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ㄱ. 전문적 수송 인력

 

.. 무역 상인들은 일반적으로 야크 무리를 소유한 전문적 수송 인력에 의지했다 ..  《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티벳전사》(그물코,2004) 120쪽

 

 ‘무역(貿易)’은 물건을 사고파는 일을 가리킵니다. ‘상인(商人)’은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입니다. 보기글을 쓴 분은 무슨 생각으로 “무역 상인”이라고 적었는지 알 길이 없지만, 한 마디로 ‘장사하는 사람’이나 ‘장사꾼’입니다.

 

 ‘일반적(一般的)으로’는 ‘으레’나 ‘흔히’로 다듬고, ‘소유(所有)한’은 ‘가진’이나 ‘데리고 있는’으로 다듬습니다. “수송(輸送) 인력(人力)에 의지(依支)했다”는 “나르는 사람들을 썼다”로 고쳐 줍니다.

 

 ┌ 전문적(專門的) : 어떤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그 일을 잘하는

 │   - 전문적 기술 / 예식장이란 전문적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경우 /

 │     전문적인 지식

 ├ 전문(專門)

 │  (1) 어떤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오직 그 분야만 연구하거나 맡음

 │   - 전문 경영인 / 전문 분야 / 불고기를 전문으로 한다 / 전문 매장

 │     길에 관한 한 도석이가 전문이었으므로

 │  (2) = 전문학교

 │   - 이화 여고를 거쳐서 이화 전문 문과에 진학하였다

 │

 ├ 전문적 수송 인력에 의지했다

 │→ 전문 수송 인력을 썼다

 │→ 짐을 전문으로 나르는 사람들을 썼다

 │→ 짐꾼들을 부렸다

 └ …

 

 많이 알고 자주 겪었을 때에는 누구보다도 훌륭히 해낼 수 있습니다. 많이 알면서도 잘못하거나 자주 겪었으면서도 틀리는 수가 있습니다만.

 

 많이 알고 자주 겪었기에 “잘 안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전문 분야”라 할 때이든 “전문 경영인”이라 할 때이든, “잘 아는 갈래”나 “잘할 줄 아는 갈래”와 “잘 아는 경영인”이나 “잘할 줄 아는 경영인”을 가리킵니다. 회사일을 잘하건 회사살림을 잘 꾸리건 ‘잘하는’ 사람이 바로 ‘전문가’입니다.

 

 이리하여, “전문적 기술”이란 “잘 아는 솜씨”이거나 “잘할 줄 아는 솜씨”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전문적인 지식”이란 “잘 아는 대목”이나 “잘할 줄 아는 지식”을 가리킵니다.

 

 ┌ 전문적 기술 → 전문 기술

 ├ 전문적인 지식 → 전문 지식

 └ 예식장이란 전문적 장소 → 예식장이란 곳

 

 ‘전문’이라는 한자말을 살려서 “전문 기술”이나 “전문 지식”으로 적어도 됩니다. 한자말이라고는 하지만, 널리 쓰는 낱말로 삼아서 알맞게 쓰면 됩니다. 다만, 알맞게 살릴 만한 마음이 못 된다고 느끼면, ‘전문’이라는 낱말도 말끔히 털어내 줍니다.

 

 ┌ 길에 관한 한 도석이가 전문이었으므로 → 길은 도석이가 잘 알고 있으므로

 ├ 전문 경영인 → 살림을 잘 꾸리는 사람 / 살림 잘하는 사람

 ├ 전문 분야 → 잘하는 갈래 / 잘하는 일

 ├ 불고기를 전문으로 한다 → 불고기를 잘 굽는다 / 불고기를 맛있게 굽는다

 └ 전문 매장 → 많이 다루는 곳 / 잘 파는 곳

 

 ‘-적’을 붙인 ‘전문적’과 ‘-적’을 붙이지 않은 ‘전문’을 함께 놓고 생각해 봅니다.

 

 “전문 경영인”과 “전문적 경영인”은 어떤 대목에서 다를까요. “전문 분야”와 “전문적 분야”는 뜻이 얼마나 벌어질까요. “전문으로 한다”고 할 때와 “전문적으로 한다”고 할 때에는 무엇이 다를까요.

 

 생각없이 쓰는 “전문적 무엇”은 아닐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쓰는 “전문 무엇”은 아닐는지 궁금합니다. 남들이 쓰니까 따라서 하는 “전문적 무엇”은 아닌지, 책에서 읽고 방송에서 들으며 익숙해지고 만 “전문 무엇”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ㄴ. 17∼18세의 여성을 전문적으로 속여

 

.. 또 다른 유괴 사건에 의하면, 범인은 조선 농촌에서 17∼18세의 여성을 전문적으로 속여 4년 간 약 250명을 중국 동북 지방과 화북 지방에 팔아넘겨 왔는데 ..  《요시미 요시아키/이규태 옮김-일본군 군대위안부》(소화,1998) 123쪽

 

 “유괴 사건에 의(依)하면”은 “유괴 사건을 보면”으로 다듬고, “17∼18세의 여성”은 “열일고여덟 살짜리 여성”으로 다듬습니다. “4년(四年) 간(間)”은 “네 해 동안”이나 “네 해에 걸쳐”로 손보고, ‘약(約)’은 ‘거의’나 ‘얼추’로 손봅니다. “중국 동북 지방(地方)과 화북 지방(地方)”은 “중국 동북과 화북”으로 고쳐 줍니다.

 

 ┌ 17∼18세의 여성을 전문적으로 속여

 │

 │→ 열일고여덟 살짜리 여성을 골라 속여

 │→ 으레 열일고여덟 살짜리 여성을 속여

 └ …

 

 사람을 속이는 데에 전문가라고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을 잘 속이니 ‘속이는 전문가’라 할 수 있어요. 여러 사람들 가운데 어느 갈래 사람들을 잘 속인다고 한다면, ‘아무개 (들을) 골라서’ 속인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 열일고여덟 살짜리 여성만 속여

 ├ 열일고여덟 살짜리 여성만 골라 속여

 └ …

 

 느낌을 짙게 해 주고 싶다면, ‘-만’을 붙여 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적#적的#우리말#우리 말#국어순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작은책집으로 걸어간 서른해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