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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여진 글을 읽다보면 글쓴이를 직접 만나보지 않아도, 그와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만큼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을 가진다. 반면에 자리에 앉아 글을 써보고자 한다면 부담감을 가지는 것도 사실이다. 글을 읽는 것과 글을 쓴다는 것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서평쓰기'가 어려운 위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남의 글을 읽고 평가해서 리뷰를 올리지만 한편으로 자신의 글이 다시한번 또다른 독자에게 다시 읽혀지고 평가받는다는 점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글이 남앞에 발가벗져져 놓인다는 것 자체가 글을 쓰느데 장애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하루에 몇번씩 자판위에 손을 올려 놓는 이유는 아마도 바로앞에 있는 자신과의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이유일게다.

 

[글쓰기 수업]에서 저자 앤 라모트는 두 명의 독자를 위해 두 권의 책을 썼다고 한다.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그 두 명에게 보여주고자 했다. 아무리 혹독한 비평이 있을지라도, 그들을 위해 최대한 열성을 가지고 글을 적었다고 한다. 아마 우리가 글을 쓸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일 것이다.

 

가끔 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면 인생의 사치스러움이 아닌지 반문하는 경우가 있다. 글을 쓴다고 해서 생활고가 급격히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행여 작가 지망생이라면 현실의 경제난도 외면할 수 없다. 넉넉한 생활속에 취미로 글을 적는다는 것도 시간에 대한 낭비와 허울좋은 교양 운운할 수도 있다.

 

저자는 어떤 글을 쓰더라도 세상에 대해 두려움과 현실감과 열린 마음을 가지도록 권하고 있다. 한 자를 쓰더라도 집중력을 가지고 자신만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리며, 세상에 대한 통찰을 강조한다. 우리가 글을 쓰기전에 가져야 할 준비자세일 것이다.

 

글을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할까? 여간 고민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처음 시작이 어렵지만 그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저자는 모든 글이 그렇고, 훌륭한 작가들도 처음부터 술술 써 내려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자신의 내면의 소리와 세상의 사물을 유심히 시간을 두면서 관찰하고 그들 입장에 섰을때 感이 온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메모하는 습관과 주위를 꼼꼼히 바라보고 차곡차곡 정보를 모으며 숙성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머리와 가슴속에 어느정도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조언은 글을 쓰는 자세가 될 것이다.

 

[글쓰기 수업]을 읽다보면 많은 부분이 저자가 작가 지망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겪었던 경험담을 중심으로 적고 있다. 저자는 소설을 쓰면서 느꼈던 과정상의 고초, 출판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츄어로 몇 글자 적고 있는 우리네 입장에서는 남 이야기처럼 생각되는 부분도 있다. 아무리 인터넷이나 온라인상에 자유롭게 글을 쓰는 기회가 많아졌더라도, 아직도 출판의 기회를 갖지 힘든 우리 현실을 보면 회의감마저 든다. 그래도 미래의 나를 그려보며 오늘도 자판을 두드리는 이유로 합리화될런지... 또한 책을 읽는내내 글쓰기를 넘어서 열정적이고 당찬 그녀의 인생에 대한 조언은 다시한번 글쓰기의 나의 초심을 잡아주는데에 충분했다.

덧붙이는 글 | 예스24, 알라딘에도 송부했습니다.


글쓰기 수업 - 앤 라모트의 유쾌하고 다정한

앤 라모트 지음, 최재경 옮김, 웅진윙스(2007)


#인문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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