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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은 우리 민족의 비전이요 꿈이다. 그러나 우리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상대인 북한이 있고 우리와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 문제 그리고 주변국들의 크고 작은 영향력이 여러 형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간단치가 않다. 

 

통일을 위한 국방 분야의 준비사항은 여러 가지 많겠지만, 그 중에서 북한의 입장과 주변국의 상황 추이에 구애됨 없이 우리 단독으로 사전 준비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야 되는 내용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로 한다.

 

남북이 긴 세월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살아오는 동안 형성된 적대의식을 해소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의식 속에 침착되어있기 때문에 특단의 불식 노력 없이는 해소하기 어렵다. 가능한 한 빨리 착수 꾸준히 추진되어야 한다. 신뢰관계가 구축되어야 평화체제가 무리 없이 정착될 수 있고 전쟁방지를 보장하는 군비축소의 진전도 가능하다.

 

국방 분야는 다른 민간 부문과 달라서 최후까지 피차 고도의 경각과 긴장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상호접촉을 통해서 신뢰를 쌓아가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신뢰 증진에 역행 저해하고 있는 여러 내부요소들을 제거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한다.

 

1. 남북이 공유 가능한 국방사상 정립

 

우선 정치 이념적 한계를 뛰어넘는 민족공통의 국방사상 정립이 필요하다. 국방이 지향하는 철학과 사상이 공유될 때 화해와 일치의 접점을 찾기 용이해 진다. 국방사상을 공유하게 되면 그 하위개념의 나머지 문제들은 원만히 풀 수 있다.

 

국방사상은 국방정책과 군사전략 수립의 기본 고려요소다. 이는 그 나라가 처해 온 안보환경과 수많은 전쟁의 경험을 통해서 축적 형성된 역사적 산물이다. 우리 민족은 한번도 다른 나라를 공격 침략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다. 1592년의 임진왜란. 1636년의 병자호란, 일본 강점기의 항일독립전쟁 그리고 1950년 미소의 냉전각축장 되었던 6.25전쟁 등 모두가 방어전쟁이었다.

 

미국, 일본과 같은 제국주의적인 침략적 군사사상과는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최거대 해양인 태평양과 가장 큰 대륙사이에 위치해 있어 양대 세력의 끊임없는 괴롭힘을 받아 전쟁의 참상을 뼈아프게 경험했다. 때문에 우리야말로 인류의 평화를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침략 경험이 있는 중국이, 러시아가, 미국이, 일본이, 세계평화를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민족에게는 인류평화에 기여하라는 세계사적 사명이 부여되어있음을 자각하여 ‘평화수호의 방어전쟁 사상’을 정립 공유하고 이에 부합되는 개념의 국방전략 수립, 무기체계와 군 구조를 비롯한 군사력 건설이 이루어지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한다.

 

2. 민족군대로서의 정체성 확립

 

자부심 없는 군대는 평화통일과 같은 민족사적 과업에 대해 관심 갖기 어려운 죽은 군대나 다름없다. 자부심은 정체성으로부터 나온다. ‘국군의 날’은 국군 탄생의 의의와 목적 등 국군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국군 최고의 기념일이다.

 

이런 의미 깊은 국군의 날을 반민족적 친일세력들은 6.25전쟁 중 최초로 38선을 돌파한 날을 기념한다며 10월 1일로 결정했다. 사실 이날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조인된 날 ( 53년 10월 1일)이다.

 

우리 군이 시대착오적인 냉전의식을 탈피하고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자주적 민족의군대가 되기 위해서는 군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국군의 날부터 정상화함이 급선무다. 우리 헌법에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법통은 항일 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있다고 명시되어있다. 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식 군대였던 광복군 창설기념일인 9월 17일을 국군의 날로 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국군의 날을 바로 잡는 것은 친일독재 권력에 의해 왜곡되고 실종된 항일 무장 투쟁사를 복원하여 민족혼이 살아있고 민족정기가 바로선 민족의 군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서 통일군대의 정신적 접합의 토대를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3. 대북 적대의식고취 교육 철폐

 

대북 증오심을 씻지 않고서 어떻게 화해를 말할 수 있으며 통일이 가능하겠는가? 모든 통일교육은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 해소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군대도 예외가 아니다. 적개심 고취 교육은 반민족적 친일세력으로부터 전수 받은 악폐다. 일본군 내의 한국인 병사들 마음속에 민족감정이 일까봐 군인은 적에 대해 철두철미 적개심을 가져야 한다고 세뇌시켜온 바를 우리 군에 그대로 이식시킨 것이다.

 

물론 계획 목적상으로는 가상 적을 상정하여 군사적 판단과 작전계획의 기준으로 삼는다. 작계 5027이나 지휘소 연습, 전술 훈련 등 모두가 북한을 적으로 상정하고 있다. 적 전술 교육시간에는 북한군의 전술을 배운다. 그러나 이는 적대의식 함양 목적이 아니다. 

 

친일독재 무리들이 자신들의 부끄러운 행적을 덮기 위해 냉전을 호기삼아 발작적으로 시행해온 멸공정치교육에 불과함에도 지금도 그대로 실시하고 있다.

 

전투는 폭력배들의 주먹다짐과는 다르다. 가장 맑은 이성적 판단에 의한 엄격 냉철한 행동을 요구한다. 고도의 첨단 정밀 무기를 사용하는 현대전에서는 더욱 그렇다. 적개심이나 분노는 전승을 그르치게 할 수 있다. 상대와 승부를 겨루는 어떤 경쟁에서도 분노는 실패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지극히 상식적 사실을 외면하고 “군인은 마땅히 적이 누구인지를 알고 철두철미 적대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대적관(對敵觀) 교육을 통해 북한에 대한 증오심을 증대함이 안보 의식의 핵심이고 애국심의 발로라며 지금도 그대로 정훈교육하고 있다.

 

6.25전후의 거창, 제주, 여순 학살 등 수 많은 민간인 학살과 광주학살 등 민족사의 참담한 비극의 원인 중에는 무자비한 적대의식 함양이 군인의 본분인 양 왜곡 교육시킨 점도 작용했다. 대적관 교육은 인성파괴의 교육이며 반통일적 교육이라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 즉각 폐지해야 한다.

 

안보의 궁극적 목적은 평화다. 적대의식 고취는 반 평화교육이다. 강력한 적대의식과 호전성이 어디 강력한 국방력이며 안보의식인가? 강력한 안보의식은 강력한 평화의식이다. 평화의식의 자부심과 자신감의 유연성이 경직된 적대의식을 극복 승리한다. 평화 불감증이 바로 안보 불감증이다.

 

대북 적대의식의 정도가 안보관의 강도라고 강변하는 이런 비논리적이고 비사실적인 내용을 주입시켜 누구를 이롭게 하려는 것인가? 이들은 한반도를 평화가 깃들기보다는 전쟁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남게 하려는 외세의 흉계에 동조 협력하는 앞잡이들이다.

 

대한민국 국군은 이런 친일 반역자들이나 대미 종속주의자들만을 위한 극우세력의 군대가 아니다. 군은 백해무익한 대북적대의식 고취 목적의 대적관 교육을 즉시 철폐하여 통일 준비에 기여해야 한다.

 

4. 화해를 위한 6.25전후 민간인 학살 진실규명

 

6.25전쟁 전후 공권력에 의해 학살당한 민간인이 백만에 이른다고 한다. 2005년 12월 출범한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신고를 받아 조사를 거친 후 유해발굴을 시작했다. 신고에 의하면 집단 학살되어 매장된 지역이 168개 지역에 이르며 그 중에서 발굴이 가능한 지역은 37개 지역이라 한다. 

 

경북 경산의 코발트 광산에 들어가 보면 수십 년이 넘도록 그대로 방치되어있는 망자들의 뼈더미와 해골들이 쌓여 있다. 이런 처참한 주검을 버려두고 무슨 화해와 상생이 있으며 평화와 통일을 말할 수 있겠는가?

 

학살감행자의 편에 섰던 친일독재무리들과 그 후예들이 대를 이어 지금까지 주류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방치상태일까?. 그들은 “이미 지나간 과거사를 들춰서 무엇 하려 그러느냐?”라고 한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참살 당했는데 그 경위의 진실을 유가족들이 알 필요가 없단 말인가? 이런 원통함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정의가 어디에 있으며 도대체 국가의 존재이유가 뭐겠는가!

 

아직 사실관계를 조사하여 밝힌 적 한번 없이 이제 처음 시작하려는데 무엇을 또 들춘단 말인가? 그 후손들은 부모 잃고도 빨갱이 자식이라 낙인 찍혀 배우지도 못하고 가난과 공포의 지옥 같은 세월을 살아왔다. 이런 억울함을 들어주고 함께 눈물 흘리지 않고서 어찌 화해와 평화 통일을 말할 수 있겠는가?

 

5. 군정신교육 및 간부양성과정 훈육개혁

 

국군의 역사적 정통성을 바탕으로 냉전적 안보관의 군 정신교육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복귀하는 장병들이 평화와 통일의 자주적 안보관을 국민 의식 속에 전파하는 전도자 역할을 해야 함에도 지금은 정반대다. 군대가 마치 대북적대의식을 증폭하고 무조건적 대미의존을 강조하는 극우집단의 정신교육 도장처럼 되어있다. 민족화해와 평화통일 의식을 배양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간부양성 과정의 훈육에서도 민족자존의 역사의식, 인간존엄의 민주적 가치관과 도덕적 용기의 정의감 육성에 소홀함으로써 배타적 우월의식의 집단이기심만 조장되어 오로지 입신을 위한 진급경쟁에 몰두하게 되었다.

 

이러니 사관학교 출신 예비역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군내에서도 사관학교 출신 현역들에 대한 평판이 타 출신에 비해 민족의식, 인간존엄의식, 희생정신 등에 있어 뛰어나다고 인정하지 않는 편이라 한다. 개인적으로는 우수한 면이 많지만 이기적 진급 경쟁에만 민감하다는 평가다.

 

이들이 민족을 위한 자기희생의 고결한 가치관, 인간존중의 인격을 함양하여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민족적 자존심과 정의감을 견지하고 인간존엄의 철학과 신념의 리더십을 함양함으로써 기업 등에서 그들의 제대 날을 미리 알아 서로 모셔가려 하는 그런 존재가 되도록 해야 한다.

 

통일은 물리적 결합이나 화학적 융합처럼 간단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로 이질적인 체제에서 몸담아 오는 동안 형성된 문화적 갈등과 충돌을 최소화 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공통의 가치와 비전을 창출해야 한다.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군은 고질화 되어있는 냉전의식을 일소하고 화해와 평화의식을 뿌리내리는 대대적인 의식개혁을 해야 한다. 이로써 친일 독재 세력에 의해 주도되어온 낡은 시대를 청산 마감하고 인류 평화와 통일을 준비하는 자랑스러운 국군으로 거듭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 표명렬 기자는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 이 글은 10월 28일 영남대학교 통일문제 연구소 초청 특강내용을 요약한 글입니다.




#군대개혁#공통의군사사상정립#대북적대의식 불식#진실과화해#군정신교육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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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을 부하인권존중의 ‘민주군대’, 평화통일을 뒷받침 하는 ‘통일군대’로 개혁할 할 것을 평생 주장하며 그 구체적 대안들을 제시해왔음. 만84세에 귀촌하여 자연인으로 살면서 인생을 마무리 해 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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