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오매불망 열망하지 않았다면
.. 일 년 동안이나 임용되기를 오매불망 열망하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에게 그 월급이 필요하지 않았다면 .. 《조반니 모스카/김효정 옮김-추억의 학교》(우리교육,2004) 26쪽
“일 년(一 年)”은 “한 해”로 다듬고, ‘열망(熱望)하지’는 ‘바라지’로 다듬으며, ‘가족(家族)’은 ‘식구’로 다듬습니다. ‘월급(月給)’은 그대로 둘 수 있으나 ‘일삯’이나 ‘돈’으로 손질해도 되고, ‘필요(必要)하지’는 ‘있어야 하지’로 손질해 줍니다.
┌ 오매불망(寤寐不忘) : 자나 깨나 잊지 못함
│ - 몇 달을 두고 그렇게 오매불망을 해야 / 오매불망 그리워하다 /
│ 우리나라가 독립하기를 오매불망하고 있었다 / 잃어버린 자식을 오매불망하다
│
├ 오매불망 열망하지 않았다면
│→ 자나깨나 애타게 바라지 않았다면
│→ 하루하루 뜨겁게 바라지 않았다면
└ …
자나 깨나 잊지 못하고 그리워한다면, “자나 깨나 애타게” 그리워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자나 깨나 어떤 일을 바라고 있다면, “애타게” 어떤 일을 바라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 그렇게 오매불망을 해야 → 그렇게 자나 깨나 잊지 못해야
├ 오매불망 그리워하다 → 자나 깨나 못 잊고 그리워하다
├ 독립하기를 오매불망하고 → 독립하기를 애타게 바라고
└ 잃어버린 자식을 오매불망하다 → 잃어버린 자식을 자나 깨나 잊지 못하다
흔히 쓰는 관용구인 ‘자나 깨나’입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쉴새없이’는 한 낱말이지만, 정부가 펴낸 국어사전에서는 ‘쉴 새 없이’로 띌 말입니다. 학교와 사회 말본 얼거리가 달라서, 어린이책에서는 ‘쉴새없이’를 붙여서 쓰는데, 몇몇 출판사에서는 ‘쉴 새 없이’로 띄기도 합니다.
띄어쓰기나 맞춤법이 학교와 사회, 또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가 다르며, 출판사마다 저희 마음대로 틀을 짭니다. 신문사에서도 또 제도권 맞춤법과 다른 틀을 쓰고, 지식인은 지식인대로 자기가 쓰는 말투를 출판사나 언론사에서 고치지 못하게끔 하기도 합니다.
아주 뒤죽박죽인 말인데, 세상이 뒤죽박죽이니 말인들 뒤죽박죽이 아니랴 싶습니다. 다만, 이런 뒤죽박죽이 차츰차츰 가라앉아 제자리를 잡아갈 때에는, 좀더 슬기롭고 아름다운 쪽으로 마무리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그 마무리에서는 ‘자나 깨나’ 같은 관용구는 아예 한 낱말로 삼아서 국어사전에 ‘자나깨나’ 꼴로 올림말이 실리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꿈을 꿉니다.
ㄴ. 오매불망하는 내 소망
.. “옛날 같았으면” 하고 눈을 흘기는 일은 있지만, 이제는 노트북을 두들겨 부술 엄두를 못 낸다. 대신 오매불망하는 내 소망을 노트북은 이루어 준다 .. 《장정일-생각, 장정일 단상》(행복한책읽기,2005) 9쪽
‘대신(代身)’은 ‘그러나’나 ‘그래도’로 다듬고, ‘소망(素望)’은 ‘바람’이나 ‘꿈’으로 다듬어 줍니다.
┌ 오매불망하는 내 소망
│
│→ 오래 기다리던 내 꿈
│→ 기다리고 기다리던 내 꿈
│→ 그토록 기다려 온 내 꿈
│→ 그토록 이루고프던 내 꿈
│→ 자나깨나 그리던 내 꿈
└ …
이 자리에서는 “자나 깨나 못 잊는”을 넣어도 어울립니다. “자나 깨나 못 잊던 내 꿈”일 테니까요. 이런 느낌을 살려서 “자나 깨나 그리던 내 꿈”으로 손보고, “오래도록 기다리던 내 꿈”으로 손보기도 합니다. 오래도록 기다리던 내 꿈은 “그토록 이루고픈 내 꿈”이기도 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기도 한 내 꿈”이기도 합니다. 말뜻을 다치지 않게 “애타게 품어 오던 내 꿈”이나 “애틋하게 꾸어 오던 내 꿈”처럼 적어 보아도 괜찮으리라 봅니다.
┌ 애타게 기다리던 내 꿈
├ 애타게 손꼽던 내 꿈
├ 애타는 내 꿈
└ …
사람마다 어떤 일을 기다리면서 품는 마음이나 느낌이 다르니, 이 다름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면 됩니다. 때와 곳에 따라서 우리가 받는 느낌이 다르고 품는 생각이 다르니, 이 다름을 꾸밈없이 살포시 나타내면 됩니다.
자연스러운 말이 가장 싱그럽고, 자연스러운 글이 가장 알찹니다. 자연스러운 생각을 자연스러운 말로 담고, 자연스러운 삶을 자연스러운 글로 펼쳐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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