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식탁, 하지만 믿고 먹을 게 없습니다. 더구나 풀을 뜯어먹던 초식동물인 소에게 쇠고기 사료를 먹여 발생한 미친소 파동은 우리의 식탁을 더욱 불안하게 합니다. 무분별한 농약과 비료가 범람한 논밭에서 자란 곡식들은 잔류농약으로 뒤범벅이 되어있습니다. 생산량은 늘어나고 먹을거리는 많은 듯 보이지만 사실은 먹을 게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시절의 추억거리였던 장아찌를 우리는 다시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아찌는 원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려야 좋습니다. 장아찌는 불에 익히지 않으며 고추장이나 된장, 간장 등의 장류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우리의 식탁에서 점점 잊혀져간 가난한 시절 추억거리였던 장아찌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매실장아찌' 함께 만들어 봐요
송알송알 단단하게 잘 영근 매실을 구입했습니다. 6월 초에 매실청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청매실로 매실장아찌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지난번 매실보다 제법 씨알도 굵고 잘 영글어 장아찌용으로는 아주 그만이다 싶습니다.
이걸 어떻게 담나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지인들의 얘기도 귀담아 들었습니다. 지난해에 시도했다 한 번 실패했거든요. 씨도 빼지 않고 그대로 설탕과 매실을 켜켜이 담아두었다 건져내는 시기를 놓쳤답니다. 한참 후에 생각이 나서 확인해보니 물러져서 버렸답니다. 그 아픈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만들어야지 몇 번을 별렀답니다.
청매실을 깨끗이 씻어내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뺀 다음 칼로 일일이 씨앗을 제거했습니다.
먼저 청매실에 씨앗이 있는 부분까지 칼집을 넌 다음 청매실을 5~6조각을 냈습니다. 칼집을 한 번 넣은 다음 적당한 간격으로 다시 칼집을 넣어 칼에 힘을 주고 좌측으로 살짝 밀면 힘들이지 않고 매실의 과육이 분리됩니다. 이렇게 손질한 매실을 설탕과 같은 분량으로 켜켜이 통에 담았습니다.
그런데 이 씨앗을 분리하는 일이 여간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아닙니다. 인내를 가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마음을 비우고 일을 해야 합니다. 하긴 그 맛있는 청매실 장아찌를 만드는데 이만한 수고로움은 어찌 보면 별거 아니란 생각도 듭니다.
입맛이 없다 싶을 때는 '매실장아찌'가 아주 그만
어째 입맛이 없다 싶을 때는 매실장아찌만한 찬도 드물거든요. 밥맛을 돋궈주고 피로회복에 아주 그만이니 이 얼마나 좋습니까. 강알칼리성 식품인 매실은 피로회복은 기본이고 체질개선에도 좋은 건강식품입니다.
요즘 많이 나는 푸른 매실을 청매라고 하며 노랗게 익은 매실을 황매라고 합니다. 매실의 성분은 약 85%가 수분이며 당질이 10%, 이밖에 비타민, 유기산, 미네랄이 매우 풍부합니다.
또한 매실은 살균과 해독 작용이 있어서 식중독에도 좋고 공해에 찌든 우리 몸의 독을 푸는 데 효과적입니다. 간은 물론 숙취제거와 차멀미 예방에도 좋습니다. 그러나 신맛이 강한 매실을 많이 먹으면 치아를 상하게 하고 소화기능을 해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성질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매실청이나 매실장아찌 매실차 매실술 등으로 가공해서 먹는 것입니다.
그저 생각만 해도 입맛 도는 '매실장아찌'
매실장아찌 담기는 씨 빼는 게 가장 힘이 들더군요. 씨를 제거한 과육은 소금에 절이기도 하는데 그냥 담아도 됩니다. 매실의 과육과 설탕 순으로 채우고 마지막에 설탕을 듬뿍 넣었습니다.
한 달 정도 지나면 먹을 수 있습니다. 이때 우러나온 매실 추출액은 음료나 식재료로 사용하고 절여진 매실은 고추장에 무쳐먹거나 각자 취향에 따라 먹으면 됩니다. 따끈한 밥에 매실장아찌, 그저 생각만 해도 입맛이 돕니다.
[매실장아찌 담는 방법] 1. 좋은 양질의 매실을 구입한다. 2. 청매실을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둔다. 3. 칼로 과육을 5~6조각으로 잘라 씨앗을 제거한다.4. 매실의 과육과 설탕을 켜켜이 담는다.5. 30일~40일 발효시켜 고추장에 버무려 먹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