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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시절 다 갔다
그 찬란하던
봄꽃들
내년 이맘때 다시 오마
임종게 한 구절도 남기지 못한 채
순식간에
다 떨어져 버렸다
그렇다고 모든 꽃이
한꺼번에 퇴장한 건 아니다
조금만 눈 크게 뜨면
밭둑 가에 논둑 가에
수두룩하게 피었다
다닥냉이 개구리자리 좀씀바귀 애기똥풀 등
하 수수한 차림이라서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들
겨우 제 앞가림이나 할까 싶은 것들이
그렇게 마지막까지
봄을 지키고 있다
만일 그대가
탐닉 혹은 도취에 대해
눈곱만큼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어찌
이것들이 지닌 아름다움을
하찮다고
못 본 척
슬쩍 지나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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