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중심적 역할
.. 서울대에서도 문리대가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지요 .. 《김근태-희망의 근거》(당대,1995) 288쪽
‘역할(役割)’은 ‘노릇’이나 ‘구실’로 고쳐쓰고, ‘담당(擔當)했지요’는 ‘맡았지요’나 ‘했지요’로 고쳐 줍니다.
┌ 중심적(中心的) : 사물이나 행동에서 매우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 - 중심적 가치 / 중심적 과제 / 중심적 위치 / 중심적 인물 / 중심적 존재 /
│ 중심적 역할 / 중심적인 사상 / 중심적인 문제 / 중심적인 부분
├ 중심(中心)
│ (1) 사물의 한가운데
│ - 중심에 서다 / 중심을 벗어나다 / 과녁의 중심을 꿰뚫다
│ (2) 사물이나 행동에서 매우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부분
│ - 중심 개념 / 중심 기능 / 중심 내용 / 중심 사상 /
│ 감자 재배가 중심을 이룬다 / 저명한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했다
│ (3) 확고한 주관이나 줏대
│ - 중심이 흔들리다 / 중심이 없다
│
├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지요
│→ 중심 구실을 맡았지요
│→ 기둥 노릇을 맡았지요
│→ 큰일을 했지요
│→ 한몫 단단히 했지요
└ …
국어사전 보기글로 나오는 ‘-적’붙이 낱말들을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한자말 ‘중심’도 때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걸러낼 수 있을 테지만, ‘-적’만 덜어서 “중심 가치”, “중심 과제”, “중심 위치”, “중심 인물”, “중심 사상” 들로 적을 때하고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봅니다. 또는 “중심이 되는 값어치”나 “중심이 되는 과제”나 “중심이 되는 자리”나 “중심이 되는 사람”이나 “중심이 되는 생각”처럼 적어 보면서 곱씹어 봅니다. “중심에 선 값어치”나 “중심에 선 사람”처럼 적어 보기도 합니다. “중심을 이루는 생각”이나 “중심을 이루는 곳”처럼 적어 보기도 하는데, 이러한 말투도 괜찮습니다.
┌ 중심적인 문제 (x)
└ 크나큰 문제 (o)
중심이 된다고 하면 한가운데에 있거나 가운데에서 단단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가운데에서 단단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기둥’ 노릇을 하는 셈이며, 기둥 노릇을 한다고 할 때에는 ‘큰’ 노릇, 다른 무엇보다 ‘크게’ 도움이 되거나 이바지를 하는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감자 재배가 중심을 이룬다 → 감자를 많이 심는다
├ 저명한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 이름난 학자들이 모여
├ 중심이 흔들리다 → 줏대가 흔들리다
└ 중심이 없다 → 속알이 없다
뜻에 따라서, 느낌에 따라서, 또 우리 생각에 따라서 꾸밈없이 뜻과 느낌과 생각을 밝혀서 적어 줍니다. 이렇게 적을 때가 뜻이며 느낌이며 생각이며 한결 또렷할 뿐 아니라, 가장 알맞고 올바르게 적는 글씀씀이가 되리라 봅니다.
ㄴ. 중심적인 역할
.. 이후 동료들과 함께 〈전후자료 오끼나와〉, 〈도큐먼트 오끼나와 투쟁〉 등 자료집을 내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 《아라사끼 모리테루/김경자 옮김-오끼나와 이야기》(역사비평사,1998) 130쪽
‘이후(以後)’는 ‘그 뒤로’나 ‘그때부터’로 다듬습니다. ‘등(等)’은 ‘같은’으로 손보고, ‘역할(役割)’은 ‘구실’이나 ‘노릇’이나 ‘몫’으로 손봅니다.
┌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
│→ 중심에 있었다
│→ 크게 밑거름이 되었다
│→ 힘을 많이 썼다
└ …
둘도 없이 큰일을 맡았으니 ‘큰일을 맡았다’고 합니다. 그지없이 큰일을 꾸리고 있으니 ‘큰일을 꾸린다“고 합니다. 한국사람들은 이와 같이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일본사람들은? 일본사람들은 ‘중심적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미국사람은 미국말로 이야기를 하고 일본사람은 일본말로 이야기를 하며 중국사람은 중국말로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우리 말로 이야기를 합니다. 아니, 우리 말로 이야기를 해야 걸맞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말투를 제대로 느끼는 분들이, 우리 말투를 알맞게 쓰는 분들이, 또 우리 말투를 찬찬히 헤아리며 쓰는 분들이 꽤 드뭅니다. 틀림없이 한국사람이 쓰는 말이라면 한국말이어야 하고, 한국사람이 쓰는 말투면 한국 말투여야 하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 말과 말투를 잊거나 잃습니다. 버리거나 내칩니다.
┌ 자료모음을 내는 데 더없이 큰몫을 맡았다
├ 자료모음을 내는 데 누구보다 앞장을 섰다
├ 자료모음을 내는 데에 빠질 수 없는 분이었다
├ 자료모음을 내는 데에 큰일을 하였다
└ …
사람을 만나도 꾸밈없이 만날 때 한결 살갑고, 일 하나를 해도 꾸밈없이 온마음을 바쳐서 할 때 한결 보람이 있으며, 놀이를 즐길 때에도 꾸밈없이 온몸을 던질 때에 더욱 기쁘며 재미가 있습니다. 말하기와 글쓰기라고 다르지 않아, 자기 뜻이며 생각이며 넋이며 느낌이며 꾸밈없이 드러낼 때가 가장 좋습니다. 아니, 우리가 꾸밈없이 말하지 않을 까닭이란 없고, 꾸밈없이 글쓰지 않을 까닭 또한 없습니다. 그렇지만 자꾸자꾸 겉치레나 겉꾸밈이 늘어납니다. 껍데기를 씌우는 말과 글이 끝없이 생겨납니다. 스스럼없이 나누는 말은 사라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말이 너무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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