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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철 대법관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발한 이종걸 민주당 의원.
신영철 대법관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발한 이종걸 민주당 의원. ⓒ 남소연

민주당 내 진보개혁세력 모임인 '민주연대'는 '야당 속의 야당'이다.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YTN 노조간부 구속 사태 등 현안마다 당 지도부를 앞서가는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엔 당 지도부가 채택한 추경안(13조8000억 원)을 거부하고, 35조 원에 달하는 새 추경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금은 당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정동영 상임고문 공천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연대 공동대표인 이종걸(53·경기 안양 만안구) 의원은 25일 "당 지도부가 정동영과 대결하겠다면서 온통 분란을 만들어 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변화를 두려워하고, 기득권을 뺏기거나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하며 당 최고위원회의 '정동영 공천 불가' 방침을 비난했다.

 

그는 "MB악법 전선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려면 정 고문이 반드시 들어와야 한다"며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민주당, 부유층에 손 벌리려 하면 100% 실패한다"

 

'정세균 체제'가 지향하는 '새로운 민주당의 길'(뉴민주당 플랜)에 대해서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수권정당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부자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당 한쪽의 주장에는 더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뉴민주당 플랜은 전혀 재고할 필요없는 0점짜리 플랜"이라며 "우리 스스로 부자를 적대시했다고 인정하는 근거가 뭐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부유층에 손을 벌리려고 하고, 부자편으로 이동하려는 느낌을 준다면 100% 실패한다"면서 "부자를 적대시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보다, 부자 쪽으로 가려고 한다는 느낌을 주는 게 100배는 더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신영철 대법관을 위증 혐의로 고발한 이 의원은 "반드시 형사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YTN 노조 간부의 구속에 대해서도 그는 '독수독과' 이론을 거론하며 "판사를 속여 받은 체포영장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 정동영 상임고문 공천 논란이 당내 갈등을 만들고 있다. 이 의원은 공천을 줘야 한다는 입장인데?

"도대체 전주 덕진을 왜 전략공천하는지 모르겠다. (전통적 지지 기반인) 전주를 전략공천하는 민주당이 있을 수 있다고 보나. 당 지도부가 정동영과 대결하겠다면서 온통 분란을 만들어놨다. 책임이 양측에 있다고 해도, 더 큰 책임은 결정권을 쥔 당 지도부에 있다."

 

- 해법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이미 해법을 포기한 방식으로 가고 있다. 정동영 고문은 이미 다칠 만큼 다쳤고…."

 

- 정 고문이 전주 덕진 출마와 재보선 선대위원장을 맡겠다고 했다. 적절한 해법인가.

"정 대표가 (전주 전략 공천 방침이) 최고위원들 생각이라는데… 정 고문이 밟아 온 길이 있고, 선택한 게 있어 상당히 진행됐는데 일방적으로 (전주 덕진 출마를) 포기하라는 것은 잘못됐다."

 

- 정 고문이 당 지도부와 사전협의 않고 미국에서 출마 선언한 것은 잘못 아닌가.

"정동영의 인물색과 당에서의 가치를 비중 있게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경솔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국내에 들어와서 의논했다면 이런 결정 안 했을 거다. 마침 전주 덕진이라는 고향에서 기회가 나왔고, 어려운 시기에 정 고문이 당에 들어오면 큰 도움이 된다. MB악법과의 고착된 전선을 급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

 

- 당 지도부가 반대에 나서면서 상처를 더 키우는 꼴이 된다는 비판도 있다.

"당 지도부가 펜스(담장)를 친 것인데,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이고, 기득권을 뺏기거나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이를 알고 있는 당원들은 당 지도부 생각을 반대할 것이다."

 

-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지금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지금 원내대표와 당 대표 체제로는 내가 생각하는 원내전략의 효과가 잘 안 먹힐 것이라는 걱정을 한다. 그래서 정 고문이 필요한 거다. MB전선에 새로운 각을 세우고, 새로운 분위기 끌고 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대결하지 말아야 할 곳에서 온통 판돈 다 잃어버리고..."

 

ⓒ 남소연

- 민주당이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인가.

"당이 대결해야 할 곳에서는 대결을 피하고, 대결하지 말아야 할 곳에서는 대결을 하고 있다. 대결하지 말아야 할 곳에서 온통 판돈 다 잃어버리고… 경인운하, 경기교육감 선거도 손을 안 댄다고 하지 않나."

 

- 민주당의 전략 실패 사례를 하나 든다면.

"2월 입법전쟁은 완전 실패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의지가 없었다. 최고위원들이 지난해 12월과 같은 방식으로는 절대 안 된다는 얘기 많이 했다. 약자인 민주당이 어쩔 수 없이 궁지에 몰렸을 때 최종적으로 할 수 있는 자구노력을 스스로 포기한 거다. 저항권을 사전에 버렸다. 공개적으로 잘못된 점을 사과해야 한다."

 

- 12월, 2월 입법전쟁을 거치면서 '폭력야당' 오명을 썼다. 당 지지율이 정체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 아닌가.

"그런 오명을 크게 곤혹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수정당이 합법을 가장한 한나라당 폭력에 저항하다가 안 되면 쓸 수 있는 카드가 전혀 없다. 어떡하나. 원인 제공을 근절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예전에 안 그랬나."

 

- 민주연대는 민주당이 정한 추경 13조8000억 원보다 많은 35조 추경안을 새로 냈다. 당의 의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 아닌가.

"추경의 근거가 된 게 정기예산인데, 정부도 완전히 잘못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에 대한 지적도 없다. 옛날 한나라당 같으면 난리 났을 일이다. 이제 겨우 석 달 지났는데, 세수결손이 11조, 12조 아닌가. 부자감세 때문인데, 정부가 잘못했다면 법안 통과된 이후라도 다 걷어내야지. 이런 걸 제대로 지적 못 한다. 한나라당이 사과하고 감세 철회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액수논쟁이나 하고 있다."

 

- 경인운하, 정부가 시작한다고 한다. 민주당이 지금 손 놓고 보는 형국인데?

"내가 한 달 전부터 당론으로 결정해서 반대에 나서야 된다고 주장했는데, 최고위에서 아무것도 안 했다. 당 대표도 논의하겠다고만 하지 그 이상은 없다. 검증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는데, 입장 차이만 확인할 가능성이 많다. 경인운하 18km라는데 물류효과도 없고, 관광효과도 없다. 트럭으로 30분이면 오는 거리를 4시간 걸려서 운송하겠다는 건데, 왜 하는지 모르겠다."

 

- 당이 '뉴민주당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중산층과 서민뿐 아니라 부자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전략인데?

"전혀 재고할 필요없는 0점짜리 플랜이다. 원장(김효석 의원)이 공식 인터뷰에서 '부자를 적대시하는 정당'이라고 했다. (목소리를 높이며) 우리 스스로 부자를 적대시했다고 인정하는 근거가 뭐냐. 민주당이 주장한 것은 부유층에 너무 편중돼 대가가 돌아가고 부유층에만 집중되는 경제 정책과 효과를 잘못됐다고 한 것이다. 가난한 사람도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뭐가 잘못됐나."

 

- '뉴민주당 플랜'이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고 보나.

"우리가 부유층에 손을 벌리려고 하고, 부자 편으로 이동하려는 느낌을 준다면 100% 실패한다. 부자를 적대시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보다, 부자 쪽으로 가려고 한다는 느낌을 주는 게 100배는 더 잘못됐다. 민주당은 부자를 적대시한 적도 없고, 가난한 사람만을 위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기회의 균등, 분배의 정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 아닌가."

 

"신영철, 재판 때마다 위증 처벌한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거짓말하나"

 

ⓒ 남소연

- 신영철 대법관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신 대법관의 사퇴설도 있는데, 반드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보나.

"지금 법원에서는 정치권의 법관에 대한 간섭이 부담스럽다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사법부에 대한 인사관리권이 입법부에 있다고 본다. 신 대법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 대법관이라는 무거운 자리에 있는 사람은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하면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다. 인사청문회 위증은 중요한 범법행위다."

 

- 신 대법관이 물러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법적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위증 고발은 내 개인 생각이 아니라 국회의 뜻이다. 매일 재판에서 증인에게 양심에 따라 진실만을 말하라는 선서를 받고, 위증하면 처벌받는다고 고지하는 판사가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 YTN 노조위원장이 끝내 구속됐다. 경찰의 구속수사가 법적으로 무리한 행위라는 지적이 있는데?

"'독수독과'(절차가 불법이면 결과도 불법) 이론은 형사소송법의 기본원칙이다. 이번에 YTN 문제로 경찰청을 방문해 보니 체포영장이 불법이었다. 경찰은 위력(폭력)으로 업무를 방해하고, 정당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4번 출석요구를 받아 3번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마지막에는 날짜를 넘겨 소환장이 날아와서 전화로 26일 출석하기로 합의까지 했다. 그런데 늦게 보낸 소환장을 이유로 일요일 체포했다. 판사를 속여서 영장을 받은 거다. 불법에 의해 얻어진 결과다."

 

- 경찰이 정권의 의도대로 움직였다고 보나.

"경찰청은 검찰의 수사지휘를 집행한 기관이고, 검찰은 정권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방송 장악, 공정방송 지키려는 언론노동자들을 이런 방식으로 제압하고 협박해야 한다는 다른 표현방법이다."


#이종걸#민주당#정동영#뉴민주당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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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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