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15일 따사롭고 화사한 화요일. 경남 사천시 곤양면 곤양중학교 전교생 128명은 '경남생명의숲'의 도움으로 곤명면 봉명산 다솔사 일원에서 숲 체험 환경교육과 연계한 주제가 있는 봄 생태 소풍을 즐겼다.
아련한 옛 추억 속의 보물 찾기. 어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보물 찾기는 언제나 신나는 추억이 된다. 보물을 찾아 숲 속을 헤매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온 산을 감싼다. '앗 보물이다' '내가 먼저 봤으니까 내 거다!' '그런 게 어딨어' '먼저 주운 사람이 임자지!' 보물을 못 찾았으면 삼행시 짓기에 도전하면 된다. '다솔사'로 삼행시 짓기.
@ 다=다람쥐야 @솔=솔방울아 @사=사랑한다 문화상품권에 당첨되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절이라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번 소풍을 왔던 곳이지만 오늘만큼은 좀 색다르다. 다솔사의 유래도 알아보고, 숲에서 들을 수 있는 온갖 소리도 들어보고, 숲에서 맡을 수 있는 여러가지 냄새도 맡아보고, 숲 속에서 자라는 나무 이름도 알아보고, 나무 의사가 되어 청진기로 진찰도 해본다.
곤양중학교는 전교생 모두 128명 5학급 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학교다. 학교 뒤편에 산이 붙어 있어 간혹 뱀이나 지네가 골마루에 내려와 아이들을 놀래키기도 한다.
시골 학교다 보니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도 참 많다. 엄마하고만 사는 아이, 아빠하고만 사는 아이, 엄마 아빠도 모른 채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아이들의 비율이 절반에 이른다. 그래도 아이들의 표정은 언제나 밝다. 보호 시설에서 생활하다 소풍 때 잠깐 얼굴을 비친 훈이에게도 따스한 손길을 내밀며 휠체어를 밀어주고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나무 이름 알아보기, 숲 속에서 나는 소리 듣기, 연못 속 도롱뇽 알 관찰하기, 청진기로 나무 심장 소리 듣기, 숲 속에 숨겨진 보물 찾기, 삼행시 짓기, 선생님과 손 잡고 숲 길 걷기 등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오늘 하루 아이들은 숲 속 요정이 된다.
보물을 기다리며, 가을 소풍을 기다리며 하루 해가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