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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한가위맞이 충청도 앉은굿이 펼쳐진다.

무천문화연구소(소장/조성제)가 기획하고 국립민속박물관 협찬으로 펼쳐지는 이번 충청도 앉은굿은 서울에서 보기 힘든 충청도 굿으로 태안을 중심으로 3대째 내려 온 박수천 법사(충청도 설위설경 보존회장)의 숨은 재주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설위설경은 충청도 앉은굿에서 법사들이 의식을 수행하기 전에 제단 주위를 팔문진법과 금쇄진 등 여러 가지 형태의 한지로 만든 부적을 두르는 것으로 경전을 설명한다는 의미에서 시작된 말이다.

설위는 설위설진(設位說陳)의 준말로 제단에 둘러치는 한지종이로 각종 형상을 장엄하게 만들어 설치하는 부적으로 귀신을 물리치고 잡아가두어 복을 기원하는 경전을 의미한다. 설위설경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도교에서 전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설경은 귀신을 물리치고 잡아가두는 형태로 봐서 제 14세 한웅천왕인 치우천왕이 황제헌원과 중원의 패권을 탁록에서 다툴 때 사용하지 않았나 한다. 도깨비대왕으로 불리는 치우천왕이 귀신을 부리는 황제헌원과의 전쟁에서 연전 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귀신을 잡아 가두고 물리칠 수 있는 뛰어난 진법이 있었기 때문으로 <탁록대전>에서 사용하였던 치우천왕 군대의 진법이 후세에 전해지면서 설경으로 변하였다고 전한다. 

설위설경은 충청도 앉은굿을 대변하는 말로 그 자체가 이미 축원이며, 신과 신 사이의 질서이며, 신과 인간을 잇는 가교이며, 이승의 연을 끊는 장벽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쟁터의 진법(陣法)이며, 수령(守令)의 동헌(東軒)으로 도액, 병택 천도 등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 무구였다.

설위설경을 다른 말로 '종이바수기' 또는 설경으로 불러지는 전통종이 공예로서 다른 지역의 무의식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충청도 앉은굿만의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예술이다. 설위설경을 단지 종이바수기의 의미로만 국한하지 않고, 굿당을 장식하는 종이로 만든 일종의 장엄구로써뿐만 아니라 앉은굿 일체를 일컫는 말로 쓰이는 경향이 강하다. 

앉은굿에서는 한지로 만든 각종 무늬를 굿당에 가득 설치하여 축귀, 축사의 진을 치고 큰 소리로 독경하는데, 설경은 곧 종교적인 장엄구 의미 이외에도 전통적인 종이공예라는 측면에서 문화적 가치가 있다.

동남아에서 일본까지 아시아 전역에 전해오는 종이 바수기는 시작된 곳과 때를 정확히 모른다. 기예의 정교함은 중국이 앞서 가나 그 맛이 우리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또 우리는 한지를 칼로 오려서 만든다는 것이 가위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와 다르다.

충청도 법사들이 만드는 설경의 종류는 경력에 따라 수십 가지로 대법사일 수록 많은 설경을 만들어 낸다. 지금은 충청도 법사들뿐만 아니라 사찰 법회 때나 굿당의 장식에도 쓰이면서 그 맥을 이어가고 있으나 체계적인 연구는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종이공예의 한 부분으로 우수한 전통문화로 보존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또 제자인 이재선 법사와 그의 제자인 김재철 법사 그리고 김종녀 무녀가 어우려저 펼치는 이번 공연은 충청도 앉은굿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가위 오후 경복궁으로 나들이 나왔다 잠시 강당에 들러 한가위 맞이 충청도 앉은굿에서 재수와 복을 많이 받아 갔으면 좋겠다.

1. 일시 : 2008년 9월 14 한가위 오후 2시
2. 장소 :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대 강당
3. 주최 : 무천문화연구소
4. 주관 : 충청도 설위설경 보존회
5. 후원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귀신학회,  한국무교전문교양대학,
             (사)한국민속문화삼족오협회
6. 협찬 : 강창미 무복

덧붙이는 글 | 조성제 기자는 무천문화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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