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세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엔 좀 늦었지요? 개인적으로 제가 바다 건너 주거지를 옮기는 바람에 시간이 좀 많~이 지났습니다. 짐 정리도 조금 되었고, 이곳에선 발이나 마찬가지인 자동차도 이번주에 찾으러 가니 좀 더 여유가 생길 것 같네요.

오늘은 스페인어의 단어 끝부분의 변화에 대해 알아볼 건데요, 원어로는 "꼰후가씨온(conjugacion)"이라고 한답니다.

스페인어는 라틴어의 한 계통인데요, 라틴어에는 매우 독특한 특성이 있어요. 주어부터 동사, 목적어, 그 수식어까지 모두 군대에서 일렬 종대로 서듯이 같이 움직인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우리 말에서는 "나(여자)는 나이든 교사이다"와 "그(남)는 어린 학생이다"라는 문장을 비교해 보면 크게 다른 게 없지요? 주어가 남자이건 여자이건, 나이건 3인칭이건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답니다.

하지만 스페인어에서는 같은 문장이 "Yo soy maestra vieja"와 "El es estudiante joven"로 달라진답니다. 여기서 보면 두 번째 위치가 동사인데요, 벌써 달라졌지요? 그외에도 여자교사는 maestra, 남자교사는 maestro 이렇게 성별에 따라도 달라진답니다.

머리가 복잡하다고요? 익숙해지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은데, 처음에는 좀 시간이 걸린답니다. 자, 차근차근 살펴볼까요?

독일어에는 성이 '남성', '여성', '중성' 이렇게 세 가지나 있답니다. 고등학교 때 der, die, das 이렇게 세 개씩 꼭 짝지어 외우던 기억이 나네요. 기쁜 소식은 스페인어에는 성이 '남성'과 '여성' 이렇게 두 가지인데다가 거의 규칙적이기 때문에 하나씩 따로 외울 필요는 없다는 거에요.

몇가지 규칙이 있지만 처음부터 다 알면 머리가 지끈거릴 것이기 때문에 큰 규칙 하나만 알고 넘어갈게요. 단어의 끝이 -a로 끝나는 단어랑 모음으로 끝나는 많은 경우가 여성이에요. 100%가 아니라고요? 그래도 다른 언어에 비하면 상당히 규칙적이랍니다. 위에서 남자교사, 여자 교사 기억나죠? 단어를 외울 때는 maestro 하나만 알면 되고요, 여기서 끝모음을 a로 바꿔주면 여자를 의미하게 된답니다.

발음도 해 볼까요? "마에스트로", "마에스트라". 스페인어에서 아들 딸에 해당하는 단어가 hijo 랍니다. 그럼 아들은 hijo, 딸은 hija 냐고요? 네!! 맞습니다. 발음은 h는 안 해 주니까 "이호", "이하"가 되겠습니다.

질문이 있다고요? 남자교사 1명, 여자교사 1명이면 어떻게 하냐고요? 복수인 경우에는 모두 여성인 경우에만 maestras를 쓰고 그 외에는 maestros 쓰면 됩니다. hijo도 딸만 있는 경우라면 hijas 그 외에는 모두 hijos 를 쓰면 되지요.

약간 남성위주의 개념 같다고요? 네,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언어란 게 긴긴 시간을 두고 사람들이 사용해 오면서, 권력을 가졌던 측에서 자신들에게 편리한 쪽으로 변화시켜 온 것도 있기 때문이에요. 이 문제는 덮어두고, 계속 가 볼까요?

이전 시간에 배웠던 아침인사, 점심인사, 저녁 인사 기억하시죠? Buenos días, Buenas tardes, Buenas noches 지요. 여기서 bueno는 영어의 good에 해당하니까 '좋은'이란 의미겠지요. 그럼 día는 아침이냐고요? 스페인은 모든 게 느릿느릿 여유있게 진행되는 문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해가 뜰 때부터 점심 전후까지 모두 día를 쓰는데요, 뜻은 day 랍니다.

그럼 tarde는요? 이것 오후 라는 의미인데요, 점심때를 한참 지난 서너시경에 쓴답니다. noche 는 nocturn이란 단어랑 비슷하지요? 네, 밤이라는 의미입니다. 자 그런데 이 인사말들을 보면 모두 s가 붙어 있어요. 그 말은 단수가 아닌 복수로 쓰였다는 건데요. 이상한 건 앞에서 꾸며주고 있는 bueno에도 s가 붙었어요.

무언가 잘못된 게 아니냐고요? 네 이게 바로 라틴어의 특성이랍니다. 꾸며주는 말들도 같이 변화한답니다. 즉 día, tarde, noche가 주인이고 bueno를 하인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주인의 말끝이 변하니까 꾸며주고 있는 하인의 말끝도 변하는 거에요. 그런데 어떤 건 buenos고 어떤 건 buenas지요? 위에서 말한대로라면 모두 a, e로 끝났으니 여성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말이죠? 네 여기서 día는 불행히도 불규칙이랍니다.

낮/날 이라는 día는 아주 많이 사용된 단어였을 텐데, 어쩌다가 남성이 되어 버렸네요. 그래서 día만 buenos 로 변하고 나머지는 여성명사이기 때문에 buenas 로 변했답니다.

그럼 나이든 남자교사는 maestro viejo 여자 교사는 maestro vieja가 되겠지요. 그런데 왜 꾸며주는 말이 뒤로 가냐고요? 위의 인사말들과 몇몇을 제외하고는 보통을 꾸며주는 말이 뒤로 간답니다. 거 참 헷갈리지요? 아주 짧은 말을 하더라고 생각할 게 참 많겠어요. 그래서 사실은 기본적인 것들을 알아만 두고 필요한 부분들을 이해한 뒤 외워서 언제든 튀어 나오게 하는 게 좋아요. 그러면 서바이벌에다가 약간의 친구 사귀기까지는 문제 없답니다.

스페인어에서 '예쁜'에 해당하는 단어가 bonito인데요, 읽어볼까요? '보니또' 그럼 '당신은 예쁘다'를 스페인어로 말해 볼까요? 어어어어… 한국말에서는 괜찮은데요, 스페인어에서는 '당신'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알기 전에는 이 문장을 말할 수가 없답니다. 남성이라면 bonito가 되겠고요 여성이라면 bonita가 되기 때문이에요. '보니또'라는 이름의 살사 클럽도 홍대에 있답니다.

자, 그럼 주어가 달라지면 동사도 달라질 텐데, 영어에서는 3인칭 단수에서만 변한다는 것을 영어 수업시간에 배웠을 거에요. I work… He works… 이렇게요. 스페인어에서는 6가지로 다 변한답니다.

<나, 너, 그/그녀/당신, 우리들, 너희들, 그들/그녀들/당신들> 여기서 당신이 왜 3인칭이냐고요? '너'는 가까운 느낌이지만 '당신'은 존칭 내지는 격식을 차리는 상대이기 때문에 2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취급한답니다. 다행인 건 남미쪽에 가면 그나마 한가지는 사용을 안한대네요. 이 동사를 다 들여다 보면 좀 골치가 아플 터이니 유명한 노래 한가지만 언급하고 넘어갈게요.

'에레스 뚜'라는 노래 기억하시나요? 자, 아래 노래 나갑니다. 한 번 들어보세요.

http://youtube.com/watch?v=uo40Qmx6AAE

여기서 에레스 뚜 가 모냐고요? Eres tú 인데요. tú는 단수 you에 해당하고요, eres는 be 동사인데요. 그렇다면 "당신은… 이다" 란 의미지요? 네, 이 노래는 사랑 노래입니다. 당신은 밤에 울리는 기타와 같고 모닥불 같고…. 이런 감미로운 사랑노래지요. 이렇게 동사는 주어의 인칭과 성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만 알아두고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짚어가기로 할게요.

자, 그럼 다음 시간부터는 무엇을 하냐고요? 잘 알려진 스페인어 음악의 가사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다 설명하기엔 길 터이니 1절 정도 같이 뜻을 살펴보면서, 친구사귀기 좋은 스페인어 몇 마디씩 배워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스따 루에고!!!!

덧붙이는 글 | www.latin24.com



태그:#스페인어 , #살사 , #SPANISH, #ESPANOL, #배우기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