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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과 한나라당이 뉴타운 추가지정 문제를 놓고 28일 협의를 가졌지만,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한나라당 정태근·김성식·권택기·강용석 당선자는 서울시당을 대표해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오 시장을 만나 뉴타운 추가 지정에 대한 양측 이견을 좁히기 위한 면담을 가졌다.

 

양측 모두 "뉴타운 사업이 강·남북 균형발전과 비강남권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는 원론에는 공감했다.

 

신면호 서울시 대변인은 "오 시장과 시당 대표단이 향후 부동산값 안정과 1·2·3차 뉴타운 사업진행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바탕으로 당정협의를 지속적이고 내실있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태근 당선자도 "오 시장의 부동산값 안정을 위한 노력을 십분 이해했고, 언론을 통한 대화에 오해가 많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뉴타운 추가지정을 놓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 차례 격돌한 바 있는데, 이날 회동에서는 이견을 좁히고 접점을 찾는 모양새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문제는 '당분간'이었다.

 

오 시장은 18대 총선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뉴타운 추가지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사업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21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뉴타운사업은 필요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한 지금은 당분간 지정을 고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당분간'이라는 어휘를 놓고 "오 시장의 임기 내 뉴타운 추가 지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동산값만 안정되면 언제라도 추진이 가능하다"는 정반대의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전자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면 한나라당의 입장은 후자라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그러나 시당 대표단과 오 시장의 첫 회동에서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점을 기대하기는 처음부터 어려웠다. 대표단에 속한 당선자들이 하나같이 뉴타운 이슈를 내걸어 당선되지 않은 '비둘기파'라는 점도 이날 회동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짐작케 했다.

 

정태근 당선자는 심지어 한나라당사 브리핑에서 "내가 오 시장이 1월부터 했던 말들을 전부 찾아봤는데, 시장이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사업 자체가 잘못됐다는 말은 한 적이 없었다"고 오 시장을 옹호했다.

 

그러나 오 시장이 3월21일 <아시아경제> 인터뷰(같은 달 25일 보도)에서 "임기 중에 뉴타운 발표는 없을 것이다", "임기 중에 추가로 뉴타운을 발표하는 일은 절대 없다"는 말을 한 것을 감안하면, 정 당선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 당선자는 "오 시장 본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 해명했다.

 

정태근 당선자는 "임기내 추가지정이 가능하다는 언질을 받았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차차 논의하기로 했다. 정책 수립에 있어서 데드라인이 어디 있냐?"고 말했다.

 

그러나 각론에서의 입장 차이가 분명한 만큼 양측의 갈등이 조만간 다시 표출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유력하다. 다음달 6일 서울시당과 서울시의 당정협의회에는 정몽준·홍준표 등 '매파' 중진의원들의 참석이 예상되기 때문에 양측이 의견 절충을 이룰 수 있는 지 지켜볼 만하다.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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