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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죽었다고 선언한 니체의 말이 이제는 전설이 되고 있는 시대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신의 절대성의 신화는 부서질 대로 부서져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신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는 하나 신은 아직도 우리의 삶에 막강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을 부정하면서도 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 때문인지도 모른다.

 

신의 존재는 인간의 삶에 그 힘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신은 영원한 화두로 남아 있을 것이 분명하다. 유일신을 주장하고 있는 천주교의 신에 대해서 회의하고 신이 전설이 되었다는 화두를 던지는 소설이 있다. 영원히 풀어지지 않을 지도 모르는, 그러나 무시할 수도 없는 화두를 세상에 던진 것이다.

 

<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철호 장편 소설이다. 2008년 12울 15일에 도서출판 한국문인에서 발행한 책이다. 저자는 한의사로서 왕성하게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단의 중진이다. 이미 많은 책을 저술한 저자답게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인다. 주인공의 성격 묘사가 독자들의 마음을 잡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주제는 복수를 극복하는 용서다. 주인공 박요한 신부님과 강선우, 그리고 아가다 수녀와 아녜스 수녀가 펼쳐내는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는 독자들의 마음을 꽉 잡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야기기 어찌나 긴박하게 돌아가는지, 책을 읽기 시작하면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치밀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의 존재는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데 기여할 때 그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신의 존재가 인간의 삶을 억압하고 통제하는데 이용되는 것은 예수를 믿는 어리석음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예수를 믿지 말고 예술의 가르침을 실천하라는 저자의 주제가 독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강선우의 복수는 삶의 행복을 결정하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신의 존재는 믿기 위해서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가르침을 실천할 때 가치가 배가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임에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전개해가고 있는 저자의 역량이 절대적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빈치 코드에서 세간의 이목을 받았던 이론들을 확대 재생산하였다는 점이다. 이야기의 전개가 대한민국이니, 우리의 정서에 맞도록 전개되었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우리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우리 민족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민족성을 소재로 활용하였더라면 더욱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소설은 픽션이다. 그것을 모르는 독자는 없다. 사실처럼 전개되고 있는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있게 하는 좋은 소설이다. 다빈치 코드의 아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픽션을 속성으로 하는 소설이니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들게 하는 좋은 소설이다.


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철호 지음, 한국문인출판부(2008)


#신#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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