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위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아마 냉면이 아닐까싶다.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냉면만큼 더위를 식혀주는 음식이 또 어디 있을까. 입맛 없는 복더위에 새콤하게 때로는 매콤하게 만들어 먹는 냉면은 여름철 별미다.
여름철에 인기 있는 냉면은 물냉면과 비빔냉면이 있다. 물냉면은 메밀, 칡 등의 가는 면에 오이와 배, 무, 야채, 편육, 삶은 달걀을 넣어 시원한 육수를 부어 먹는다. 비빔냉면은 매콤한 양념과 갖은 재료를 넣어 비벼먹는다. 여름에 즐겨먹는 냉면은 조선 시대부터 먹었으며 옛날에는 겨울에 따뜻한 방에서 즐겨먹었던 겨울음식이다.
수분 보충, 다이어트에 아주 그만인 물냉면
취향에 따라 식초나 겨자를 넣어 먹으면 맛이 한결 개운하다. 식초는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피로회복에 좋으며, 겨자는 배탈을 예방하고 식품이 상하는 것을 방지한다. 냉면 육수는 요즘처럼 비지땀을 흘리는 복더위에 수분 보충으로 아주 그만이다. 다이어트에 좋은 메밀을 이용해서인지 냉면은 여성들에게도 인기다.
평양과 함흥에서 유래된 냉면의 긴 면발은 수명을 상징하기 때문에 함부로 자르지 않는다고 한다. 메밀을 주재료로 사용해 면이 잘 끊기는 평양냉면은 주로 물냉면이 많으며, 감자와 고구마의 녹말을 이용하는 함흥냉면은 물에 잘 불어 비빔냉면에 많이 쓰인다고 한다.
냉면의 종류는 실로 다양하다. 칡의 전분을 사용한 갈색의 칡냉면, 고기 장국을 끓여 육수를 차게 해서 먹는 장국냉면, 순 메밀가루로만 만든 진주냉면, 동치미냉면, 열무냉면, 나박김치냉면 등이 있다. 기호에 따라 홍어나 가자미 등의 생선회를 넣어 만든 회냉면을 즐겨먹는 사람들도 있다.
무더운 여름나기, 냉면 한 그릇으로 시원하게 넘어보자
메밀로 만드는 냉면은 메밀 함량이 많을수록 질기지 않다. 그러나 냉면이 대중화 되면서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일부 업소에서 밀가루나 전분 함량을 높이면서 쫄면처럼 질겨지게 되었다.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보다는 밀가루나 전분이 많아지면 면이 질겨진다. 그래서 질긴 면이 결코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성질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편하게 빨리 먹으려고 가위로 잘라 먹는다. 하지만 면을 즐겨먹는 중국 사람들은 복 달아난다며 가위로 자르지 않는다고 한다.
숨 막히는 무더위에는 가슴이 시원하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시원한 물냉면이 최고다. 무더운 여름나기, 냉면 한 그릇으로 시원하게 넘어보자. 가위로 싹둑 자르지 말고 맛 또한 천천히 즐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