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땡볕이 내리쬐는 덕수궁 대한문 앞. 노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비통함을 가슴에 가득 메운 수만의 시민들이 모여든 그곳은 고요하다. 덕수궁을 둘러싸고 있는 돌담길에서 몇 시간째 줄을 서서 분향차례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을 기리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있으리라.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환한 미소로 시민들을 맞이한다. 그렇게 그는 괴로워 하는 이승의 넋을 위해 저승에서도 미소로 시민들을 위로한다.
그들 떠나보내는 마음을 시민들은 국화 한 송이로 대신한다. 화려하지 않은 백색 꽃 한 송이와 분향소 주위를 은은하게 감싸고 있는 향이 마지막으로 줄 수 있는 전부이다. 이것이라도 해야 그를 지켜주지 못한 부끄러운 자신을 위로하고 용서할 수 있는 방법이리라.
노무현 그를 추모한다. 그리고 이제, 그가 더 이상 논쟁의 대상에서 머물러있는 것이 아닌, 편안한 안식처를 향해 정착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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