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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바탕이 되는 홀소리를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일까에 대해 쓴 글이 아득하게 느껴지니 무척 게으름을 피웠나 봅니다. 같이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미랑 언니의 전화를 받고 내 게으름을 떠올리며 이번엔 닿소리를 어떻게 가르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자음인 닿소리는 홀소리와 어울려야 소릿값을 갖습니다. 가끔 이 닿소리를 '기역, 니은, 디귿'과 같이 이름으로 가르치려고 하는데 그것은 중급 단계에서 가르치지 초급에서는 '가, 나, 다'의 방법으로 가르칩니다.

이때 '그, 느, 드'로 가르치기도 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은 '가, 나, 다'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ㅡ' 소리가 없는 언어도 있고, 그래서 발음하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홀소리 때도 언급했듯이 'ㅣ'와 'ㅡ'를 구별해서 가르칠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기억하시죠? 'ㅣ'는 이에 닿고, 'ㅡ'는 이에 닿지 않는다는 걸요.)

그런데 'ㅏ' 소리는 입만 크게 벌리면 되니까 발음하기가 가장 쉬운 홀소리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 나, 다' 방법으로 닿소리 수업을 진행합니다. 이제부터는 닿소리 학습 순서와 제시 방법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저는 먼저 사람 옆 얼굴을 그립니다.

입모양 그림 그림의 숫자는 조음 위치를 나타냅니다.
▲ 입모양 그림 그림의 숫자는 조음 위치를 나타냅니다.
ⓒ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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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순서는 1번 입술, 2번 이, 3번 입천장, 4번 어금니, 5번 목구멍의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이 순서는 발음하기 가장 쉬운 것일 뿐 아니라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방향입니다. 꼭 이 방향이 아니더라도 상관은 없지만 이렇게 하면 학습자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그림의 숫자에 따라 닿소리 수업을 시작합니다.

한국어 닿소리 소리가 만들어지는 위치와 예삿소리, 거센소리, 된소리, 유성음, 무성음 등을 고려하여 만든 순서입니다.
▲ 한국어 닿소리 소리가 만들어지는 위치와 예삿소리, 거센소리, 된소리, 유성음, 무성음 등을 고려하여 만든 순서입니다.
ⓒ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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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마, 나, 라, 아'를 가르치고 여기에 획을 더한 '바, 다, 사, 자, 가'를 가르칩니다. 다음 '파, 타, 차, 카, 하'를 가르치고, 마지막으로 '빠, 따, 싸, 짜, 까'를 가르칩니다.

미랑 언니의 질문은 예사소리와 거센소리, 된소리를 어떻게 가르치느냐 하는 거였습니다. 대부분은 학습 현장에서는 화장지와 같은 얇은 종이를 이용합니다. 거센소리를 발음할 때는 이 화장지가 움직이지만 예사소리와 된소리를 발음할 때는 조금만 움직이거나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방법보다 손바닥을 이용합니다. 화장지를 이용할 경우, 화장지의 떨림이 발음을 강하게 하면 예사소리와 된소리도 떨릴 수가 있고, 약하게 발음하면 거센소리도 떨림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소리에 의한 떨림이 아니라 손이 떨려서 화장지가 떨릴 수도 있는 것이고요.

반면 손바닥을 입 가까이 대고 발음을 하면 따뜻함의 차이를 학습자가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자기 손바닥을 대게 하고 연속으로 발음하게 합니다. 다음 교사가 학습자의 손바닥을 교사의 입 가까이 대고 '바, 파, 빠, 사, 싸, 자, 차, 짜' 등으로 발음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거센소리일 때 입김이 많이 나오고 다른 소리보다 더 따뜻함을 느낍니다.

여전히 어려운 것은 예사소리와 된소리의 구별입니다. 이것은 입김의 따뜻한 정도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혹 효과적인 방법을 알고 계시는 분, 공유하면 어떨까요?


#한국어교육#닿소리#입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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