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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봄 주가와 환율이 다시 '크로스'될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 2월 17일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주가/원·달러환율 그래프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이다.
올 봄 주가와 환율이 다시 '크로스'될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 2월 17일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주가/원·달러환율 그래프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이다. ⓒ 연합뉴스

올봄 주가와 환율이 다시 '크로스' 될 수 있을까?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서 두 지수가 곧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달 전인 지난 3월 3일 각각 1025.57포인트, 1552.4원이었던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은 4월 3일 1283.75포인트와 1340.5원을 기록해 그 차이를 크게 좁혔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4분기 안에 두 지수의 만남이 이뤄진다는 예상이 많다. 물론, 성급한 전망은 피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최근 경기 바닥 논쟁이 일어날 정도로 몇몇 경기지표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상승과 환율하락으로 인한 '골든 크로스'가 실현된다면, 이는 시장참가자들에게 금융시장이 안정화에 들어섰다는 신호를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7일 오전 코스피지수와 환율이 '1341'에서 만나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데드 크로스'와 대비된다. 주가폭락과 환율폭등이 빚어낸 '데드 크로스'는 이명박 정부의 환율·금융정책 실패와 금융시장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숨 고르는 환율과 가파르게 상승하는 증시, 만날 수 있을까?

'골든 크로스'는 '데드 크로스'와는 달리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에 따라 실현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단기간의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부터 가파르게 하락해 같은 달 23일 1300원대에 진입한 원·달러 환율은 이후 2주간 1300원을 뚫지 못하고 조정을 받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달러 수급이 원활해진 점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추가적인 환율 하락은 경제 상황의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골든 크로스'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1300원대에 환율이 머물러 있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1300포인트를 뚫는 모양새를 보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1300포인트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월 2일 1018.81포인트로 2009년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한 달 만인 4월 3일 1283.75포인트를 기록했다. 한 달 동안 25%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코스피지수가 이렇게 가파른 상승을 보이는 것은 금리인하로 은행에서 이탈해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유동성 장세'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7개 시중은행의 총수신액은 838조1천억 원으로 2월보다 11조2천억 원이 줄었다. 반면, 고객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예탁금은 지난 한 달 동안 2조7천억 원이 늘어나 13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2000포인트를 넘어섰던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경기 바닥은 언제일까? 최근 몇몇 경제지표가 상승 반전하자 '경기 바닥' 논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시화공단의 모습이다.
경기 바닥은 언제일까? 최근 몇몇 경제지표가 상승 반전하자 '경기 바닥' 논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시화공단의 모습이다. ⓒ 성하훈

바닥 확인되면 주가 추가 상승... "2/4분기 '1300'에서 만날 가능성 있다"

이처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난 배경에는 앞으로 경기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기대감에 근거한다. 실제 최근 몇몇 경기 지표가 호전되면서 경기 바닥 논쟁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2월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6.8% 상승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주식시장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2월 경기선행지수의 10개 지표 중 6개가 15개월에 반등하면서 주식시장에 봄바람을 몰고 왔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킨 미국주택가격이 반등했다는 점도 코스피지수 상승에 큰 도움이 됐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바닥 논쟁 이후 1~2달 안에 바닥이 올 것"이라며 "바닥이 확인되면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진입해 주가상승의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2/4분기 코스피 지수를 1120~1490포인트로 전망했다.

2/4분기 코스피지수가 1350포인트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는 증권사가 적지 않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주택가격과 경기선행지수 상승이 3~4개월은 갈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부담 속에서 1350포인트 선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2/4분기 코스피지수 전망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들어맞는다면, 2/4분기에 '골든 크로스'가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2/4분기 말에 '1300'에서 만날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변수는 많다"... 성급한 전망 피해야

성급한 전망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몇몇 경제지표의 호전만으로 앞으로 경기가 곧 바닥에 닿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이르다는 설명이다. 바닥이 멀었다는 게 확인될 경우, 코스피지수는 1300포인트를 넘어서기 전에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변수도 적지 않다. 이승우 연구원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과열 부담 등은 단기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발생·재정수지 악화·보호무역주의의 등장 등은 시장에 큰 악재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2/4분기에 '골든 크로스'를 전망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은 증시보다 경제상황을 더 많이 반영하기 때문에, 실물경기가 계속 나빠지면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또한 환율이 떨어지면, 코스피지수에 대한 가격 메리트가 떨어지기 때문에 코스피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데드 크로스'와는 달리 '골든 크로스'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0월의 '데드 크로스'는 외환시장 불안에 따른 환율 폭락이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리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코스피지수와 환율 간의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박소연 연구원은 "시장에서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못한다"고 밝혔다.


#크로스#골든 크로스#데드 크로스#코스피#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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