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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수만 마리 새들

 

.. 수만 마리 새들의 큰 무리가 하늘 가득히 군무를 하더라도 서로 부딪치지 않는 것은 ..  <김수일-나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꾼다>(지영사, 2005) 38쪽

 

 무리지어서 추는 춤은 ‘떼춤’이거나 ‘무리춤’이지 ‘군무(群舞)’가 아닙니다.

 

 ┌ 수만 마리 새들의 큰 무리 (o 1)

 ├ 수만 마리의 새들의 큰 무리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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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만 마리 새들이 이룬 큰 무리 (o 2)

 

 보통은 “수만 마리의 새들”이라고 잘못 씁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의’를 엉뚱하게 집어넣지 않고 잘 썼어요. 반갑습니다. 다만 바로 뒤에는 “새들의 큰 무리”라고 되어 있군요. 이 대목은 “새들이 이룬 큰 무리”쯤으로 손보거나, “새들이 크게 무리를 이루어”쯤으로 고쳐씁니다. 한 군데에서는 ‘-의’를 안 써서 괜찮지만, 뒤따르는 말에서는 얄궂게 붙고 마네요.

 

 

ㄴ. 오늘날 사람들

 

.. 마지막으로, 오늘날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유재산에 대한 집착도 있을 수 없었다 ..  <크리스 하먼/천경록 옮김-민중의 세계사>(책갈피,2004) 35쪽

 

 “사유재산에 대(對)한 집착(執着)”은 “사유재산 집착”이나 “사유재산에 집착하는 일”이나 “사유재산에 매이는(매달리는/얽매이는) 일”쯤으로 다듬습니다. 뒷말과 아울러서 “사유재산에 매이지 않았다”나 “사유재산에 끄달리지 않았다”처럼 다듬어도 됩니다.

 

 ┌ 오늘날 사람들이 마땅하게 생각하는 (o)

 └ 오늘날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x)

 

 “오늘날 사람들이 …”에서는 사이에 ‘-의’가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니, 이렇게 ‘-의’를 넣지 않고 말하니 훨씬 매끄럽습니다. 그러나 우리 세상 모습을 보면, 이처럼 매끄럽고 깨끗하게 쓰는 분들보다 껄끄럽고 얄궂게 쓰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ㄷ. 하루 3분의 2를

 

.. 하루 3분의 2를 누워 지내기는 하지만 확실히 건강해지고 있다 ..  <박정희-나의 수채화 인생>(미다스북스,2005) 5쪽

 

 “확실(確實)히 건강(健康)해지고 있다”는 “틀림없이 나아지고(좋아지고) 있다”나 “차츰차츰 튼튼해지고 있다”쯤으로 다듬습니다.

 

 ┌(1) 하루 3분의 2를 (o)

 └(2) 하루의 3분의 2를 (x)

 

 요즘은 (2)처럼 쓰는 분이 꽤 많습니다. 그러나 (1)처럼 쓰는 분 숫자도 만만치 않아요. 아쉽다면 (1)처럼 쓰는 분들이 차츰차츰 줄어들고 있는 일입니다. “하루 3분의 2를”, “한 주 3분의 2를”, “한 달 3분의 2를”, “한 해 3분의 2를”처럼 적으면 되는데, 왜 이렇게 우리 말투를 잃어 갈까요.

 

 꾸밈없이 쓰는 말투, 예전부터 우리 삶을 가꾸고 보듬는 따뜻한 말투, 누구나 손쉽게 주고받으면서 아낌없이 믿음과 사랑을 나누는 말투를 곱씹어 보면 좋겠습니다. 제아무리 신문과 방송과 온갖 책과 영화며 연극이며 엉터리 말투로 병들어 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 어머니한테서, 또 할아버지한테서 물려받고 배운 그 말투를 찬찬히 떠올리거나 되새기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말이 살고, 우리 삶이 살며, 우리 삶터와 겨레가 삽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토씨 ‘-의’#우리말#우리 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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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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