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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시절 다 갔다

그 찬란하던

봄꽃들

내년 이맘때 다시 오마

임종게 한 구절도 남기지 못한 채

순식간에

다 떨어져 버렸다

 

그렇다고 모든 꽃이

한꺼번에  퇴장한 건 아니다

조금만 눈 크게 뜨면

밭둑 가에 논둑 가에

수두룩하게 피었다

다닥냉이 개구리자리 좀씀바귀 애기똥풀 등

하 수수한 차림이라서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들 

겨우 제 앞가림이나 할까 싶은 것들이

그렇게 마지막까지

봄을 지키고 있다

 

만일 그대가

탐닉 혹은 도취에 대해

눈곱만큼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어찌

이것들이 지닌 아름다움을 

하찮다고

못 본 척

슬쩍 지나치겠는가.

 


#애기똥풀#개구리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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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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