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이가 유치원에서 어린이날 선물 받아왔어요. 00아, 유치원에서 받은 선물 아빠 보여드려라."
"아빠 이거…."
딸아이가 보여준 것은 귀엽게 생긴 원숭이 인형 '끼끼'다.
TV에 나와서 이미 친숙한 원숭이 '끼끼'를 유치원에서 어린이날 선물로 원생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아빠 이렇게 하면…."
'삐요 삐요 삐요 삐요 삐요 삐요 삐요 삐요'
'끼끼'에서 바나나를 빼내자 요란한 비상사이렌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요즘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흉악한 범죄가 연이어 터지자, '호신용 알람 인형'을 선물로 준 것이었다.
'꿈'·'희망'·'사랑'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날에 '호신용 알람 인형'이라니….
"00아, 이거 어떨 때 나는 소리인지 알아?"
"아니 몰라."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너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위험한 곳이라고? 낯선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누가 접근하면 '바나나' 빼서 사이렌 울리라고?
부디 우리 아이들이 이 물건을 '인형'이 아니라 '호신용 경보기'로 사용하는 일이 절대 발생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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