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개심사로 가는 길은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주변은 때늦은 벚꽃들로 둘러싸여 있고,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상왕사 개심사 현판이 눈길에 띈다. 해강 김규진의 글씨다. 이 건물 옆으로 휘어진 기둥의 범종각이 일품이다. 해탈문을 통해 옆으로 돌아 들어가면 대웅보전이 있고 그 앞에 오층석탑이 있다.
옆에는 기둥이 휘어진 나무를 사용하여 자연스런 미를 살린 심검당이 있다. 대웅보전은 1941년 해체 수리 시 발견된 기록에 의해 조선 성종 15년(1484)에 고쳐지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건물은 고쳐 지을 당시의 모습을 거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절의 규모는 작으며, 조금 떨어진 옆에는 지장보상을 명부전 있는데 안내문에는 문 입구 좌우 측면에 사자상이 있다고 하나, 이는 금강역사상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늘 언제 찾아도 조용한 절이었으나 최근들어 주말엔 많은 관광객들로 붐벼 옛날 느낌은 나지 않는다. 입구의 외나무다리를 건너면서 예전 조용하던 그 모습을 생각해 본다.
주변 산세가 좋은 일락사해미읍성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일락사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길을 가다보면 길가에 황락리 마을 미륵불이 보인다. 논 밭에 있으며 미륵불이라 하나 석 장승 비슷하게 보인다.
한참을 올라가면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00호 일락사 삼층석탑이 있다. 현장에 있는 문화재 안내문이 탑과 너무 가까이 있어 위치를 조금 옮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탑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으며, 고려시대 초기 탑으로 추정된다.
정면에는 근래 다시 지어진 대적광전이 있다. 현재 옆에는 명부전이 있으나 예전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93호로 지정된 대웅전이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208호인 일락사 철불이 있었으나 현재는 수덕사 근역 박물관로 옮겨져 전시중이다.
해미읍성은 조선 성종 1491년에 축조된 것으로, 영장(營將)을 두고 서해안 방어의 임무를 담당하던 곳이다. 성 안의 건물이 철거되어 그 자리에 해미초등학교와 우체국·민가 등이 들어서 옛 모습을 찾을 수 없으나, 1973년부터 읍성의 복원사업을 실시하여 현재 모습으로 되었다.
옛 모습을 차츰 복원해서인지 관광객들이 많았다. 진남문으로 들어가는데, 성벽 한쪽에는 공주, 한쪽에는 청주란 한자가 써있다. 이는 구역을 나누어 쌓은 것을 의미 한다고 한다.
안에는 객사(客舍)를 비롯하여 옥사 등 건물들이 복원되어 있다. 서문 밖에는 천주교 박해를 알리는 순교 헌양비가 세워져 있다.
고창읍성, 낙안읍성 처럼 성벽을 따라 걸으며 한 바퀴 둘러보면 가벼운 산책 코스겸 주변 성벽을 다 둘러 볼 수 있어 여유로운 여정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