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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기본적 생존

 

.. 수많은 여성들이 임금 노동자로서 공장에 나간다는 것은 기본적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 ..  《이효재-여성의 사회의식》(평민사,1978) 43쪽

 

 “공장에 나간다는 것은”은 “공장에 나가는 까닭은”으로 다듬고, “생존(生存)을 위(爲)한 것이었다”는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었다”로 다듬어 줍니다.

 

 ┌ 기본적(基本的) : 사물의 근본이나 기초가 되는

 │   - 국민의 기본적 의무 / 자고 싶은 기본적 욕구 /

 │     기본적인 개념 / 그는 기본적으로는 나의 의견에 동의했다

 ├ 기본(基本) :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의 기초와 근본

 │   - 첨단 기능을 기본으로 갖춘 컴퓨터 / 기본을 익히다

 │

 ├ 기본적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

 │→ 적어도 먹고살겠다는 생각이었다

 │→ 적어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 적어도 먹고는 살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 …

 

 밑바탕이 되는 일이나 무엇보다도 먼저 할 일을 놓고 한자말 ‘기본’이라고도 합니다. 보기글을 살피면, 이 자리에서는 ‘기본’이라는 말 뒤에 ‘-적’을 붙이지 않고, “기본 생존”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기본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처럼. 여기에서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일 수 있다면, “기본 생존”이란 어떤 일이거나 모습인가를 헤아리면서, ‘밥술이나마 뜨는 일’이 “기본 생존”이고, ‘먹고는 살아야 하는 일’이 “기본 생존”임을 느낀다면, 새롭게 고쳐쓸 수 있습니다.

 

 ┌ 국민의 기본적 의무

 │

 │→ 국민이 기본으로 지킬 일

 │→ 이 나라 사람이 마땅히 지킬 일

 │→ 이 나라 사람이라면 지킬 일

 └ …

 

 새롭게 고쳐쓰는 데까지 마음을 쏟지 못한다면, ‘기본 의무’, ‘기본 욕구’, ‘기본 개념’처럼 적어야 합니다. 새롭게 고쳐쓰도록 우리 마음과 넋을 추스르는 매무새라면, ‘꼭 지킬 일’, ‘꼭 하고픈 일’, ‘바탕이 되는 뜻’처럼 적어 줍니다. 때와 곳에 따라서 조금씩 꾸밈말을 넣거나 말투를 손질하면서 다 다르게 써 보아도 됩니다.

 

 ┌ 자고 싶은 기본적 욕구 → 자고 싶은 마음 / 그저 자고 싶은 마음

 ├ 기본적인 개념 → 바탕이 되는 뜻

 ├ 기본적으로는 나의 의견에 동의했다

 │→ 어쨌든 내 뜻을 따랐다

 │→ 아무튼 내 생각을 따른다고 했다

 │→ 적어도 내 생각을 받아들였다

 └ …

 

 보기글에서 말하는 ‘기본적 생존’은 어떠한 일인가 헤아려 봅니다. 기본으로 생존한다고 하니, ‘기본으로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소리이고, 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남는 일이라고 한다면, ‘먹고 자고 입고’ 하는 일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살아남자면 먹어야 하고, 추위를 가실 옷을 입어야 하며, 느긋하게 잠자리에 들 집이든 보금자리이든 방이든 뭐든 있어야 합니다.

 

 이리하여, “공장에 나가는 까닭은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로 한 번 고쳐쓴 다음, “공장에 나가는 까닭은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다”로 다시 고쳐쓰고, “공장에 나가는 까닭은 적어도 먹고는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로 살짝 손질해 줍니다.

 

 

ㄴ. 제 기본적인 생각은

 

.. “제 기본적인 생각은,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  《하종강-길에서 만난 사람들》(후마니타스,2007) 229쪽

 

 ‘확신(確信)하는’은 ‘굳게 믿는’으로 다듬습니다.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는 그대로 두어도 괜찮지만, “살아야지요”로 손보면 한결 낫습니다.

 

 ┌ 제 기본적인 생각은

 │

 │→ 제 기본 생각은

 │→ 제 생각은

 │→ 제 생각은 무엇보다

 │→ 저는 무엇보다도 (이러저러하게) 생각합니다

 └ …

 

 ‘-적’을 붙이지 않고 “제 기본 생각은”처럼 적어도 됩니다. ‘기본’이라는 말까지 덜고 “제 생각은”처럼 적으면 한결 낫고요. 한자말 ‘기본’을 덜어냈을 때 말느낌이 좀 여린 듯하다면, “제 생각은 무엇보다”처럼 적어 봅니다. “저는요 이렇게 생각해요” 하고 말머리를 열어도 되고, “제 생각은 이렇거든요” 하면서 말머리를 열어도 잘 어울립니다. “저는 이렇게 본단 말입니다”라 해도 괜찮고, “저는 말입니다, 이런 생각입니다”라 해도 괜찮습니다.

 

 

ㄷ. 기본적으로

 

.. 다른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나한테 별 관심이 없었다 ..  《이하영-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양철북,2008) 127쪽

 

 ‘별(別)’은 ‘그다지’나 ‘거의’로 다듬고, ‘관심(關心)’은 ‘눈길’로 다듬어 줍니다. 보기글 “관심이 없다”는 “눈길 두지 않는다”나 “마음쓰지 않는다”로 손봅니다.

 

 ┌ 기본적으로 나한테 별 관심이 없었다

 │

 │→ 처음부터 나한테 눈도 주지 않았다

 │→ 거의 나한테 눈길을 두지 않았다

 │→ 으레 나한테 마음쓰지 않았다

 │→ 나한테 눈길을 두지 않았다

 │→ 나한테 굳이 마음쓰지 않았다

 └ …

 

 한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기본적으로’ 눈길을 두지 않는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아직 알지 못하는 사이이면서 눈길을 안 둘 수 있고, 알면서 눈길을 안 둘 수 있습니다. 어느 때이든, 서로서로 눈길을 두지 않는 사이라 한다면, 이 사람들은 서로한테 ‘처음부터’ 눈길을 두지 않는 셈입니다.

 

 처음부터 오래도록 눈길을 두지 않는다고 한다면 ‘아예’ 쳐다보지 않는 셈입니다. 그래도 때때로 쳐다보아 주기라도 한다면 ‘거의’ 눈길을 안 둔다고 할 수 있고, ‘굳이’ 눈길을 안 둔다고 하거나 ‘구태여’ 눈길 둘 일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갑지 않은 눈길이지만, 따뜻하지도 않은 눈길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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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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