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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학원이 학교를 조롱하고, 학부모들은 입시교육에서 학교를 외면하고, 교육 행정 당국은 학원의 돈벌이 수단에 이끌려 학생과 교사들을 '정글의 세상'으로 내몰고 있다. 학생들은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하고 몸과 마음이 망가져 가고 있다.

 

입시학원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호황을 누린다. 입시 학원의 강사들은 입시문제 풀이의 기술자들이다. 선행학습, 과도한 시간의 수업, 과다한 숙제로 학생들을 달달 볶는다. 시설,자본, 서비스에서 학교와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입시 합격의 결과에서 학교를 완전히 참패시켰다.

 

그러나 입시 학원의 학습은 주입식, 점수 따기에 초점이 맞춰 있다. 국가의 백년지대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1년 후, 몇 년 후에 있을 대학 입시에 합격만 시켜 주면 고만이다. 학교에서 '실력있는' 교사들이 많은 보수를 바라고 학원으로 옮긴다. 그들의 가치관은 교육보다 돈에 있다. 입시학원 수업에서 정의감이나 공동체 의식은 중요시 되지 않다.

 

학교의 교사들은 자기들이 짓던 농토를 입시학원 강사에게 다 빼앗긴 빈 털털이 농부의 처지다. 수업시간에 졸고 있는 학생들을 그냥 내버려 둔다. 일부 학교에서는 우수 학생들을 학원에 위탁까지 하고 있다. 학원이 학교를 조롱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일부에서나마 협동식 공동학습을 시도하고 있다. 병으로 결석한 친구를 방문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교육의 정상 궤도에서는 너무 많이 벗어나, 학원의 점수 지상주의나 서열화의 방식에 점점 오염되어 가고 있다. 학부모의 내자식만 '우수 대학 입학'의 욕망에 굴복하고, 잘못된 경쟁과 서열화의 교육 정책에 나약하다.

 

학교와 학원은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국가의 백년 앞을 내다 보고, 청소년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정상적으로 자라게 해야 한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사물을 보고, 넉넉한 마음으로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은 산으로 들로 가서 자연과 함께 하고, 밤 11시에는 잠을 자야 한다. 좋아하는 취미를 살리고, 즐거운 여가시간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져야 한다. 여기에서 논술에 쓸 생각이 나오고, 창의력, 자율성이 자라는 것이다. 학교는 일대 혁명을 해야 한다.

 

입시 학원은 '학교 교육의 보조'라는 원위치로 돌아가야 한다. 전과목을 다 가르치는 방법은 폐지해야 한다. 학생이 학교에서 공부했으나 미진했던 것을 보충하는 수준으로 끝내야 한다. 한 학생이 한 과목 또는 두 과목만 공부하되, 학생의 자기주도식 학습방법을 써야 한다. 밥을 떠멱여 주는 식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을 도와서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선행 학습은 절대 금지, 과도한 시간의 학습, 과다한 시험은 다 없앤다.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은 학원 문을 닫아야 한다.

 

학원 운영자들은 근시안적으로 세상을 보지 말라. 이렇게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이 장차 어떤 사회를 만들까 고민하라. 입시학원의 원생을 모집하기 위하여 각종 슬로건을 걸고 '전교 1등이니, 민사고 합격, 서울대에 몇 명 입학, 심지어 중간고사 전교 2등' 따위의 현수막에 학생 본인의 사진과 소속 학교와 이름을 걸어서 학생들을 모집하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난다.

 

이것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의식과 정서에 어떤 작용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 성적이 우수하다, '일류 대학'에 입학했다는 학생은 부질없는 우월감으로 허깨비 자기개념을 갖게 되고, 여기에 이름이 없는 학생들은 불쌍하게 자기자신을 비하하는 열등감에 전인생을 괴롭게 사는 것이다. 내 학원의 이익을 위하여 국가 백년 대계를 망치고 있다는 것을 각성하라.

 

참다운 교육은 모든 학생이 다 성공하게 하는 것이다. 자기의 소질, 능력에 맞게 당당하고 즐겁게 남과 더불어 세상을 이롭게 하며 사는 것이 교육의 정도다. 교사나 강사들은 모든 학생들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가치관을 철저하게 체득해야 한다.

 

농부, 환경미화원, 구두수리공, 청소아줌마, 법관, 의사... 분화된 직업의 사회에서 어느 누구에도 절실히 필요한 직업이다. 교사, 강사가 먼저 의식을 개혁해야 한다. 혹시 무의식적으로 누구를 폄하하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입시학원은 국가백년대계를 위하여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학교의 보조자로서, 우리의 먼 앞날을 건설할 젊은이들을 위하여, 자신들의 잘못된 역할을 크게 개혁해야 한다. 이대로 가는 것은 민족사에 엄청난 죄악을 범하는 것이다

 

국회와 행정 당국도 먼 앞날을 내다보고 학원법을 새로 만들고, 이를 엄격하게 시행하도록 지도와 통제를 해야 한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학부모들도 어리석은 내 자식만의 교육에서 벗어나 국가 백년대계를 위하여 국가 교육 개혁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학원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담당할 수 없다. 학교를 정상화하고 입시학원을 제자리로 돌려 놓아야 우리의 교육이 산다. 신자유주의 물결에 학원을 방임해서는 우리 사회는 살 길이 없다. 퇴직 후 10여년 간 교육을 지켜보니, 교육이 너무 잘못되어 화가 치민다. 방안을 고심하고 썼다.


#입시학원의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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