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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면서 다른 시민기자들에 대해 궁금할 때가 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어떤 계기로 글을 쓰게 되었을까?', '생업이 있을 텐데 취재는 어떻게 하지?' 등 별게 다 알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자, 지금부터 나의 <오마이뉴스>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평범한 시민'에서 '기자'로 거듭나다

 2002년 12월 28일에 올린 첫 기사.
2002년 12월 28일에 올린 첫 기사. ⓒ 강지이

'평범한 시민'인 나는 아주 우연한 계기로 이곳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게 되었다. 나의 첫 기사는 기사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수준인데, '지승호의 누드토크 <비판적 지성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의 서평이다. 2002년 12월 28일에 올린 것이니 벌써 6년 전이다.

유명한 인터뷰어 지승호씨는 당시 2년차 신생 매체였던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를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자신의 책에 넣었다. 이 책의 내용이 <오마이뉴스>와 나의 인연을 맺어준 직접적 동기가 되었다.

나는 책에서 소개하는 <오마이뉴스>가 과연 어떤 곳인가 궁금했다. 대학 시절 꽤 인기 있었던 <말>지의 오연호 기자가 만든 인터넷 신문이라는 것도 독특했다. 궁금한 마음에 <오마이뉴스> 사이트에 접속하니, 이곳에서 용어도 생소(?)한 '기자 회원'으로 등록해서 글을 쓰면 기사로 등록되고 원고료까지 준단다.

그 시스템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 아래, 세상의 모든 사람은 기자가 되어 사회의 여러 일들을 기록하고 보도할 수 있다는 발상은 새로웠다. 평소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싶어도 그런 기회조차 가질 수 없던 평범한 시민들에게 무언가 열린 길을 제시하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오마이뉴스>에 발을 들여 놓게 된 나는 이 세계에 빠져 들기 시작했다. 다른 시민기자들이 쓰는 기사들을 읽는 것도 재미가 있었고, 김당 기자, 권박효원 기자 등의 상근기자들이 쓴 새로운 시각의 기사들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내가 글을 올리면 다른 사람들이 그걸 읽고 댓글이나 쪽지로 반응을 주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서서히 나도 '시민기자'가 되어 가고 있었다.

<오마이뉴스>에서 만난 인연, 결혼으로 골인!

 <오마이뉴스>에서 난 인생을 뒤바꾸는 가장 큰 일을 했다. 첫 기사를 올린지 2년여 만에 <오마이뉴스>를 통해 만난 인연과 2004년 12월 11일에 결혼을 했다.
<오마이뉴스>에서 난 인생을 뒤바꾸는 가장 큰 일을 했다. 첫 기사를 올린지 2년여 만에 <오마이뉴스>를 통해 만난 인연과 2004년 12월 11일에 결혼을 했다. ⓒ 강지이

무엇보다 <오마이뉴스>는 내 인생을 뒤바꾸는 가장 큰 일을 했다. 그건 바로 현재의 내 남편을 <오마이뉴스>가 만나게 해 준 것이다.

지난 2004년 12월에 결혼에 골인한 우리 부부는 그 해 2월 20일 '제4회 오마이뉴스 창간 기념 행사'에서 우연히 만났다. 당시 편집부에서는 창간 4주년 기념으로 시민기자들이 출간한 책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행사를 진행했었다. 서평을 많이 쓰는 시민기자인 덕분에 자연히 내가 책 판매를 담당했다.

그날 나는 행사장 한 쪽에서 책을 팔기 위해 서서 수많은 시민기자와 오마이뉴스 직원들을 만났다. 한참 정신없는 나를 본 편집부의 한 부장님께서 상근기자 한 명을 소개해 주셨다. 나는 이날 너무 많은 사람을 소개 받아서 훗날 누가 누구인지 제대로 기억조차 못하는데, 남편은 내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우연히 나를 만난 남편은 이후에 나를 만나고 싶어서 그날 이후 부장님을 졸랐단다. 웬만하면 누구 소개하는 일은 절대 안 한다는 이 부장님은 성실하고 성격 좋은 편인, 당시 오마이뉴스 사회부 취재기자(현 남편)를 만나 보라고 나에게 채근하기 시작하셨다.

그때 나는 갓 서른이 된 시점이었다. 막 세상에 눈을 뜨고 이것저것 재미를 느끼며 사회생활을 하던 중이어서 별로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내가 활동하고 있는 <오마이뉴스>의 기자라니, 앞으로 시민기자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부장님께 드렸더니 부장님은 회사에는 절대 비밀이라면서 그냥 한 번 만나 보기만 하라는 것이다. 자신은 절대 소개 같은 거 안 하는데 둘이 너무 잘 맞을 것 같대나, 어쩐대나.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하는 호기심에 결국 못 이기는 척 하고 첫 만남을 약속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사람은 참 성실하고 마음이 따뜻하며 나름대로 귀여운 구석이 많은 남자였다. 같이 글을 쓰다 보니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무엇보다 세상에 대한 열린 시각을 갖고 있는 게 마음에 들었다.

함께 여행도 다니고 이것저것 세상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의 사랑은 무르익었고, 결국 그해 겨울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편집국장이셨던 정운현 국장님께서 주례사를 하셨고, <오마이뉴스>와 관련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해 주셨다.

특히 오연호 대표는 우리의 결혼을 두고 "시민기자와 상근기자의 환상적인 결합"이라며 축복해 주셨다. 우리는 어찌하다 보니 '제1호 시민기자-상근기자 부부'의 영광(?)을 차지하게 됐다.

내 인생을 통째로 바꾼 <오마이뉴스>야, 영원해라~

 '2008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 시상식'이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 열렸다. 오연호 대표, 김병기 뉴스게릴라 본부장과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고기복, 최종규, 김준희, 문동섭, 김행수, 송경원, 이윤기, 성하훈, 윤근혁, 조창완, 김병권, 임정훈, 서민석, 김병기 본부장, 전대원, 장태욱, 김갑수, 오연호 대표, 정현순, 강지이, 강기희, 김은식.
'2008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 시상식'이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 열렸다. 오연호 대표, 김병기 뉴스게릴라 본부장과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고기복, 최종규, 김준희, 문동섭, 김행수, 송경원, 이윤기, 성하훈, 윤근혁, 조창완, 김병권, 임정훈, 서민석, 김병기 본부장, 전대원, 장태욱, 김갑수, 오연호 대표, 정현순, 강지이, 강기희, 김은식. ⓒ 권우성

사실 처음에는 <오마이뉴스> 기자랑 사귄다는 말에, 부모님께서는 J일보와 같은 유명 신문도 아니고 그런 신생매체 기자가 뭐냐고 화를 내셨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사위가 <오마이뉴스> 기자야, 요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뜨는 인터넷 신문인데 한 번 봐!"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오마이뉴스> 전도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남편이 이곳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다 보니 더더욱 애착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꾸준히 기사를 쓰다 보니, 글쓰기 실력도 날로 발전해서 올해는 '2월 22일상'까지 받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2월 15일 현재 원고료 현황.
2월 15일 현재 원고료 현황. ⓒ 강지이
이곳에 글을 쓰면서 이름이 알려져 방송 섭외가 들어온 적도 있고, 여러 사외보나 어린이 전문 출판사 등에 글을 써서 짭짤한(?) 원고료를 받기도 했다. 6년 동안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받은 원고료만도 670여만원이나 된다.

무엇보다 <오마이뉴스> 때문에 내게 생긴 가장 큰 일은 자칫하면 '노처녀'가 될 뻔했던 운명을 뒤바꿔 준 것이 아닌가! 내 인생 업그레이드의 일등 공신이 아닐 수 없다.

온갖 직업을 가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시민기자로 활동해서인지 <오마이뉴스>의 기사는 무지개 빛깔이 난다. 시민기자들의 목소리는 다듬어져 있지는 않지만 다양하면서 진솔하다. 일관된 목소리만을 담고 있는 다른 신문이나 과장 보도에 치중하는 인터넷 매체들과 다른 느낌이다.

요즘 나는 <오마이뉴스>의 발전을 위해 어떤 방향이 좋을까 고민하기도 한다. 시민기자의 주제넘은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이제 이곳은 나의 글을 담는 그릇에서 가족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남편이 몸담고 있는 회사이자 내 생각의 분신인 모든 글이 담긴 이곳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9살이 된 <오마이뉴스>가 비록 느릴지라도 한 발 한 발 높은 곳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길 바란다. 이곳을 통해 만난 남편과 내가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조금씩 변화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듯이, 우리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두 꼬마가 무럭무럭 자라나듯이 <오마이뉴스>의 소리 없는 느린 걸음이 힘차게 나아가길 응원한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때문에 생긴 일' 응모글입니다.



#창간 9주년#오마이뉴스#결혼#시민기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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