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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시대의 세계를 움직이는 10대 파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 시대의 미국 정치와 경제 그리고 세계 정세에 관해 분석한 이 책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선출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향후 몰고올 변화와 미국과 세계 정세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바마 시대의 세계를 움직이는 10대 파워>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 시대의 미국 정치와 경제 그리고 세계 정세에 관해 분석한 이 책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선출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향후 몰고올 변화와 미국과 세계 정세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 새로운 제안

희망과 긍정의 이름, 버락 오바마와 DJ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봐왔던 일이 실제로 이뤄진 것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 내 많은 흑인과 소수민족들은 'We Can Do It(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졌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기쁨과 희망의 눈물을 흘렸다.

이 장면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어,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인데…'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맞다. 우리에게도 그런 과거가 있었다.

 

1997년 12월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추운 겨울을 맞았다. 익히 경험하지 못했던 경제 파탄을 맞아 IMF의 통치를 받기에 이르렀다.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었다. 때마침 제15대 대통령 선거도 실시됐다. 그 결과, 대통령 선거 4수생 DJ가 대한민국호의 새로운 선장으로 당선됐다.

 

그날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특히 DJ와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해왔던 동지들과 그의 젊은 지지자들, 그리고 '마이너'라 불리며 '마이너리즘'이라는 오해를 받아온 전라도 사람들이 기쁨과 희망의 탄성을 내질렀다.

 

버락 오바마와 DJ. 그들은 여러 면에서 서로 닮았다.

 

나라 살림이 바닥이었을 때 정권을 잡았다는 점도 그렇고, 마이너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도 그렇다. 그러나 둘의 가장 큰 공통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미국 대선에서 미국인들이 보여준 모습은 탁월했다.

 

문제는 한국이다. 각종 정책이나 비전 등에서 오바마나 민주당 보다는 공화당과 궁합이 맞았던 한나라당과 정부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곤혹스러운 모습이 저절로 드러난다.

 

오바마의 시대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 정치 1번지 워싱턴의 막전막후 보고서

 

최근 출간된 <오바마 시대의 세계를 움직이는 10대 파워>라는 책을 보자. 현직 외교관(주미 한국대사관 상무관)이 직접 쓴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오바마 시대를 맞아 새로운 파워집단으로 부상한 세력을 10개 집단으로 나눠 철저하게 해부하고, 이들이 미국과 세계 정세에 미칠 영향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오바마 인맥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정부와 관련 공무원들에게는 모범답안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오바마의 10대 파워 그룹 중 정치파워 그룹으로 전통적 진보주의와 온건 보수주의, K스트리트(로비스트)를 집중 분석하고, 경제파워 그룹으로는 군산복합체와 다국적 기업, 월스트리트, 에너지 기업을 파헤쳤다. 사회파워 그룹으로는 진보적 싱크탱크와 인터넷 미이더, 시민운동단체를 살폈다.

 

이를 통해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이라크·이란과의 대화를 재개할 것이며, 고유가에 대비한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바마의 특성상 그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던 워싱턴의 불건전한 로비 문화와 정치 개혁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군수산업은 업종의 특성상 소비자가 바로 정부이다. 무기수출도 대부분 미국 정부의 승인과 보증이 필요한 해외군사판매방식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1차 로비대상은 미국 정부와 의회일 수밖에 없다. 국방안보의 전문성과 비밀성 때문에 정책결정이 소수의 전문 관료들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로비를 통해 이들을 설득하게 된다. 그래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이면에는 군산복합체의 전쟁음모가 숨어있다고 한다. ‘군산복합체’는 군수산업체, 미 국방부 그리고 의회 사이에 형성된 ‘철의 삼각지대’를 일컫는 말이다. - 책 속에서

 

현직 외교관이란 점을 이용, 한미관계의 방향에 관한 새로운 전망도 내놓았다. 동시에 전문 경제 관료답게 서브프라임으로 촉발된 미국경제의 위기와 신뢰를 잃은 월가의 투명성을 어떻게 해결하고, 침체된 미국 경제를 살려나갈지에 관해 전망하고, 오바마가 내세우고 있는 보호무역주의가 한미 FTA 비준 등에 미칠 영향에 관해서도 짚어보고 있다.

 

한 마디로 <오바마 시대의 세계를 움직이는 10대 파워>는 저자가 세계 정치의 수도인 워싱턴에서 근무하면서 만난 정치컨설턴트, K스트리트의 로비스트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접촉을 토대로 한 워싱턴의 막전막후 보고서인 셈이다.

 

한국 정부와 한국인에게 시사하는 점

 

1997년 우리는 DJ의 노련함과 개혁, 넓은 식견을 선택해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사실, 미국의 도움과 컸다. 알다시피, 당시 미국 대통령은 클린턴으로 오래 전부터 DJ와 교감도 있었으며 정책이나 비전 등에 있어서도 코드가 비슷했다.

 

2007년 한국은 MB를 선택했다. 그리고 2008년 미국은 오바마의 젊음과 변화를 선택했다. 두 사람 모두 '경제 회생'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제는 한국이다. 1997년 외환위기 상황에서는 그래도 미국이라는 우방이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줬고, 지도자끼리도 코드가 통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도 깊은 불황에 빠져 있는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도자들끼리도 교분이 전혀 없다. 한가하게 앉아서 '우리는 괜찮다'는 말로 위안을 삼아선 안 된다. 하루빨리 오바마의 정책, 가치, 비전 등에 대해서 철저하게 파악하고, 그의 새로운 파워집단과 교분을 쌓아야 한다. 그것이 위기의 대한민국의 구하는 첫 번째 과제이다.


오바마 시대의 세계를 움직이는 10대 파워

우태희 지음, 새로운제안(2008)


#오바마#미국#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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