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을 배제한 성장이나 시장은 편리할지는 몰라도 결코 행복하지는 않을걸요."
갤러리처럼 꾸며진 도서관을 보고 놀라 발걸음을 멈춘 관람객들에게 건네는 '홈 갤러리' 김연호 대표의 설명이다.
서대문 도서관은 지난 1월 28일부터 1개월 간 '갤러리가 도서관을 찾아오다'는 주제로 1층 로비와 복도에 20여 명의 작가 50여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는 '그림 한 점 걸기운동'을 펼치는 홈 갤러리와 도서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려는 서대문 도서관이 함께 꾸몄다. '그림 한 점 걸기 운동'이란 화가들에게는 작품을 내걸 수 있는 공간을, 대중들에게는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문화예술계의 오작교를 꿈꾸며 2005년부터 시작됐다.
김 대표는 "공부하다 머리를 식힐 수 있어 좋아요" "분위기가 부드러워 멋있어요" 따위 관람객들 반응을 일러주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문효주씨를 소개한다. 학교를 휴학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데, 하루에도 몇번씩 그림을 보러 오는 그 이. 보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한 달 용돈 30만 원을 쪼개 그림 두 점을 샀다.
"한 달 용돈을 털다니,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은데요?"
"그림을 보면 마음이 아름다워지죠. 두 그림을 보고 있으면 한 쪽으로 치우치는 마음도 없어지고 사물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어 좋아요. 그래서 과감하게 저질렀지요."
"그림이란 좋은 책을 보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고 불안감을 씻어주지요. 모두 어렵고 불안해하는 지금이야말로 그림을 가까이 할 때"라고 김 대표가 거든다.
효주씨처럼 그림을 살 정도라면 그림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라도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고 고르는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나요?"
"호호호, 발품이 최고지요."
그림을 전시할 때마다 듣는 질문이라며 냉큼 답해준다. 자주 보고 즐기면 저마다 안목이 생기게 마련이란다. 기자에게도 억지로 취재할 생각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데로 한 번 보라고 권한다. 에라~모르겠다! 기사 채택 걱정일랑, 버금 으뜸 미련일랑 탈탈 털어버리고 그림 속으로 빠져본다.
어랏~ 희망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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