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여당의 새로운 수장이 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에게 "당을 화합으로 잘 이끌고 야당과도 잘 협조해 국정안정에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4일 맹형규 정무수석이 전했다.
맹 수석은 "대통령은 정치의 중심은 정당이고 국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의 의중도 함께 전했다. 여당 대표의 역할과 위상을 인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희태 "대통령 직접 전화까지 주시고 수석도 보내... 감사"
맹 수석은 이날 오전 8시 30분 여의도 한나라당사로 박 대표를 예방해 대통령의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한나라당 전당대회 경선 결과가 확정된 직후에도 직접 박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맹 수석은 "대통령이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나라가 어려울 때 대표와 새 지도부가 꾸려져 국민의 기대가 크다는 말씀을 전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당을 화합으로 잘 이끄시고 야당과도 잘 협조해 국정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십사한다는 특별한 당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도 "어제도 대통령께서 직접 전화를 주셔서 축하의 말씀을 해주시고 오늘은 또 수석을 보내 당부 말씀을 전해주셔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또 박 대표는 "경제 살리기는 당에서도 공감하고 사명으로 생각한다"며 "당내 화합과 국민 신뢰 회복의 바탕 위에서 전력을 다 바쳐 경제 살리기에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표는 '친이' 성향인 자신의 대표직 당선을 두고 언론에서 '친정체제 구축'으로 해석한 데 대해 "그 뜻이 뭔지 잘 모르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웃으면서 한 얘기였지만, 자신을 대통령의 뜻대로 움직이는 대표로 인식하는 데 대한 불쾌감이 엿보였다.
박 대표는 "친정이 체제를 잘 갖췄다는 얘기로 듣겠다"며 "대통령의 '친정'이 우리 한나라당 아니냐. 앞으로도 대통령이 친정을 더 사랑해주시라"고 말했다.
"대통령, 친정 더 많이 사랑해달라"
이어 박 대표는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박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최고위원들에게 "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은 경제회복과 경제발전"이라며 "국정이 올바로 가고 경제를 살리도록 노력할 테니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또 고사성어인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언급하면서 "당 앞에 많은 어려운 현안이 있지만 우리가 대화를 하고 머리 맞대 연구하면 안 풀릴 일이 있겠느냐. 우리가 지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할 것"이라며 대표직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나라당이 여당이 된 이후 첫 대표를 맡게 된 데 대한 감격도 내비쳤다. 박 대표는 "야당 때 대표직을 한 5개월 해봤으나 그때는 야당이고 지금 여당이니 위상이 많이 다를 것"이라며 "잘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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