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요, 삐요, 삐요!!! 구조출동! 구조출동!
옥과119 구조출동입니다. 장소 옥과면 00농기계 앞 도로상, 화물차 전복사고! 차안에 요구조자 1명!"
119안전센터에 울리는 출동 지령 방송이 유난히 크게 들립니다. 다행히 사고장소가 안전센터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가까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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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 1차선 좁은 도로지만 사고가 났든 말든 지나는 차들은 도로 한복판에 널부러진 연탄 사이로 지나가고만 있습니다. 먼저 도착한 구급차를 이용해 더 이상 차들이 진행하지 못하게 도로 한 편을 막고 사고 난 차량으로 뛰어갑니다.
도로변 농로쪽으로 아슬아슬하게 기울어진 화물차 운전석으로 아주머니 한 분이 울부짖고 계십니다. 사고차량이 전복될 지도 모르지만 이것 저것 가릴새 없이 차문을 열어제끼고 운전자를 구조합니다.
사고 충격에 정신이 없어보이지만 다행히 큰 외상은 없습니다.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모시려 했는데 아저씨에게 연락을 했으니 기다린답니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연탄 1500장을 싣고 광주에서 남원으로 가는 중인데 농로쪽에서 소형화물차가 갑자기 올라와 부딪쳤다는데 얼마나 놀라셨는지 한참동안이나 울먹이고만 있습니다.
"사람 안다친게 얼마나 다행인데 그러세요. 얼른 병원에 가보세요."
말씀을 드려보지만 아주머니께는 그깟 연탄이 아닌거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연탄 한 장 값이 얼만지 잘 모릅니다. 사람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하지만 연탄 한 장 소중한 줄 모르는 사람이 어찌 사람이 중한지 알 수 있을까요.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면 올겨울 내내 누군가의 아랫목을 덥히는 소중한 재산이 되었을텐데 무심히 지나는 차들에겐 도로를 더럽히는 애물단지로만 여겨지는게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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