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작지만 아름답고 위대하다. 나약한 인간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또 엄청난 괴력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그 가냘픈 몸뚱이가 타들어가는 시간은 지극히 짧고 아쉽다.
전국에서 100만개의 촛불이 타오르는 밤. 6월10일 그들의 숭고한 헌신이 있었기에 또 다시 맑고 밝은 새 날을 맞이할 수 있었다. 2008년 최고의 구조물로 단연 기네스감인 일명 '명박산성' 앞에서 타오르는 촛불의 힘은 이미 컨네이너의 철재를 뚫고 모래를 넘어 청와대 앞마당에 이르렀고 그곳에서 장렬하게 삶을 거둔다.
11일 새벽, 광화문 길바닥을 휘감는 한줄기 바람에도 끄떡없던 촛불들이 하나 둘씩 그 짧은 생을 마감하고 있었다. 꺼지는 순간까지도 그들은 소중한 메시지를 인간들에게 전하고 있었다. 조용히 촛불의 마지막 뒷모습을 따라가 보았다.
촛불은 꺼져가면서도 외치고 또 그 환한 빛을 세상에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