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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마지막 주자'로 뛰어든 박지원 의원이 공식 출마선언문을 발표했다.

 

박 의원은 10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통합과 대여투쟁에 박지원의 정치력이 필요하다"면서 "화합으로 민주당 재집권의 토대를 쌓는 데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박 의원은 ▲민주당의 통합과 단결 ▲강력한 대여투쟁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원내전략 추진 ▲새 인물 발굴 및 육성 ▲의원별 의정활동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야당에서 제일 중요한 당직은 국회의원"

 

특히 박 의원은 원내대표에 당선될 경우 의원총회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총회를 명실상부한 당내 정치의 본령으로 만들겠다"면서 "당의 정책과 노선이 토론되는 큰 용광로이자, 민주당을 승리로 이끌 엔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원내전략을 최종 결정하는 의원총회가 제대로 된 토론과 합의의 장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따로 기자들을 만나서도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의원총회"라며 "지금은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 가운데 당 참여의 기회가 박탈돼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서로 경쟁할 필요는 없다"면서 "지도부와 원내가 서로 토론해서 합일점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총회의 위상을 높이면서도, 당 지도부와 불필요한 마찰은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의원총회에서 결정된 84명 국회의원들의 뜻을 당 운영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박 의원이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야당에서 제일 중요한 당직은 국회의원"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의미다.

 

박 의원은 또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해 새 인물을 키우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재임기간 동안 우수한 인재를 발굴해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 4년 뒤 대선까지 준비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특히 박 의원은 정세균, 손학규, 정동영 등 당 선두그룹에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새 인물만이 희망이라고 본다"면서 "정동영, 손학규가 당에 들어와 정세균과 함께 다니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대선 참패 뒤 강원도에 칩거한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 돌아오지 않겠느냐"며 "10월 재보선 전에 복귀해 수원이나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복당 논란'이 일고 있는 정동영 전 장관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당헌·당규에는 선거로 인한 탈당자는 1년 뒤에야 복당을 신청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당내 소관위원회에서 먼저 복당신청을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당 지도부가 잘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세균 지도부가 정 전 장관의 조속한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후보단일화 가능성 '일축'... "이종걸 언행일치 존경" 여운도 

 

지난 8일 방중 뒤 귀국한 박 의원은 이날 공식 출마선언을 한 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후발주자이니 만큼 주말에도 의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어버이날을 맞아 많은 의원들이 지역구로 내려가는 바람에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따라서 박 의원은 11일부터 '맨투맨' 선거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 의원의 등장으로 '4파전'이 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기간 동안 각 의원들은 물밑 접촉을 통해 치열한 선거운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지기반이 겹치는 후보들 사이에서 막판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강래-이종걸' 후보 단일화다. 당 안팎에서는 원내대표 선거 하루나 이틀 전 두 사람의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강래 의원과 지지기반(비수도권, 호남)이 겹치는 박지원 의원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박 의원은 "끝까지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이날 "이강래 의원과 후보단일화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제 막 경선후보 출마를 선언한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닌 것 같다"면서 "내가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마라토너 황영조 선수도 막판이 되면 치고 나가지 않느냐"고 말해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박 의원을 비롯해 김부겸, 이강래, 이종걸 의원 모두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를 통과할 만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합종연횡이 일어나리라는 예측이 매우 강하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종걸 의원을 "언행일치하는 후보"라고 추켜세워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나머지 3명의 후보 중 어느 후보와 가장 생각이 가깝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내 많은 의원들이 좋은 의원들이지만, 말은 그럴 듯한데 행동을 못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종걸 의원은 자기 주장이 강하기는 하지만, 행동에 옮길 때는 중진이면서도 초선 같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여서 존경스럽더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종걸 의원과 손잡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오늘 출마선언을 하면서 세 후보와 모두 통화했다"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지원#민주당#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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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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