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오후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한 숲에 든 적이 있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덕분에 산 정상에서는 인천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도 있었습니다.
* 관련 글 : [포토영상]쾌청한 가을 하늘에 인천이 한눈에~ 그런데 산줄기를 따라 오르다보니 눈에 띄는 게 있었습니다. 등산로 주변 상수리나무 나뭇잎이 죄다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며칠 전 거센 비바람 때문에 나뭇잎이 어느새 다 떨어졌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벌레가 갉아먹었는지 앙상한 줄기와 도토리만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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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마산뿐만 아니라 계양산 일대 상수리나무가 이렇게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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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줄기만 남은 상수리나무는 한두 그루가 아니었습니다. 철마산과 계양산 일대 대부분의 상수리나무들은 연두색의 커다란 괴벌레에 의해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괴벌레들이 상수리나무에 달라붙었었는지, 나무 아래에는 벌레의 검은 시체들로 즐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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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나무 아래로 괴벌레가 떨어져 있다. 송충이라면 솔잎을 갉아먹어야 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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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을 자주 찾는 주민들 말에 따르면 갑자기 벌레떼가 불어났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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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이유인지 괴벌레는 상수리나무만 집요하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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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상수리나무가 이렇게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사람들은 도토리를 남김없이 싹쓸이 해가고 있었습니다. 야생동물들의 먹이이자 새로운 상수리나무의 씨앗을 비닐봉지와 가방에 가득 주워 담아가지고 산을 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 답답했습니다.
암튼 현재 철마산과 계양산 일대 상수리나무는 괴벌레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자연과 생명을 거스르고 생태계를 교란시킨 사람들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