닭도 죽습니다.

 

이제는 국민들이 진정한 용기와 사명감으로 선택을 하고 힘을 보여주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어제 주요 뉴스에서는 사상 최저 투표율이 나올 것이라고 앞다투어 예상하더군요. 정말 그런 현상이 일어나면 우리나라 망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안 되겠지요.

 

정치꾼들을 몰아내고 진정한 정치인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몫입니다. 국민의 의무입니다. 그 의무를 다할 때 우리 국민은 정치권력보다 위에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 힘을 우리 국민이 지킬 때 지금의 한심한 정치꾼들을 엄하게 심판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산골마을에 사는 작은 소시민 한 사람이 울부짖고 싶습니다. 제발 투표하자고,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고 말입니다.

 

홍천군 선거관리위원회 홍천군 선거관리위원회 앞
홍천군 선거관리위원회홍천군 선거관리위원회 앞 ⓒ 이종득

"뽑을 놈이 있어야 투표를 할 게 아닌가!"

어제 어느 노인 분에게 투표해야죠? 물었다가 들은 말입니다. 나는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뽑을 사람이 없으면 투표에 참여해서 백지를 내세요."

노인 분은 헛웃음을 흘리시면서 그럼 뭐하러 힘들게 투표하러 가나, 그러셨습니다. 나는 그래서 또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국민 모두가 투표는 했는데 찍은 사람이 없다면 당선 되는 사람도 없을 테고, 그러면 정치하는 사람들이 반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택도 없다, 반성할 놈이었으면 진작에 했을 거다. 다 그놈이 그넘들이다."

 

나는 그래서 또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래도 이 나라의 주인이고 절대 권력자인 우리 국민 모두가 투표에 참여해서 잘못된 정치인들을 심판해야 해요. 잘못된 것을 보고도 참여하지 않으면 참여한 사람에게 미안한 일 정도가 아니라 어떤 의미로는 죄를 짓는 것이잖아요."

 

노인은 투표할 거니까 걱정말라고 말씀했습니다. 내가 평생을 지켜온 나라인데 왜 지금 포기하겠느냐면서 말입니다.

 

정말이지 내가 사는 대한민국의 주인인 우리 국민 모두가 이번 총선에 자기의 귀한 한 표를 꼭 행사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그리고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하여서는 감히 부탁하고자 합니다. 한번쯤은 하늘을 보고 생각해보시기를 말입니다. 나 자신을 잠시 접어두고, 내 자식들에게 우리나라의 좋은 정치문화를 만들어 물려줘야 하지 않는가에 대하여서 말입니다.

 

내 자식들에게까지 이런 썩어빠진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를 해도 되는 문화를 물려주면 지금의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지 않을까 한번쯤은 생각해보시기를 권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내가 아는 누구여서 그 사람을 뽑는 정치적 행사는 정말이지 이제 그만 둬야 하지 않은가 생각할 때가 된 것입니다. 내가 아는 사람의 친구이고, 사돈이고, 사촌이고, 팔촌이고, 동창 등등이어서 그 사람을 뽑아주는 어리석음은 이제 제발 그만해야 하지 않은가 말입니다.

 

내가 아는 누구여서 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고,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인간에 대한 예의를 존중하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만이 내가 주인인 우리나라의 정치문화가 좋아진다는 것을 이제부터는 꼭 마음속에 담아두고 선택하시기를 간절히 청하고자 합니다. 


#총선#정치#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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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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