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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속 MBC 라디오 개편, 이제 새로운 옷을 입다

 

올해 MBC 라디오 봄 개편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전통적인 장수 프로그램 <정오의 희망곡> 폐지와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김미화 하차 관련 논란으로 사회적인 이슈를 낳았기 때문이다.

 

결국 진행자 김미화의 잔류로 개편 문제는 잠잠해졌다. 13일부터 임시적인 봄개편을 시작한 MBC 라디오는 이제 20일 본격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다. 현영, 오상진 아나운서, 전종환 아나운서, 문지애 아나운서가 현재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일부터는 허일후 아나운서, 방송인 최은경이 합류한다.

 

특히 FM에서 변동이 많은 이번 개편, 과연 개편 후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들의 모습은 어떨까? 그중 <정오의 희망곡> 후속 프로그램 현영의 <뮤직파티>(FM4U 91.9mhz, p.m 12:00 - 2:00)의 제작현장을 찾았다.

 

라이브 코너 관객이 아닌 '배심원'으로 참가하다

 

현장을 찾아간 16일 목요일은 '배심원의 선택 유검vs김변' 코너 첫 방송이 진행되는 날이다. 청취자가 방송현장에서 배심원이 되는 코너. 여기서 유검과 김변은 유영석 검사와 김태훈 변호사의 준말이다. 가수 유영석과 방송인 김태훈이 각각 사연에 대한 검사와 변호사 역할을 하는 코너다.

 

이 코너는 가수들의 라이브 코너 참여와 차원이 달랐다. 단순히 가수의 라이브를 보러 오는 목적보다 방송 흐름을 이끌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이렇게 막연히 라이브의 모습을 보는 것보다 판단할 수 있고 흐름을 이끌 수 있다는 매력에 홈페이지 게시판에 참여신청서를 냈다. 작성한 지 이틀만에 작가에게 연락이 와 성공한 셈. 배심원들은 예상과 달리 3명에 그쳤다. 30대 직장인과 21세 대학생 그리고 22세 대학생기자인 나. 소규모였다. 10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보였지만 이날 모습은 매우 간소했다.

 

먹을거리, 손편지, 명함으로 현영과 인사하다

 

3부가 시작되기 전인 시간, 진행자 현영은 3명의 청취자와 짤막한 인사를 나눴다. 대기 공간에서 기다리고 있는 청취자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나가 인사를 건냈다. 기회가 이때라고 생각한 듯, 21세 대학생과 직장인은 그녀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21세 여자 대학생은 현영을 위한 손편지를 준비했고, 직장인 남성은 먹을거리를 선물했다.

 

이렇게 진행자를 위해 예의상 선물을 준비해야 했다. 그러나 취재의 목적도 포함된 참여라 어쩔수 없이 선물은 준비못했다. 대신 <오마이뉴스> 명함으로 내 자신을 현영에게 소개했다. 얼마 전 폐막한 '서울패션위크'에서 런웨이 모델로 나선 현영을 취재한 적이 있다고 하니 그녀는 반가운 듯 그날의 상황을 말해줬다.

 

"제가 그날 런웨이에 섰을 때 많은 분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셨더라구요!"

 

"22살 맞아요? 에이 아닌거 같아요!"

 

 

이제 코너가 시작됐다. 이번 방송참여는 의미가 컸다. <뮤직파티> 청취자 참여 코너중 이번이 처음 시작한 요일이고 첫번째 참여자가 된 것이다. 그만큼 코너 시작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과 다름없다.

 

게스트인 유영석과 김태훈의 오프닝으로 시작된 코너, DJ와 게스트간 근황 토크에 이어 배심원 소개를 할 시간이다. 공교롭게도 처음 소개할 사람이 나였다.

 

"안녕하세요? 22살 대학생이구요, 객원기자와 대학생기자를 하고 있고 내달에 어학병으로 군대를 가는 조재환입니다."

 

이 말을 들은 김태훈과 유영석은 믿기지 않는 눈치, "22살이 아니라 군대를 제대한 부사관 모습이다",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모습이다"라는 반응이다. 그 후로 33살 남성 직장인 소개와 21살 여학생의 소개 후로 본격적인 코너가 시작됐다.

 

주로 소개된 사연은 한 남성이 초보운전자인 여자친구때문에 차 수리비 30만원이 발생했다는 내용과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그 안에 5만원짜리 구지폐가 포함된 내용이다. 두 게스트가 사연에 대한 생각을 배심원들이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진행 분위기를 어땠을까? 유영석과 김태훈은 사연에 대한 풀이로 부가세와 철학적인 내용을 언급했다. 사연에 대한 답답함을 풀기 위해 진지한 방향으로 이끈 것이다. 이 코너에서 현영은 '판사'의 역할을 담당한다. 일반 법정에서의 판사보다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판사의 입장이다.

 

게스트, 진행자, PD, 작가...'코너 다시 생각해봐야 할 듯'

 

방송이 마무리 되는 순간, 너무 진지한 방송 흐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바로 김태훈의 말이 영향이 됐다. 코너의 성격을 약간 바꾸거나 양쪽에서 변호사의 입장이 되는 것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말에 <뮤직파티> 진현숙 PD는 긍정적인 생각이었다. "아직 제작진들간의 머리속에서 구상된 내용이다"며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청취자인 배심원들의 의견도 필요하다. 작가진들은 코너를 아예 바꿔버릴 수 있다는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난 이런 의견을 보냈다.

 

"저는 이런 코너 좋다고 봐요. 다만 배심원은 3명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10명 이상을 불러서 판단의 신빙성이 크다고 봐요"

 

방송중에 말한 소감에 포함된 의견이다. 현영을 포함한 제작진들은 마치 동의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방송이 끝나고 나서 코너에 대한 변경검토를 해봐야겠다는 분위기였다.

 

이렇게 목요일 코너는 마무리됐다. 과연 이 코너는 다음주에 별 무리 없이 다시 나올까? 아니면 새로운 코너를 선보일까? 또 주목할 만한 것은 청취자의 참여 범위가 3명으로 한정될지 넓어질지 아니면 없어질지에 대한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U포터, 캠퍼스라이프,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영#뮤직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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