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솔숲에서 띄운 편지
솔숲에서 띄운 편지 ⓒ 동연
롯데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인천 계양산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해 계양산 소나무 위에서의 210일간 농성 기록이 ‘솔솦에서 띄운 편지(동연출판ㆍ글 신정은,윤인중)’라는 이름의 책으로 출판됐다. 이 책은 계양산 소나무 위 시위 210일 간의 생생한 기록이다.

인천 녹색연합 활동가인 신정은(여)씨가 먼저 초겨울 문턱에 소나무위를 올랐고, 이어 한 목사가 바통을 이어 받아 농성한 이 기록물은, 나무와 숲을 지키려는 인간의 안간힘을 엿 볼 수 있어 보인다. 이 책은 210일 동안 신씨와 윤 인중 목사가 쓴 편지, 일기, 그리고 소나무 시위를 지켰던 지킴이들의 일기로 구성됐다.

신씨와 윤 목사는 지난 2006년 10월 26일 시작해 2007년 5월 23일 동안 계양산 롯데골프장 건설 반대 나무 위 시위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각각 56일과 155일 간 소나무 세 그루를 가로질러 친 텐트에서 사투를 벌였다.

각각 「솔밭 일기」와 「솔숲에서 띄운 편지」라는 제목으로, 소나무 아래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계양산 나무 시위의 의의와 나무 위 생활을 전달했다.

계양산 소나무 위 시위로 계양산 롯데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으며,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07년 11월 계양산을 '꼭 지켜야 할 자연 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씨와 윤 목사는 책을 통해 “한겨울, 발가락 사이에 얼음 꽃이 피어 동상에 걸렸다. 한 평 반의 좁은 공간에서 보기에도 아찔한, 까치들의 높이에 망루처럼 세운 텐트는 계양산을 지키겠다는 상징으로 펄럭였다”면서, “땅 위를 걷고, 사람들과 마주앉아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고, 물에 몸을 담그며 씻는 사람의 기본 욕구를 포기하고 나무를, 숲을 지키려는 안간힘 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숲이 운다. 천막과 현수막이 펄럭거리며 바람을 맞이한다. 키 큰 나무들은 저러다 쓰러지겠네 할 정도로 휘청거린다. 그러다가도 바람이 그치면 곧 제 모습으로 돌아온다. 언제 흔들렸나 하리만치 시치미를 떼고 그대로 서 있는 나무다. 하루 종일 드세게 바람이 불던 오늘도 나무들은 우우 소리를 내며 몸을 심하게 떨었다. 그러다가 고만 평상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뒷말이 없다. 군소리가 없다 뒷말이나 군소리를 하는 것은 사람들인 뿐인가 보다.”

- 본문 윤인중 목사의 편지 중에서 -

“바람이 분다. 텐트 문을 열어 바람을 맞는다. 바람은 소리가 없다. 사물에 부딪쳐 소리가 날뿐, 그것은 바람의 소리가 아니다. 소나무 가지사이로 바람이 부딪쳐 솨~~~소나무 가지의 소리다. 일 년이 다되어가는 계양산 지키기, 지루하고 복잡하다. 현실적 조건에서 가장 최선은 어떤 것일까?”

- 본문 지킴이 일기 중에서 -

이번 ‘술솦에서 띄운 편지’ 출판에 대해, 계양산 골프장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 관계자는 “2006년 6월 시작된 계양산 골프장 반대투쟁은 3년을 넘기고 있지만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 힘은 210일 동안 진행했던 나무위 시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나무 위 시위는 신정은, 윤인중 목사 두 사람과 소나무 시위를 지키기 위해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이 계양산과 한 몸이 됐던 과정으로, 계양산이 아프면 함께 아플 수 있는. 그러기에 계양산은 아직도 뜨겁다. 그 뜨거움의 원천이 책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말했다.


솔숲에서 띄운 편지 - 계양산 소나무 위에서 보낸 210일

신정은.윤인중 지음, 신종철 사진, 동연(와이미디어)(2008)


#계양산#신정은#윤인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