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실의에 빠진 갑 계원을 위한 온정이 세밑을 훈훈하게 합니다.
지난 12월 5일 5시30분쯤 월동 준비를 하다말고 외양간 소에게 한참 여물을 주던 김영원(47세)씨는 재래식 부엌에서 내뿜는 시커먼 연기에 놀라 현장으로 뛰어 갔으나 불길은 이미 지붕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었습니다.
주변에다 소리부터 쳐놓고 소화도구를 찾느라 허둥대는 사이 불길은 점점 거세져 마당으로 확대되면서 급기야 겨울동안 먹일 5톤 분량의 볏짚을 쌓아 둔 마당까지 옮아 붙었습니다.
70년대 새마을 사업으로 초가에서 단층 슬레이트 가옥으로 외형만 바꿨을 뿐 화재에는 취약한 시골의 전통가옥인지라 화마는 삽시간에 집 전체를 삼켜버리고 말았습니다.
1시간여 흘러 외진 시골마을에까지 소방차가 오고, 지역 의용소방대가 출동했으나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잔 불 진화 밖에 없었습니다.
마음이 여린 김 씨는 느닷없이 벌어진 상황에 충격과 함께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해를 시도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다음날, 군 갑계 모임에도 참석치 못하게 됐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갑 계원들은 경품으로 마련된 대형TV를 비롯한 60여 가지 경품들을 내놓았으며 즉석에서 성금 70여만 원을 모아 친구 돕기에 십시일반의 마음을 보탰습니다.
며칠 후 바쁜 시간을 쪼개 10여명의 친구들과 복구현장을 찾은 임인생 군 연합갑계 이종건 회장은 “추운 날씨에 어려움을 당한 친구의 마음을 위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재기를 위한 작은 힘이라도 됐으면 한다”면서 여러 친구들의 아름다운 우정을 함께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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