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요즘 수암천에 그 의도를 알기 어려운 공사가 한창이다

수암천은 수리산에서 발원하여 안양시 만안구를 거쳐 안양천으로 흘러드는 지방하천이다.
수량은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예로부터 그 경치가 수려하여 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남아 있는 수암천 계곡의 모습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라 이 곳도 금방 망가지고 말 것으로 보인다.
▲ 남아 있는 수암천 계곡의 모습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라 이 곳도 금방 망가지고 말 것으로 보인다.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수암천이 수난을 겪기 시작한 것은 서울외곽순환도로가 건설되면서 수리산에 수암터널이 만들어지고 부터이다. 아주 풍부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물이 끊이지 않고 흘러 수암천에는 다양한 생물군이 서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리산에 터널이 완공되고부터 수암천에 물이 마르기 시작하였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

자연형하천 ? 도대체 자연형이라는 의미를 알고 사용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자연형 하천을 파괴하고 인공형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
▲ 자연형하천 ? 도대체 자연형이라는 의미를 알고 사용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자연형 하천을 파괴하고 인공형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요즘 며칠 전부터 수암천에 이상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안양시건설사업소에서 발주하여 작업 중인 수암천 자연형하천 조성공사가 그것이다.

공사의 제목은 그럴듯한데 막상 하고 있는 공사 내용을 보면 자연형 하천하고는 전혀 다른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오히려 자연형 하천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수천년을 거치면서 형성되어왔을 자연적인 기암과 괴석으로 이루어진 훌륭한 계곡을 포크레인같은 중장비를 동원하여 모두 다 들어내다 시피하고 출처를 알 수 없는 타지의 거대한 암석과 토사를 마구잡이식으로 수암천에 퍼부어 전혀 새로운 개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수리산에서 볼 수 없는 외지의 암석을 동원하여 쌓아 놓은 축대와 대기 중인 암석들. 원래 수리산의 바위나 암석과는 재질이나 색상면에서 매우 다르기 때문에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 수리산에서 볼 수 없는 외지의 암석을 동원하여 쌓아 놓은 축대와 대기 중인 암석들. 원래 수리산의 바위나 암석과는 재질이나 색상면에서 매우 다르기 때문에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우선 축대는 수리산에서 볼 수 없는 바위들로 개울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려면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썩어 가는 물 여울없이 평지처럼 밀어 만든 곳에서는 벌써부터 녹조가 번성을 하고 금방 썩어 버릴 것 같이 보인다.
▲ 썩어 가는 물 여울없이 평지처럼 밀어 만든 곳에서는 벌써부터 녹조가 번성을 하고 금방 썩어 버릴 것 같이 보인다.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계곡의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공사이다. 원래의 수암천 계곡은 그 기암과 괴석을 안고 수많은 여울을 갖고 있다. 이 여울은 평상시에는 물에 용존 산소량을 높게 만들어 계곡의 물속 생물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가뭄이 극심할 때에는 작은 물웅덩이를 형성하여 물고기와 개구리, 도롱뇽 등을 살아남을 수 있게 만드는 최후의 방어선이었다.

물이 잠시 멈췄다 가는 물웅덩이 여울의 작은 물웅덩이는 가뭄 때에 생명체를 보듬어 안고 살려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애초에 수암천은 물이 흔하지 않기에 물웅덩이는 더 없이 소중하다.
▲ 물이 잠시 멈췄다 가는 물웅덩이 여울의 작은 물웅덩이는 가뭄 때에 생명체를 보듬어 안고 살려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애초에 수암천은 물이 흔하지 않기에 물웅덩이는 더 없이 소중하다.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도립공원으로 조성된다는 수리산

얼마 전 경기도에서는 수리산을 경기도립공원으로 만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수리산을 끼고 있는 안양시, 군포시, 안산시 등에서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이익이 있을 사업에 골몰하고 있는 듯하다. 수암천의 일명 자연형하천 조성사업도 그 일환으로 보여진다.

도롱뇽의 알과 개구리 알을 눈에 띄는대로 채집하였다. 그냥 두면 공사용 포크레인에 깔려 죽거나 흙탕물 속에서 곯거나 부화한다고 해도 도저히 살 수 없을 듯 싶어 눈에 보이는 대로 채집을 하였다.
▲ 도롱뇽의 알과 개구리 알을 눈에 띄는대로 채집하였다. 그냥 두면 공사용 포크레인에 깔려 죽거나 흙탕물 속에서 곯거나 부화한다고 해도 도저히 살 수 없을 듯 싶어 눈에 보이는 대로 채집을 하였다.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현재 하고 있는 공사는 이러한 여울은 물론이고 바닥의 기암과 괴석을 모두 들어내거나 다른 토사를 이용하여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물은 여울이 없이 흘러가게 되었고 물속의 용존 산소량은 현저히 줄어들게 되어 더욱 부패하기 쉽게 되었으며 가뭄으로 인하여 물이 말라 버리면 수생생물들은 피난처가 사라지고 말게 된 것이다.

포크레인을 기다리고 있는 계곡 아직은 살아 있지만 언제 닥칠지 모를 포크레인의 삽질을 기다리고 있는 계곡의 모습.
▲ 포크레인을 기다리고 있는 계곡 아직은 살아 있지만 언제 닥칠지 모를 포크레인의 삽질을 기다리고 있는 계곡의 모습.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여기에 한가지 덧붙이자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계곡의 곳곳에 여전히 산개구리 알과 도롱뇽의 알들이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 도롱뇽들은 부화하기도 어렵고 설사 부화를 한다고 해도 흙탕물 속에서 살아남을 수도 없으며 당장 포크레인의 거대한 쇠삽을 견뎌 낼 수가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시에서 내건 안내문에는 분명히 수서생물을 채집하여 상류에 방류한다고 하였으나 그런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환경에 관심 있는 시민과 함께 눈에 띄는 대로 흙탕물 속에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도롱뇽의 알과 개구리 알을 채집하여 상류의 맑은 물에 방류를 하였다.

상류에 방류 중 채집한 도롱뇽의 알과 개구리의 알을 상류에 방류하고 있다. 개구리의 알이 먼저 부화하는 까닭에 도롱뇽의 알이 다 먹히지 않을까 싶어 한 쪽에는 도롱뇽의 알을, 다른 쪽에는 개구리의 알을 따로 구분해서 방류하였다.
▲ 상류에 방류 중 채집한 도롱뇽의 알과 개구리의 알을 상류에 방류하고 있다. 개구리의 알이 먼저 부화하는 까닭에 도롱뇽의 알이 다 먹히지 않을까 싶어 한 쪽에는 도롱뇽의 알을, 다른 쪽에는 개구리의 알을 따로 구분해서 방류하였다.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맑은 물이 소리를 내며 흐르고 그 물속에는 보호해야 할 수서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수암천계곡과 그저 널찍하고 여울도 없으며 그 안에 별 생명체도 없고 물소리도 나지 않는 삭막한 수암천 중에 휴양지를 찾아 나선 시민들은 어느 쪽을 더 선호할까 ?

▲ 여울이 있는 곳에는 물소리가 경쾌하다 아직 공사의 삽질이 닥치지 않은 곳은 여울이 남아 있어 물소리가 경쾌하다. 뿐만 아니라 이 부근에서 많은 개구리 알과 도롱뇽 알을 채집하여 옮길 수 있었다. 그러나 바로 조금만 비켜 서면 포크레인 삽질로 인하여 완전히 서식지가 파괴되어 있다.
ⓒ 임희택

관련영상보기


안양에서 대를 물리며 살아 온 본인은 간혹 외국에서 찾아 온 바이어나 외지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이 곳 수리산 수암천 계곡으로 안내하곤 하였다. 한결같이 그들이 하는 말은 안양같은 대도시에서 불과 수 분만에 이런 깊은 산골짜기로 들어 올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깊은 계곡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졌다.

평화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잘 알다시피 평화는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남북 평화 무드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면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바이어가 떠나며 물가가 앙등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것을 우리는 경험한 바 있다.

이렇게 중요한 평화가 단지 인간과 인간 간에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자연 생태계, 인간과 생물 간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수암천의 터무니 없는 자연형 하천조성공사처럼 환경을 마구 훼손하고 생명체를 가볍게 여기는 행위는 언젠가 우리 인간에게도 그대로 돌아 올 부메랑이라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따라서 안양시는 당장 수암천 계곡을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원상복구에 노력해야 할 것이며 굳이 손을 대야 한다면 최대한 원형을 유지하는 선에서 이루어지도록 재검토 해야 한다.

망가진 계곡 포크레인으로 큰 바위를 걷어내고 외지에서 실어 온 흙으로 매꾸고 돋우어서 평평한 개울을 만들고 말았다. 여행객들이 잠시 앉아 쉬면서 발 담그던 계곡은 사라져 버렸다.
▲ 망가진 계곡 포크레인으로 큰 바위를 걷어내고 외지에서 실어 온 흙으로 매꾸고 돋우어서 평평한 개울을 만들고 말았다. 여행객들이 잠시 앉아 쉬면서 발 담그던 계곡은 사라져 버렸다.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남아 있는 구간의 계곡과 나무 이런 멋진 곳을 왜 ???? 삽질인가 ?
▲ 남아 있는 구간의 계곡과 나무 이런 멋진 곳을 왜 ???? 삽질인가 ?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먼지를 뒤집어 쓴 도롱뇽의 알들 잠시 공사가 멈춘 사이 흙탕물이 가라 앉자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도롱뇽의 알들이 보인다. 그러나 당장 옮겨 주지 않으면 무자비한 포크레인의 삽질에 희생당하고 말 것이다.
▲ 먼지를 뒤집어 쓴 도롱뇽의 알들 잠시 공사가 멈춘 사이 흙탕물이 가라 앉자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도롱뇽의 알들이 보인다. 그러나 당장 옮겨 주지 않으면 무자비한 포크레인의 삽질에 희생당하고 말 것이다.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천주교 최경환성지 입구 계곡에서 발견한 도롱뇽의 알들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공사를 수월하게 위하여 물을 막아 놓은 천이 오른 쪽에 보인다. 뿐만 아니라 물 속은 공사 현장에 쌓인 토사에서 나온 진흙으로 인하여 뻘이 형성되어 있고 맑은 물일 때에는 많이 보이던 다슬기 등은 다 묻혀 보이지도 않았다.

바로 이런 모습이 4대강 정비사업의 축소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저 토목사업자의 눈으로 봐서 휑하니 뚫린 계곡이나 강의 모습. 그러나 그곳에서 살아왔던 생명체들에게는 최악의 환경이 될 것입니다.

▲ 계곡이 이런 평범한 개울로 변했습니다. 기암과 괴석으로 바닥이 이루어져 때로 물은 굽이치기도 하고 돌아 흐르기도 하고 넘기도 하면서 여울을 수도 없이 만들고 생명체를 품었었던 것인데 지금은 이렇게 휑하게 개울이 되고 말았습니다.
ⓒ 임희택

관련영상보기


여름이면 시민이 휴식하던 곳, 수리교 상류.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던 곳으로 트럭 만한 바위와 맷방석 같은 바위, 아기자기한 작은 바위들로 인하여 수없이 많은 여울을 만들던 곳이 이제는 평범하고 볼품없는 개울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당장 공사를 중지하고 남아 있는 구간이라도 유지해아 한다.
▲ 여름이면 시민이 휴식하던 곳, 수리교 상류.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던 곳으로 트럭 만한 바위와 맷방석 같은 바위, 아기자기한 작은 바위들로 인하여 수없이 많은 여울을 만들던 곳이 이제는 평범하고 볼품없는 개울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당장 공사를 중지하고 남아 있는 구간이라도 유지해아 한다.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공사현장 바로 위 상류 이런 모습으로 3~4km를 흘러 내려 가던 수암천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모습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 곳 바로 아래부터 공사를 하고 있으며 주차장이 있다.
▲ 공사현장 바로 위 상류 이런 모습으로 3~4km를 흘러 내려 가던 수암천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모습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 곳 바로 아래부터 공사를 하고 있으며 주차장이 있다.
ⓒ 임희택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포크레인의 날카로운 삽날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이므로 다른 언론사에의 제보와 함께 직접 기사를 써 보았습니다. 미숙한 곳이 많겠지만 아름다운 우리의 자산이 함부로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수암천#대운하#4대강정비#환경파괴#안양시민권리찾기운동본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